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에서 한국어 더빙 랄프 역을 맡은 개그맨 정준하가 랄프와 같은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에서 한국어 더빙 랄프 역을 맡은 개그맨 정준하가 랄프와 같은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게임 속 악당은 정말 '나쁜 놈'이기만 한 걸까. 추억의 8비트 게임 '다고쳐 펠릭스'에서 건물을 부수는 역할을 맡은 랄프는 30년째 악당 역에 충실해왔지만, 누구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랄프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영웅이 되기 위해 게임을 이탈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는 게임 뒤편의 세상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락 영화이면서도, 편견과 싸운다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가진 작품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바보 이미지로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던 정준하가 랄프 역의 목소리를 맡았다. 랄프처럼 머리를 빨갛게 염색한 정준하가 5일 오후 <주먹왕 랄프> 시사회에 참석했다.

<주먹왕 랄프>, 애니메이션계의 <아저씨>?

정준하는 <주먹왕 랄프>를 "애니메이션판 <아저씨>"라고 소개했다. 극중 랄프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슈가러시'라는 게임에서 위기에 처한 소녀 베넬로피를 위해 영웅으로 변모하는 것을 두고 빗댄 것이다.

랄프의 매력에 대해 정준하는 "30년 동안 악당으로 살아 이제는 영웅이 되고 싶은 친구"라며 "마음도 착하고 덩치만큼 생각은 순수한 캐릭터라, 나하고 맞는 부분이 있어 감정이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십여 년 넘게 바보 캐릭터로 살고 있는 나 역시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다"며 "집에서는 <타임>지도 읽고 그런다. 어눌하게 사는 게 쉽지 않다"고 웃었다.

 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에서 한국어 더빙 랄프 역을 맡은 개그맨 정준하가 질문에 답하며 미소짓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에서 한국어 더빙 랄프 역을 맡은 개그맨 정준하가 질문에 답하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미국 LA의 디즈니 본사에 초청받은 정준하는 애니메이션 작업 과정을 직접 엿보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과자로 만들어진 '슈가러시' 속 세상을 만들기 위해 스태프들은 전 세계의 각종 과자를 가져와 부수며 그 모습을 관찰했다고. 정준하는 "5분도 안 되는 장면을 한 달 동안 만드는 걸 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이 정말 대단한 작업"이라고 감탄했다.

정준하는 마지막 장면을 녹음할 때 랄프에 감정이 동해 스튜디오 안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굳이 코맹맹이 정준하 목소리 들어야 하냐'는 분들도 있고 연예인 더빙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작업을 하면서 정말 행복했다"며 "내가 출연한 영화처럼 자부심도 생겼다. 넓은 마음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준하는 영화를 추천하고픈 사람으로 박명수를 꼽으며 "요즘 <무한도전>에서 음악작업 때문에 많이 메말라계시다"며 "민서(박명수 딸) 손잡고 와서 보시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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