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은 최근에 뮤직비디오의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준 가장 큰 사례인 것 같습니다. 뮤직비디오가 아니었다면, 해외에서도 이렇게 알려질 수가 있었을까요. 독특한 뮤직비디오가 유투브에 오르고 이후 폭발적인 반응이 올라왔습니다. 해외의 많은 네티즌들이 싸이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가이'(노홍철)가 누군지 궁금해 하고 요즘에는 현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서영은, 바비킴, 백지영 등의 뮤직비디오와 다수의 기업광고를 통해 잘 알려진 김보람 감독을 만나 뮤직비디오의 세계에 대해 세세히 들어봤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뉴욕대학교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 최근에는 국방부 프로젝트인 '푸른 소나무'와 '멋진 사나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뮤직비디오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었어요. 10년 전에는 '아시나요'를 비롯해 몇 억 원이 투입된 대작 뮤직비디오가 제작되기도 할 만큼 뮤직비디오에 굉장히 힘을 많이 줬죠. 음원이 나오면 홍보를 위해서 대작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TV에 틀면서 많은 대중들도 음악을 접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음반시장도 많이 죽어 있는 상태였고 또한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음악을 접하기 보다는 다른 많은 매체를 통해서 접할 수 있게 됐죠. 인터넷이 발달됐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제작보다는 다른 홍보비에 돈을 투입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런 침체된 뮤직비디오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싸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뮤직비디오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해외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구나를 알려줬죠. 이제 과거보다는 뮤직비디오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멀끔하게 잘 빼입은 강남 남자 싸이가 어떤 엽기적인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말춤을 춰 보는 내내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강남스타일'을 연출한 조수현 감독님은 굉장히 유명한 분이기도 하지만 이번 뮤직비디오를 굉장히 잘 만들어냈습니다. 가만히 보면 뮤직비디오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놀이터, 주차장, 공터, 엘리베이터, 마구간 등 장소가 10여 군데가 넘게 나옵니다. 그 장소를 미리 가서 일일이 헌팅하고 그러려면 꽤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잘 만든 뮤직비디오는 어떤 뮤직비디오일까. 김보람 감독은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음악이 귀에 쏙쏙 박히는 뮤직비디오가 잘 만든 뮤직비디오라고 정의했다.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 음악이 잘 들어오는 뮤직비디오가 잘 만든 뮤직비디오입니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는데 음악이 하나도 안 들어오고 음악이랑 영상이랑 잘 안 붙고, 스토리도 따로 놀면 잘 못 만든거죠. 제가 생각할 때는 영상을 보고 있을 때, 음악이 잘 어울려 귀에 잘 들어오는 게 좋은 뮤직비디오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