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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 길. 중국 최대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남부 민펑을 시작으로 약 560km 사막을 가로지르는 사막공로를 무사히 지나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긴다.

마을 한쪽에서 발견한 탁구대. 일행들과 함께 우리만의 미니 탁구 시합을 열어 최종 승자를 가리고 시합 전 승자를 위해 합의(내기)로 준비된 야식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룬타이 중심으로 향한다.

타클라마칸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 시내에서 열리는 먹자촌
 타클라마칸 사막 북부 오아시스 마을 룬타이 시내에서 열리는 먹자촌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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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포장마차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제법 규모가 되어 보이는 룬타이 먹자촌. 대형 상점 앞 공터에 테이블과 의자를 갖다 놓은 것이 전부지만 맥주는 물론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어 하루의 피곤함을 풀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하다.

[배낭돌이 중국 여행 팁] 중국에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맥주를 생산하는데 그 지역의 기후와 특성, 음식 등에 맞게 만들어져 있어 해당 지역에서 마시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중국 여행 시 아무리 좋아하는 맥주가 있어도 반드시 지역 맥주를 마셔보길 추천한다.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wusu맥주.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wusu맥주.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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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주문하기 전에 주문한 'WUSU' 생맥주. 워낙에 나라가 큰 중국이기에 각 도시를 대표하는 혹은 가장 인기 있는 맥주가 하나씩은 있는데, 신장 지역은 여러 맥주 중 신장자치구 우쑤시에서 만드는 WUSU 맥주가 가장 인기가 좋다.

생산지가 그렇게 멀지 않아 병맥주는 물론 플라스틱 통에 생맥주를 담아 팔고 있는 WUSU. 한국 맥주와 비교하면 약간 심심한 맛이지만 느끼한 중국 음식과 담백한 위구르 음식 그리고 더운 이곳 날씨에 무척 잘 어울리는 맥주이다.

실크로드 두 바퀴 여정동안 자전거 뒷에 한국인임을 알리는 태극기를 꼽고 다녔다.
 실크로드 두 바퀴 여정동안 자전거 뒷에 한국인임을 알리는 태극기를 꼽고 다녔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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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시작으로 양꼬치, 거기에 각종 꼬치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카슈가르에 도착한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길지 않은 휴식에도 몸이 근질근질한 상황. 결국 하루를 앞당겨 출발하기로 하고 다음 날 아침 서둘러 짐을 챙겨 실크로드 여정을 이어나간다.

자전거 뒤에 달린 태극기가 아니면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릴 수 없을 정도로 이미 현지인이 되어 버린 필자(배낭돌이)와 일행. 처음 출발할 때와는 달리 겉모습보다는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짐을 고정하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배낭돌이 자전거 여행 팁] 장기 자전거 여행 시 우천, 도난 등 여러 부분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장비는 되도록 좋은 것보다는 튼튼하고 활용성이 좋은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해도 활용성이나 사용하는데 불편하다면 차라리 안 가져 가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자연, 하지만 두려워...

쿠얼러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길게 뻗은 산맥을 지나야 한다.
 쿠얼러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길게 뻗은 산맥을 지나야 한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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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타이를 벗어나 다음 목적지 쿠얼러(Korla, 庫爾勒(고이륵), 库尔勒)로 가는 길. 사막 모래는 거의 사라졌지만, 앞으로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유는 최종 목적지 우루무치와 타클라마칸 사막 북부를 경계에 길게 뻗어 있는 거대한 산맥. 이곳 신장지역과 키르키스탄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텐산산맥의 줄기로 높이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중앙아시아에서 뜨거운 사막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그 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아름다운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며 손짓하는 막내 경민이.
 아름다운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며 손짓하는 막내 경민이.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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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멋지다. 형, 저 산맥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주세요."

