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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경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환자 곁에 있어야 할 요양보호사를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보름 가까이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병원은 하루 빨리 대화를 통해 33명의 고용대책을 마련하여 환자를 편안하게 돌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경남 진해의 한 요양병원 요양보호사(간병인)들이 '일방적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지역본부는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지역본부는 진해 한 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지역본부는 진해 한 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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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33명 중 31명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파견업체 소속이었는데, 병원측은 지난 11월 30일자로 파견업체와 계약 만료했던 것이다. 병원 측은 이 파견업체와 재계약하지 않았고 사설간병알선업체를 통해 환자 간병 일을 맡겼다.

노조는 "33명 전원을 3교대 방식으로 전환하되, 현재 법으로 병원이 간병비를 직접 수납할 수 없으니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협회가 책임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20명을 3교대 정규직으로 하고, 13명은 알선업체인 협회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등에서 중재를 서겠다고 했지만, 아직 양측은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지난 2일부터 병원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병원은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24시간 간병을 담당하는 13명을 알선업체로부터 소개받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연히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요양보호서비스의 질은 저하되고 안정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환자 역시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의 요양보호사 계약해지는 요양보호사 고용시장의 열악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병원이 주장하는 24시간 근무는 근로기분법상 연장, 야간근로로 인하여 오히려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형태이지만, 병원 측의 계획은 최저임금과 4대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는, 환자와의 사적계약을 맺는 형태로 변법 위장해 경비를 절감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병원은 경영책임을 요양보호사에게 전가하는 것을 중각 중단하고, 요양보호사들이 보람을 가지고 환자의 쾌유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계약해지된 요양보호사 전원을 고용 승계할 것"을 촉구했다.

또 노조는 "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국가인권위에서 요양보호사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권고에 귀 기울여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실태를 면밀하게 조사해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최근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병원 측은 "고용 유지 방안을 제시했는데도, 간병인과 노조는 환자를 담보로 농성을 이어가면서 병원 측 책임으로만 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병원 측은 "인건비 축소는 간병인 고용 승계 형태 조정 결과로 나온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며 "보건복지부 질의 결과 병원이 직접 간병비를 받는 것은 의료법상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아 직접 고영 20명, 간병협회 소속 13명으로 계약하는 안을 냈는데도 전원 고용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은 개원한지 6년이 됐는데, 노조 측은 대다수 요양보호사들이 6년간 함께 일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6년간 일한 간병인은 소수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정규직 안은 병원이 먼저 제시했고 교섭 과정에서 현행 간접고용형태 유지를 제시했고, 병원측은 부족 노동을 간병알선업체 소속으로 채워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노조 측은 "교섭 의지가 있다면 그대로 일하겠다고 했다. 환자를 담보로 농성을 이어가는 게 아니다"면서 "33명 중 6년차 이상은 14명이고, 2년차 이하는 7명이며, 3년차 이상은 26명이다"고 밝혔다.


태그:#간병인,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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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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