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훈남' 이승기와 '시청률의 여왕' 하지원의 시너지 효과는 드라마 방영 전부터 대단했다.

8일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섰을 때만 해도 기자는 '여유만만'이었다.

생각했던 것만큼 강남 길이 막히지 않아 예상보다 15여분을 더 벌어 오후 12시 45분 경 호텔에 도착했기 때문이다(제작발표회의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다). 이 정도면 앞자리를 맡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한 기자의 입가에서 여유만만한 웃음이 지워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 제작발표회에 모인 많은 취재진.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 제작발표회에 모인 많은 취재진. ⓒ 최민호



<더킹 투 하츠>에 대한 관심, 그 세 가지 이유

발표회장 입구에 마련된 입장 순서 리스트에 53번째로 이름을 올린 기자는 "12시 갓 넘어 와서 겨우 11번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는 주변 기자들의 무용담(?)을 듣고서야 새삼 <더킹 투 하츠>에 쏠린 언론의 관심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렇듯 <더킹 투 하츠>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에는 일단 소재부터 예사롭지 않음이 한몫 했다. 입헌군주제가 유지되고 있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이라는 배경, 그리고 그 남한의 왕자와 북한의 여군 장교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지금까지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이들이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했던 이재규 PD와 <오버 더 레인보우> <베토벤 바이러스>의 극본을 담당했던 홍진아 작가라는 점은 <더킹 투 하츠>에 대한 기대감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한류스타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승기와 2011년 <시크릿 가든>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하지원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베일에 감춰져 있던 <더킹 투 하츠>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제작발표회장에 취재진이 구름떼처럼 몰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서 '김항아' 역을 맡은 하지원.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서 '김항아' 역을 맡은 하지원. ⓒ 최민호



하지원 "실제 나는 극중 캐릭터보다 여성스럽다"

예상대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승기, 하지원, 윤제문 등 배우들과 이재규 PD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 (하지원에게) <다모>의 채홍,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등 전작에서 대개 액션이 많은 여전사형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북한 특수부대 장교로 나오는데, 무엇 때문에 이번 작품을 하기로 결정했으며 계속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되는 것에 부담은 없는지 궁금하다.
하지원 "<시크릿 가든>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연을 결정했다. 조금 빠른 결정이긴 했지만 시나리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판타지적인 내용인데 왠지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극중 김항아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굉장히 매력 있고, 큰 힘을 가진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

-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단순히 강하고 세기만 한 게 아니라, 부드럽고 애교 섞인 측면도 종종 보여 졌다. 본인은 김항아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잡아갔는가?
하지원 "북한 사투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북한에선 군생활을 10년이나 해야 한다고 한다. 김항이란 인물은 그런 혹독한 북한에서도 상위 1% 안에 드는 특수부대 장교이다. 한마디로 범상치 않은 대단한 인물인데, 그럼 '보통사람, 보통 군인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치적인 면모를 보여야 할 때는 강하게, 반대로 일상적인 면을 보여야 할 때는 최대한 힘을 빼고 부드럽게 연기해 캐릭터를 잡아갔다. 그리고 사실 북한 사투리가 되게 말랑말랑하다.(웃음)"

- 강한 역할을 많이 하는데, 특별히 강한 역할들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하지원 "나는 극중 캐릭터들보다는 훨씬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것 같다(웃음). 그래서 그런지 그런 센 역할을 연기하다 보면 대리만족 같은 걸 느낀다. 몸은 좀 고되더라도 작품 속에서 에너지를 쏟을 때 뭔가 살아있는 느낌도 나고 좋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나 영화가 끝나고 다시 진짜 나로 돌아오면 좀 심심해진다."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서 '이재하' 역을 맡은 이승기.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서 '이재하' 역을 맡은 이승기. ⓒ 최민호



이승기 "예능 하차, 드라마 때문은 아니다"

하지원에게 주로 작품 내적인, 선택 배경과 캐릭터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 반면, 이승기에게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그의 수식어에 걸맞게 작품 외적인 질문이 많았다.

특히 최근 그가 수년간 진행해온 인기 예능프로 <해피선데이> '1박 2일'과 <강심장>에서 하차한 일이 드라마 출연 및 일본진출과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많은 기자들이 궁금해했다. 이에 이승기는 드라마 출연을 위해 예능에서 하차한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공교롭게도 몸담았던 예능프로에서 모두 하차하게 됐지만 드라마 때문은 아니었다. '1박 2일'은 그 전부터 종영이 예고됐었고, <강심장>의 경우 강호동 형님이 하차하신 순간부터 나 혼자 진행하긴 무리라고 판단했다. 아직은 배울 게 많고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나까지 그만둬 버리면 제작진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게 돼서, 그동안은 계속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미 싱글앨범을 내고 가수로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는 상관없는 부분이다."

