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한길로 역을 맡은 주원.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한길로 역을 맡은 주원. ⓒ 심엔터테인먼트


데뷔 이후로 7년 차, 그간 임했던 작품마다 승승장구하며 주목을 받고 있지만 특유의 인간미를 잃지 않는 이가 주원이다. 최근 종영한 <7급 공무원>을 통해 그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발랄함을 선사했다.

지난 9일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모닝캄 빌리지(www.morningcalmvillage.com)에서 주원을 만날 수 있었다. 미리 도착해 취재진을 맞이하며 밝게 웃는 모습에 <7급 공무원> 속 캐릭터 한길로가 살짝 엿보였다.

역시나 드라마 속 한길로의 모습이 아직 남아있다고 주원은 전했다. 아직까지 밤에 아무리 늦게 자도 새벽 6시면 눈이 떠진단다. 드라마에서 하던 모바일 게임도 끊지 못하고 있었고, 커피 역시 촬영 당시 때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캐릭터에 푹 빠졌었다는 얘기다. 서원(최강희 분)에게 이죽거리며 시비를 걸다가도 내심 귀여운 행동을 하는 등 길로는 액션도 액션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였던 건 분명했다. 

"확실히 더 밝아진 거 같아요. <1박2일> 팀에서도 <각시탈> 때보다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캐릭터가 확실히 중요한가 봐요. 더 아이 같아진 거 같기도 해요(웃음)."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한길로 역을 맡은 배우 주원.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한길로 역을 맡은 배우 주원. ⓒ 심엔터테인먼트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 그보다 얻은 게 크다"

시청률로 치자면 '안타'는 되겠다. 물론 초반의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지만 배우로서 얻은 게 많은 작품이었다.

"생각보단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극 초반에 잘 나올 때는 참 다행이었고, 이후엔 떨어지면 어쩌나 고민이 크겠구나 생각하기도 했는데 막상 떨어져도 힘이 빠지진 않더라고요. 시청률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었던 건 배우들끼리 너무 행복하게 촬영했고, 호흡이 좋아서였던 거 같아요.

<제빵왕 김탁구> 때도 그랬고 영화 찍을 때도 그랬고 사람도 얻고 연기적 성숙함도 얻었죠. <7급 공무원>을 통해선 자유로움을 얻었어요! 이렇게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느꼈죠. 강희 누나의 영향일지 모르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도 조금 더 성장한 거 같아요."

또한 국정원 직원 역을 소화하면서 주원은 우리나라 국정원이라는 곳의 특수성을 알았고 나아가 연기에 있어서 또 다른 지평을 얻었다. 

"우선 국정원 요원의 아픔과 고뇌는 안내상 선배의 역할이었죠. 함께 찍으면서 저런 요원이 진짜 우리나라에 있다면 든든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는 어떤 요원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요원이 내 주변 가까이에 있나' 상상도 하게 됐어요(웃음).

드라마를 위해 실제 국정원에 들어가서 설명도 듣고 실탄 사격도 했어요. 길로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뭔가 하진 않았죠. 감독님이 오자마자 한 말이 대본도 보지 말고 그냥 놀라고 했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가 나중에 깨달았어요. 길로의 자유분방함과 솔직함은 대본을 연구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더욱 자유롭게 접근하려고 했죠. 국정원은 직업이고 설정일 뿐 사람의 성격까진 바꾸진 않으니까요."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의 한 장면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의 한 장면 ⓒ MBC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 최강희 본받고 싶다"

역할에 자유로움을 언급하던 주원은 이런 생각이 곧 함께 호흡했던 최강희에게 배운 것임을 전했다. 그간 여러 여배우들과 호흡을 해왔던 그는 서슴없이 가장 인상 깊었고 좋았던 배우로 최강희를 꼽기도 했다.

"물론 그 전에 함께했던 여배우 분들도 좋았지만 이번처럼 확 느낀 경우가 없었어요. 신인 땐 일단 너무 정신이 없었고, 뭘 모르는 때잖아요. 이번엔 강희 누나와 붙는 장면이 많았고 함께 호흡한다는 걸 확 느꼈어요. 대사를 딱히 외우지 않아도 누나와 함께 눈을 마주치자마자 대사를 던질 수 있을 정도였죠. 나중엔 스태프들도 놀라고 인정할 만큼 최고 호흡이었어요."

최고의 호흡 이상으로 주원은 최강희에게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많이 배웠다는 사실도 전했다. 주원은 최강희가 지닌 자유로움과 연기적 상상력을 꼭 본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이 차이는 10살. 상당하다면 상당할 수 있는 차이지만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게 된 걸 선배 최강희의 공으로 돌렸다.

"실은 저나 누나나 낯가림이 많은 성격이에요. 첫 촬영부터 서로 머리를 쥐어뜯는 장면이었는데 서로 죄송해 하면서 연기를 맞췄죠. 근데 강희 누나의 성격이 저보다 순수하고 상상력도 순수해서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었어요. 보통 여배우의 이미지와 거리가 먼 거 같아요. 날씨 참 좋다면서 바닥에 편하게 눕고, 졸리면 촬영장에서 얼굴 파묻고 졸기도 했고요. 현장에서 서로의 진실한 모습을 많이 본 거 같아요.

강희 누나가 생각보다 귀여워요. 매력이 크고요. 그래서 상상했던 것보다 화면에서 훨씬 잘 나오더라고요. 대본에 그냥 침대에서 길로에게 안긴다고 돼 있다면 누나가 하니까 더 느낌이 좋은 거예요. 누나가 가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더라고요."

 배우 주원.

배우 주원. ⓒ 심엔터테인먼트


주원은 인터뷰의 상당한 시간을 최강희와의 사연으로 할애했을 정도로 그를 믿고 있었다. 촬영장에서 공도하 역을 맡은 황찬성이 최강희와 함께 붙어있으면 역할이 없더라도 계속 지켜보던 사연도 공개했다. 공개적으로 질투심을 표출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던 셈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파트너에 대한 집착은 있었던 거 같아요. 강희 누나랑 찬성이가 안고 있는 장면을 보는데 가서 일부러 말을 걸곤 했죠. 솔직히 말해요 전. 끌어안고 있는 걸 못 보겠다고. (웃음)

그래서 강희 누나와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웠죠. 종영 다음 날이 <1박2일> 촬영이었는데 다른 사람들 때문도 있지만 강희 누나 때문에라도 못 가겠는 거예요. 물론 못 만나는 건 아니지만 작품을 통해 보는 마지막이어서 그랬나 봐요. <7급 공무원> 배우들끼리 다시 뭉칠 계획도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 만나서 행복했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주원 최강희 7급 공무원 황찬성 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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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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