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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속상합니다. 4월 11일 '정당투표'에 대한 지역 언론의 시각이 "실현성 없는 공약", "투표용지가 길어 수작업으로 개표하는 촌극"에 머물고 있습니다. 2002년 6월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래 2004년과 2008년 17~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르기까지 '정당투표'를 바라보는 대구경북 지역언론의 시각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는 유권자에게 두 번의 선택기회를 줍니다. 투표장에 들어가면 2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되는데요, 지역구 후보 및 정당에 각각 한 표씩 행사하게 됩니다. 정당에 투표를 한다는 점은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만 보고 선택했던 기존의 관행을 깨고, 정당의 정책도 유권자가 평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를 통해 각 정당간 건강한 정책대결도 기대할 수 있다는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을 통해 '정당투표제'가 도입된 과정과 의미를 찾아봤더니 지역언론이 항상 주장하고 있는 '1당 독재, 싹쓸이는 안 된다', '정당 간 경쟁을 통해 상생' 등의 화두가 이 제도에 모두 담겨져 있었습니다.

<옥천신문> 2012년 4월 6일자 4면
▲ <옥천신문> 2012년 4월 6일자 4면 <옥천신문> 2012년 4월 6일자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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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투표제는 '승자독식' 즉 '1등만 인정받는 더러운(?) 세상'과 '3김으로 대변되던 지역분할구도' 등 과거 한국정치의 폐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여성·노동 등 사회의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는 이념정당과 소수당의 원내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도 만들게 되는데요.

한국에서는 단순다수득표제, 즉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어 지역정당 출신의 1등을 제외한 다른 후보 지지표는 모두 사표(死票)가 되고, 각 정당의 전국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이 심하게 불균형을 이루어왔다. 2000년 7월 민주노동당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고, 2001년 7월 19일 헌법재판소는 비례대표 의석배분의 근거인 '1인1표제'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02년 3월 7일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유권자가 후보자 개인에게만 투표하던 것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도 따로 투표할 수 있도록 '1인 2표 정당명부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2002년 6월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1인 2표)가 도입된 이래 2004년과 2008년 치러진 제17~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시행되었다. -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결국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한 지지율을 근거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석을 배분하도록 제도가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유효 정당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하였거나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에게 해당되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정당투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지역언론, 정당투표제 의미 '왜곡'

거대 정당의 관점에서 본다면 제1당이 되는 데 주요한 의석수가 확보하는 방법일 테고, 소수정당의 입장에서는 원내 진출을 통해 정당의 이념과 정책에 맞는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유권자의 입장을 덧붙인다면 지역구 후보 중 맘에 드는 인물이 없지만 정당 정책에 한 표를 던질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해준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1당 독재, 특정 정당 싹쓸이 = 대구경북 경쟁력 꼴찌'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지역언론 및 유권자에게 '정당투표'는 꽤나 주요한 의미가 있는 제도입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경우 특정정당에 쏠림 현상이 심하겠지만, 정당을 선택한 유권자의 표심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2008년에서 2012년에 이르기까지 '정당투표'를 보도하는 지역언론의 시각은 '정당 난립', '투표용지가 길다', '비례대표에 지역 출신 몇 명?'에만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매일신문> 2012년 4월 5일자 4면
▲ <매일신문> 2012년 4월 5일자 4면 <매일신문> 2012년 4월 5일자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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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의 경우 '탈핵, 탈토건'을 주요정책으로 한 녹색당, 청년의 문제는 청년이 해결하겠다는 '청년당'이 진보적 색채를 띈 언론들에 주목받고 있지만, 지역언론은 이들을 보도하는 것에도 인색합니다.

 <영남일보> 2012년 4월 7일자 4면
▲ <영남일보> 2012년 4월 7일자 4면 <영남일보> 2012년 4월 7일자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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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은 4월 5일 <3% 넘으면 비례의석…군소정당 득표 총력전> 기사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황당한 공약"들 운운하며 기독자유당, 국민행복당, 불교정도화합통일연합당과 함께 녹색당을 배치해버렸고, <영남일보>의 경우 4월 7일 <이름도 생소한 '군소 정당' 국회 입성할까> 기사에서 "군소정당이 넘쳐나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도 31.2cm, 최악의 경우 수작업으로 개표하는 촌극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책과 제도의 변화가 갖는 의미는 뒤로 한 채 사소한 문제 '소수정당 난립', '투표용지가 길어 수작업 개표 촌극' 정도에만 집착, 유권자의 '투표 욕구'를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옥천신문>, 정당간 정책 비교 돋보이네

반면 최근 충북지역 주간신문인 옥천신문은 정당투표제의 의미,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각 정당의 정책 비교, 몇몇 정당에 대한 소개글을 전체 지면에 구성해두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작성한 <옥천신문> 정창영 기자는 "정당 투표는 국정 운영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며 "단적으로 FTA를 지지하는 보수 정당과 반대하는 진보 정당 중 어느 쪽이 국정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는가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교, 통상, 농업 정책은 물론 국정 철학 자체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책자료를 제출한 정당은 17개 정당이다. 지면의 제약상 주요 정당과 의미있는 소수 정당의 정책을 간추려 소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당투표 도입, 한국 정치 변화무쌍

<경향신문>에서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역대 선거에서 비례대표는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통로였다"고 합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13%를 얻어 비례대표로만 8석을 획득했고, 반면 자유민주연합은 2.8%만을 얻어 비례대표 1번후보였던 김종필 총재마저 낙선했다는 거죠. 하지만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5.7%만을 얻어 3석을 건졌고 진보신당은 2.9%를 획득해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에서 낙천한 친박계 후보들이 친박연대로 출마해 비례대표로만 8석(13.2%)를 얻기도 했습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22명, 통합민주당(현 민주통합당) 15명, 친박연대 8명, 자유선진당 4명, 민주노동당 3명, 창조한국당 2명이 비례대표로 당선되었으며 진보신당은 당선 기준 3%에 못미치는 2.94%를 득표해 당선자를 못내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된 것인데요.

<경향신문> 2012년 4월 9일자 4면
▲ <경향신문> 2012년 4월 9일자 4면 <경향신문> 2012년 4월 9일자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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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총선 때 밤 늦게까지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정당투표'의 위력을 몸소 느끼며 3김 정치의 청산을 기뻐했던,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를 보면서 '박근혜 현상'이 무엇인지를 폭넓게 토론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유권자들은 그렇게 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요, 지역신문의 관심은 이 지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정당득표율로 배정되는 비례대표 의석은 300개 의석 중 54석입니다. 정당 득표율은 누가 제1당이 되느냐라는 것과 함께 지역구 당선이 쉽지 않은 소수정당, 특히 자신들의 정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몇몇 의미 있는 정당의 원내 진출에 주요한 계기가 됩니다.

지역언론이 이 문제에 관심없다면, 유권자가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였으면 합니다. 지역언론이 '정당투표는 별거 아냐'라고 할때, 유권자가 정당투표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정당을 요구한다'라는 민심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역언론이 '원내 제1당이 누구냐?'에만 목매고 있을때, 유권자는 '우리는 이런 정당을 원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줬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 평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l.org)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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