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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비가 오락가락한다. 한바탕 무섭게 쏟아지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해진다. 맑은 햇살이 통통 튀고 있다. 하늘의 심경이 복잡한가 보다. 기분이 좋았다가 이내 나빠지는 모양이다. 그 사이에 비만 고생하고 있었다. 하늘의 심술에도 상관하지 않고 환하게 피어난 꽃이 있었다. 커다란 키에 분홍과 갈색의 색깔을 하고서 피어난 나리꽃이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손짓으로 유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을 즐겨요. 하늘의 심정은 우리가 알 바가 아니잖아요?"

꽃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늘이 기분이 나빠 화풀이를 한다고 하여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다. 하늘이니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쩌란 말인가? 하늘이 하는 일을 말릴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늘의 기분을 돌릴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늘의 마음은 하늘에 맡기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 되는 일이라고 유혹한다. 꽃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독특한 매력
▲ 나리꽃 독특한 매력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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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이 가진 재능이 있는 것처럼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을 끌리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눈빛으로 끄는 사람도 있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향으로 유혹하는 이도 있다. 사람만이 아니다. 개미 같은 곤충에게도 향이 있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그러니 사람은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매력의 원천은 오감이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촉각으로 느끼는 것이 오감이다. 원래는 이 오감이 모두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각의 사용을 과다하게 함으로써 다른 감각은 시각보다 감퇴하였다고 한다. 사람의 후각도 원래는 개처럼 강력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시각에 의지하는 경향이 생겨 후각이나 촉각은 점점 약해졌다는 것이다.

끌림
▲ 유혹 끌림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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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원욕은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다. 행복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람을 끄는 힘을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이 끌림이 당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매력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시각이든, 청각이든, 후각이든 상관이 없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든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리꽃의 유혹을 받으면서 매력과 끌림을 생각하였다. 나의 독특한 끌림은 무엇일까? 나의 독특한 매력은 무엇일까? 젊음이 열정이 넘치던 시절에는 열정이 있어서 얼마든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제는 이순이 되었으니, 열정을 앞세울 수도 없다. 꽃향기처럼 고운 향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나의 매력은 무엇일까? 은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힘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태그:#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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