- (이승기에게) '1박 2일'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엄태웅과는 이번에 동시간대 경쟁하는 라이벌이 됐다(엄태웅은 KBS 새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에 캐스팅됐다). 이에 대해 서로 연락은 하는지, 또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이승기 "라이벌, 경쟁자란 느낌보단 같이 간다는 생각이 강하다. 아무래도 1년 넘게 동고동락해왔던 사이니까. 그리고 배우로서 난 아직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다. <더킹 투 하츠>에서도 하지원, 윤제문, 이순재 등등, 대단하신 선배 연기자분들과 같이 호흡하며 배우는 게 정말 많다. 그런 내가 태웅이 형 같은 배우와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 예능프로를 모두 접고 드라마에만 올인하게 됐는데, 생활에 있어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이승기 "덜 피곤해하는 게 가장 큰 변화다. 그동안 드라마와 예능을 병행해왔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는 열심히만 하면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둘 다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집중력에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이승기는 인터뷰 내내 "부족하다", "모자라다", "배우고 있다"는 말을 입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그래서 물었다. <더킹 투 하츠>를 촬영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지에 대해. 그러자 이승기는 "성장하고 있다"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더킹 투 하츠>라는 작품을 통해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배우고 느낀다. 작품에 임하는 자세도 더 진지해졌고, 사람들이 왜 연기는 평생해야 한다고 말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래서 현장에 더 일찍 나가서 다른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 특히 윤제문 선배님의 연기는 볼 때마다 놀란다. 그런 선배님들이 많은 걸 가르쳐주셔서 설레고, 재밌고, 그렇다."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의 두 주연배우.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의 두 주연배우. ⓒ 최민호



하지원 "이승기, 나이보다 성숙하다"

인터뷰 시간은 제한돼 있고 물어볼 건 많으니, 많은 기자들이 이승기와 하지원 둘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기자들은 이승기가 흘리듯 말한 '키스신'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 (이승기, 하지원에게) 재미있는 질문이니 재미있게 답해줬으면 좋겠다. 방금 전 키스신을 찍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해 달라.
이승기 "어떻게 하면 재밌게 얘기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웃음). 음, 키스신은 아니었고,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 신이었는데, 아, 이게 좀 더 야릇할 수도 있겠다(웃음). 암튼 그 장면을 촬영할 때가 둘이 별로 친하지 않을 때여서 솔직히 걱정을 좀 했었다. 그런데 누나가 친절하게 잘해줘서 편하게 촬영했다."

하지원 "승기씨가 대범하더라(웃음). 나이도 내가 많고, 작품에서 키스신을 찍어도 내가 더 많이 찍었을 텐데, 나보다 부끄러움도 덜한 것 같고, 대범하게 리드했다. 촬영 전에는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승기씨가 잘해줘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승기씨를 알게 돼 가면서 느끼는 건데, 비단 이 부분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승기씨가 나이에 비해 많이 성숙하다."

- 두 사람 모두 데뷔 후 쉼 없이 달려왔다. 지칠 법도 한데 재충전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이승기 "지원 누나는 운동을 한다. 여성스럽게 유산소 운동을(웃음). 나 역시 운동을 한다. 이 일을 계속 하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TV 예능프로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재충전을 하는 편이다."

하지원 "쉴 때는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거나 공연을 보러 다니는 편이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조금 시간이 많다 싶으면 스쿠버다이빙을 한다. 바다 속에 들어가 바닷길에 누워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또다른 판타지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요즘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다. 추천해드리고 싶다."

두 배우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대답을 듣고 있다 보니 <더킹 투 하츠>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인터뷰 전보다 더욱 커졌다.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와 시청률의 여왕 하지원의 호흡은 과연 본 무대에서 어떤 파괴력을 발휘할 것인가? 3월 21일 수요일, 오후 9시 55분 그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의 제작발표회에 참가한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윤제문, 하지원, 이승기, 이윤지, 조정석.

MBC 새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의 제작발표회에 참가한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윤제문, 하지원, 이승기, 이윤지, 조정석. ⓒ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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