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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6월경 '조선여자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끌려온 광주전남 지역 어린 소녀들이 나고야 아츠타 신궁 참배에 나선 모습.
 1944년 6월경 '조선여자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끌려온 광주전남 지역 어린 소녀들이 나고야 아츠타 신궁 참배에 나선 모습.
ⓒ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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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들이 전국의 19대 총선 후보들을 상대로 실시한 정책설문에 대해 새누리당 후보 78%가 회답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일제피해자공제조합'과 함께 지난달 30일부터 비례대표 후보를 제외한 전국의 19대 총선 후보들을 상대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한 19대 국회 정책과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9일까지 회답을 보내온 후보는 총 233명으로, 각 당별로는 ▲ 새누리당 51명 ▲ 민주통합당 111명 ▲ 통합진보당 36명 ▲ 진보신당 18명 ▲ 자유선진당 3명 ▲ 정통민주당 2명 ▲ 친박연대 1명 ▲ 국민행복당 1명 ▲ 무소속 11명 등이다.

상대적으로 소수 정당 후보들이 정책 설문 응답에 적극적인 반면, 이번 19대 총선에 제1당을 노리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후보들의 설문 응답률은 저조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78%가 답변에 응하지 않았다.

설문을 응답한 현황을 보면, 진보신당의 경우 전국 지역구 23명의 후보 중 18명이 응답을 보내와 78%로 가장 적극적이었고, 이어 통합진보당은 53명 중 36명으로 68%, 민주통합당은 210명 후보 중 111명이 회답해 53%의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의 경우 전국 지역구 출마 후보 230명 중 22%인 51명만이 회신을 보내와 대조를 이뤘다.

"일제 피해자들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

특히 새누리당 서울지역 46명의 후보 중 6명만 회답(12.5%)해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냈으며, 인천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12명 후보 중 단 한 명도 회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설문조사에 앞서 각 중앙당에 19대 총선 후보 연락처를 의뢰해, 각 정당으로부터 제공받은 후보 연락처 등을 통해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설문조사에 협조해줄 것을 거듭 요청한 바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김희용 대표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일제 피해자들을 생각할 때, 찬반을 떠나 설문조차 응하지 않은 것은 새누리당 후보들이 일제 피해자들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7년째 되는 해로, 이미 피해자들의 연령이 80~90대에 이르러 한계수명에 달해 19대 국회는 일제 식민지가 남긴 유산과 상처를 치유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총선 직후, 아직 회답을 보내오지 않는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19대 국회 정책 과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해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국언 기자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국장입니다.



태그:#일제 강제동원, #근로정신대, #19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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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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