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14주년 기념 콘서트 '더 리턴(2012 SHINHWA GRAND TOUR IN SEOUL-THE RETURN)이 3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신화의 14주년 기념 콘서트 '더 리턴(2012 SHINHWA GRAND TOUR IN SEOUL-THE RETURN)이 3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 신화컴퍼니


올림픽공원의 채도가 높아졌다. 온통 주황색이다. 아이돌 범람의 시기가 도래해 더 이상 쓸 수 있는 팬클럽 풍선 색깔이 없어진다 해도, 웬만해선 범접할 수 없다는 신화만의 상징색이 물결을 이뤘다. 14년 전 3월 24일, 신화의 첫 방송을 응원하던 10명 미만의 팬 '신화창조'들은 이제 체조경기장의 2만석을 가득 메우고도 남는다.

2012년 3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열린 신화의 14주년 콘서트 '더 리턴(The Return)'은 오랜 지기와 나눈 밀린 이야기 같았다. 할 말은 많고, 격의 없지만, 의리는 있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무대, 이제는 미래

 콘서트의 두 번째 날인 25일, 신화 멤버들은 백조를 상징하는 흰색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해 2집 타이틀곡 'T.O.P'를 열창했다.

콘서트의 두 번째 날인 25일, 신화 멤버들은 백조를 상징하는 흰색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해 2집 타이틀곡 'T.O.P'를 열창했다. ⓒ 신화컴퍼니


1집 해결사부터 10집 비너스까지, 선곡의 폭은 넓었다. '칼군무' 대신 스탠딩 마이크 앞에서 부른 '해결사' 록버전과 이제는 희귀 아이템이 된 신혜성의 '으쌰으쌰' 선풍각, 언제 봐도 명불허전인 '브랜드뉴' 무대는 콘서트라서 받을 수 있는 선물이었다. 이날 부른 37곡은 14년 동안 신화가 깨어지지 않고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러닝머신 위를 3시간 뛴 것과 맞먹는 체력소모에도 멤버들은 팬들의 우려와 달리 '왕(王)'자 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스탠딩석 바로 앞의 본무대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것은 물론, 후반부에는 공연장의 가장 뒤에 놓인 무대 밑에서 깜짝 등장해 거리가 먼 팬들까지 챙겼다.

이 자리에서 이민우는 "우리도 열심히 해서 1위도 하는 멋진 팀 한번 되어보자고 했었다"며 회상했다. 이어 신혜성은 "너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며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하지만 김동완은 "난 개인적으로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해 감동 드라마를 희극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진지함과 장난기를 넘나드는 것이 신화 스타일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새로 발매한 10집 앨범 <더 리턴(The Return)>의 수록곡 '온 더 로드(On The Load)' '비너스(Venus)' '허츠(Hurts)' 등의 무대를 공개하기도 했다. 신화의 10집 한정판 3만장은 23일 발매와 함께 완판됐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새로 발매한 10집 앨범 <더 리턴(The Return)>의 수록곡 '온 더 로드(On The Load)' '비너스(Venus)' '허츠(Hurts)' 등의 무대를 공개하기도 했다. 신화의 10집 한정판 3만장은 23일 발매와 함께 완판됐다. ⓒ 신화컴퍼니


그래서 신화의 콘서트를 총망라할 수 있는 표현은 공연 초반 신혜성이 정의한대로 '엉망진창'이다. 안무를 하다가도 다른 멤버와 몸이 닿으면 격하게 포옹을 하고, 무대 한가운데 6명이 누워 있는가 하면, 한 멤버가 진지한 멘트를 할 때 딴 짓을 하는 건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실없이 던지는 것처럼 보이는 농담조차 그 멤버의 특성을 안다면 깨알 같은 웃음거리가 된다.

이 형식 없는 무대가 격의 없는 무대로 미화될 수 있는 이유는 14년 동안 신화가 쌓아온 관록과 여유 덕분이다. 특히 오랜 팬들과 공유해 온 추억은 여느 아이돌 그룹이 단기간에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무대와 객석을 견고하게 빚어내는 가장 큰 무기다. 콘서트를 관람한 2PM·동방신기·소녀시대·틴탑·스텔라 등 후배 그룹의 멤버들이 신화에게서 자신들의 미래를 발견했을지 자못 궁금하다.

 4년 만에 컴백한 신화는 서울 공연을 마무리한 뒤, 중국·대만·일본·싱가포르·태국에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4년 만에 컴백한 신화는 서울 공연을 마무리한 뒤, 중국·대만·일본·싱가포르·태국에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 신화컴퍼니


어제 콘서트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미래다. 아직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은 10집 타이틀곡 '비너스' 무대는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과연 이 일렉트로닉곡에 안무를 붙일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을 기우로 만들 정도로, '비너스'는 퍼포먼스까지가 '완성형'이다. 멤버들이 자신감을 드러낸 것처럼 감히 '브랜드뉴' 때의 감흥을 기대해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화의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건강과 체력이다. 어제(25일) 콘서트 막바지에 신혜성이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무대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데뷔 초부터 몸 사리지 않는 열성이 신화의 강점이기는 하나, 멤버들의 바람대로 오랫동안 신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장 신경 써야 할 문제다. 물론 팬들의 바람은 말할 것 없다. 신화 생각, 신화창조 생각 똑같으니까. 신화산. 

신화 신화콘서트 더리턴 비너스 신화창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