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풍수>. 가운데가 이성계(지진희 분).

SBS 대기획 <대풍수>는 36부작 사극으로 현재 18회까지 방송됐다. ⓒ SBS


출연료 미지급으로 한차례 논란이 일었던 드라마 <대풍수> 촬영이 8일 오후 3시경부터 중단됐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은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방영 후 연기자들에게 단 한 번도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빌미가 됐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계속 촬영이 진행된다면 출연료를 떼이는 게 명약관화하다는 판단 하에 명백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촬영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재 드라마에 출연 중인 지성·지진희·송창의·김청 등의 배우들이 한연노 조합원이다.

한연노의 김준모 사무총장은 "<대풍수>는 그동안 한연노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외주제작의 심각한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작품"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연노 측은 "18회가 방영될 때까지 모든 출연진이 단 1회 분량의 출연료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송 후 10일 이내에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는 단체협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대풍수>의 제작사는 <내 딸 꽃님이> <내 인생의 단비>와 예능 프로그램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을 제작한 크레아웍스. 한연노 측은 "크레아웍스 측이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연노와 외주제작사가 방송사의 단체협약에 준하여 작품을 만들겠다는 협정서에 도장을 찍지 않고 버티다 이와 같은 상황까지 몰고 갔다"고 고발했다.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소속 연기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 옆에서 KBS가 2010년 지급보증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KBS촬영거부 투쟁 출정식을 열고 미지급 출연료 지급 등을 촉구하며 KBS본관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소속 연기자들이 지난 11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 옆에서 KBS가 2010년 지급보증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KBS촬영거부 투쟁 출정식을 열고 미지급 출연료 지급 등을 촉구하며 KBS본관으로 행진했다. ⓒ 이정민


한연노에 따르면, 크레아웍스는 <내 딸 꽃님이>를 제작할 당시 조합원들의 조합비를 착복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한연노 안인희 사무국장은 "크레아웍스는 출연진들에게 조합비를 제외하고 지급했으나 현재까지 한연노 측에 조합비를 전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연노 한영수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다"며 "제작사의 적극적인 대책 없이는 촬영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BS <대풍수> 관계자는 "현장에서 SBS, 제작사 크레아웍스, 한연노 등 삼자가 대화 중"이라고 전했다. 당장 12일과 13일 방송에 차질을 빚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한편 한연노는 현재 KBS와도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촬영거부를 선언하며 장기 투쟁 중이다. 한영수 위원장은 "그간 KBS를 상대로 촬영거부 투쟁을 이어왔으나 똑같은 문제가 타 방송사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외주제작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앞으로 외주드라마 출연을 전면 보이코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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