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시사회에서 김조광수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시사회에서 김조광수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제작자에서 영화 <두결한장>으로 첫 장편 감독 데뷔 신고식을 치룬 김조광수 감독이 '앞으로 이성애자 배우들과만 작업하고 싶다'며 속내를 전했다. 

8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하, 두결한장)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조광수 감독을 비롯해 김동윤·송용진·류현경·정애연 등 주연배우들가 참석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저 빼고 여기 출연한 분들은 모두 이성애자들이다"라며 "앞으로도 저는 이성애자 배우들과만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이유에 대해 김조광수 감독은 "커밍아웃한 배우들이 거의 없다"라며 "이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배우들에게 캐릭터에 대해서 물어볼 텐데, 공식석상에서 (게이가) 아닌 척 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홍석천도 커밍아웃을 했지만 그 이후에 이성애자 역할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그러니 배우들에게 커밍아웃을 강요할 수도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성애자들과 작업을 하면서 좋은 것은 게이 역할, 레즈비언 역할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 이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게이나 레즈비언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돼서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시사회에서 민수 역의 배우 김동윤이 석 역의 배우 송용진의 어깨를 어깨로 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시사회에서 민수 역의 배우 김동윤이 석 역의 배우 송용진의 어깨를 어깨로 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두결한장>은 부모님의 기대에 힘겨워하던 게이 민수와 법적 싱글에겐 힘든 아이 입양을 꿈꾸는 레즈비언 효진이 현실에 타협하기 위해 위장결혼을 감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초반에는 발랄하고 경쾌한 터치로 그려냈지만 극 중후반부터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직면한 게이 커플들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담겨져 있다.

김조광수 감독은 "저도 커밍아웃을 하고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체적으로 밝고 명랑하게 살고 있다"라며 "하지만 때때로 실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처음부터 우울하지 않고 밝게 만들고 싶었지만 동성애자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사실 그렇게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라며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이 있다"고 현실에서 체감하고 있는 부분을 반영했음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김조광수 감독은 "'우리가 이성애자들이랑 똑같아'를 말하고자 하는 영화가 아니다"라며 "이성애자들과 동성애자들은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고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지만, '다르면 어때?'라는 그 지점을 함께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화 <두결한장>은 오는 6월 21일 개봉한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시사회에서 서영 역의 배우 정애연, 효진 역의 배우 류현경, 김조광수 감독, 민수 역의 배우 김동윤, 석 역의 배우 송용진이 두결한장을 의미하는 손가락을 만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시사회에서 서영 역의 배우 정애연, 효진 역의 배우 류현경, 김조광수 감독, 민수 역의 배우 김동윤, 석 역의 배우 송용진이 두결한장을 의미하는 손가락을 만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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