이번 여행 최종 목적지 우루무치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거대한 장애물. 산맥의 옆(평행)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에 자전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은 필자(배낭돌이)는 놀라 앞으로의 일정이 걱정되는데, 가진 거라고는 체력과 자신감밖에 없다고 말하던 막내 경민이는 사막이 아닌 아름다운 산을 보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며 즐거워한다.

걱정이 앞선 형의 마음도 몰라주고 연신 사진을 찍어달라며 자세를 취하는 막내. 처음에는 녀석의 행동이 어이없었지만, 이내 긍정의 힘에 이끌려 앞으로의 걱정은 잠시 미루고 아름다운 산맥을 배경 삼아 또 하나의 추억을 사진으로 담는다.

싫지 않은 위구르인들의 상술

이방인에게 과일을 건네는 상인.
 이방인에게 과일을 건네는 상인.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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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강한 바람으로 좀처럼 앞으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 나는 덥지만 페달을 밟은 만큼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사막이 오히려 좋은 환경이었다며 나에게 돌진하는 바람에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려본다.

바람으로 체력소모가 심해 평소보다 더 많은 물과 비상식량을 먹은 필자(배낭돌이). 뭐라도 좋으니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에 간절히 염원하는데 마침 도로 한쪽에 서 있던 현지인이 거북이걸음보다 느리게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에게 하미과를 먹고 가라며 손짓 한다.

강요하기보다는 친절을 베풀며 제품을 설명해주는 위구르상인.
 강요하기보다는 친절을 베풀며 제품을 설명해주는 위구르상인.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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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과 수분으로 가득한 이 지역의 대표 과일 하미과. 물과 비상식량으로 준비한 견과류만을 먹으며 이곳까지 온 필자(배낭돌이)에게 있어 현지인이 건넨 하미과는 그야말로 최고의 음식이 아닐 수 없다.

몇 번의 고마움을 전달하고 건네준 하미과를 입안 가득 넣고 맛을 음미하는데, 한쪽에서 박을 들고 나타난 아저씨가 박을 보여주며 영업을 시작한다.

"이런 거 본 적 있어? 여기서 본 것도 인연이니 설명해줄게."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과일을 권하고 나를 붙잡은 터라 조금은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상황. 비록 과일을 사진 않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제품을 권하는 아저씨의 모습에 옆에서 구경 중인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한 마디 거들어준다.

"괜찮아. 내가 사는 한국에도 많아. 제품은 좋네."

어떤 의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살 의사가 없는 필자(배낭돌이)에게 하미과는 물론 친절을 베푼 위구르 아저씨. 혹 상술로 나를 붙잡았다 해도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기분이 나쁘지 않다.

거리 한쪽에서 지역 특산품을 파는 상점.
 거리 한쪽에서 지역 특산품을 파는 상점.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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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을 파는 아저씨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휴식공간. 비록 천막을 치고 장사하고 있지만, 과일은 물론 시원한 물과 음료, 거기에 뜨거운 태양열과 차가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 지역의 특산품 말린 살구.
 이 지역의 특산품 말린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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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늘에 자리를 잡고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숨을 고르고 무엇을 파는지 살피는데 호두는 물론 말린 살구를 한가득 팔고 있다. 상인에게 물어보니 신장지역은 말린 과일로 유명한데, 여러 과일 중 살구는 이 지역 살구가 최고라 자랑한다.

아쉽게도 목이 메인 터라 최고라 자랑하는 말린 살구를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파는 제품을 강요하기보다는 자세히 설명해주는 상인 덕에 몰랐던 정보도 알게 되었다.

자전거 여행자에게 시원한 음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다.
 자전거 여행자에게 시원한 음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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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물건을 팔고자 하는 일부 상인과는 달리 미소로 친절을 먼저 베푸는 위구르 사람들. 만나는 위구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곳에서 만난 위구르 사람들은 대부분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들이 하는 행위만큼은 친절한 상술이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2011년 7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다녀온 여행입니다.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전거여행, #여행, #실크로드, #위구르, #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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