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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떠난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낯선 이방인을 경계의 눈으로 바라본다. 재개발지구를 산책하는 사이 두 번이나 마주쳤다. 아마도 그가 나를 경계하며 뒤쫓은듯하다.
▲ 재개발지구 사람들이 떠난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낯선 이방인을 경계의 눈으로 바라본다. 재개발지구를 산책하는 사이 두 번이나 마주쳤다. 아마도 그가 나를 경계하며 뒤쫓은듯하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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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떠난 곳에선 열매가 익어도 따먹을 이가 없다. 사람들이 살 적에는 붉게 익기 전에 사라졌을 터인데, 이젠 익어도 따갈사람이 없다.
▲ 고추 사람이 떠난 곳에선 열매가 익어도 따먹을 이가 없다. 사람들이 살 적에는 붉게 익기 전에 사라졌을 터인데, 이젠 익어도 따갈사람이 없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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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의 바람이 다 빠져 버린 것으로 보아 버려진 자전거다. 조그만 손보면 쓸만한데 그냥 버리는 것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도 많다. 재개발지구역시,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돌아봐야 한다.
▲ 자전거 타이어의 바람이 다 빠져 버린 것으로 보아 버려진 자전거다. 조그만 손보면 쓸만한데 그냥 버리는 것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도 많다. 재개발지구역시,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돌아봐야 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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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날씨가 싸늘하니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하다. 식당앞 오토바이 한 대, 그도 곧 주문을 받으면 배달을 나갈 것이다.
▲ 도로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날씨가 싸늘하니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하다. 식당앞 오토바이 한 대, 그도 곧 주문을 받으면 배달을 나갈 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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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심에서 자주 보이는 폐지를 줍는 리어카, 그들을 보는 것이 익숙해 졌다는 것은 빈곤층의 삶이나 노년의 삶이 얼마나 편만한지의 증거가 되는 것이다.
▲ 리어카 요즘 도심에서 자주 보이는 폐지를 줍는 리어카, 그들을 보는 것이 익숙해 졌다는 것은 빈곤층의 삶이나 노년의 삶이 얼마나 편만한지의 증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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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의 쇼윈도우와 거리의 풍경, 나에겐 이질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다. 저렇게 말쑥한 상점에 들어갈 수 있는 서민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일방통행로로 가게앞 바닥엔 '진입금지'라는 글씨가 있다. 서민들은 진입금지?
▲ 반영 상점의 쇼윈도우와 거리의 풍경, 나에겐 이질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다. 저렇게 말쑥한 상점에 들어갈 수 있는 서민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일방통행로로 가게앞 바닥엔 '진입금지'라는 글씨가 있다. 서민들은 진입금지?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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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은 일방통행이라도 사람은 쌍방통행이다. 출입금지라도 사람은 출입할 수 있다. 이렇게 자동차에게 하는 말들이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일방통행 차량은 일방통행이라도 사람은 쌍방통행이다. 출입금지라도 사람은 출입할 수 있다. 이렇게 자동차에게 하는 말들이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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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사가시는 것인지, 배달을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물건을 사가시는 것으로 보자. 괜시리 슬프게만 볼 일도 아니지 않는가? 아니, 배달이면 또 어떤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느 것이지.
▲ 자전거와 할아버지 물건을 사가시는 것인지, 배달을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물건을 사가시는 것으로 보자. 괜시리 슬프게만 볼 일도 아니지 않는가? 아니, 배달이면 또 어떤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느 것이지.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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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중에서 책은 중고서점에 골라서 내어놓는다. 하루종일 걸어다니며 땀흘렸을 수고가 기쁨이 되면 좋겠다.
▲ 거리 폐지 중에서 책은 중고서점에 골라서 내어놓는다. 하루종일 걸어다니며 땀흘렸을 수고가 기쁨이 되면 좋겠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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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여진 배추, 곧 양념과 버무러져 김장김치가 될 것이다. 아무려면,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맛난 세상되면 좋겠다.
▲ 절임배추 절여진 배추, 곧 양념과 버무러져 김장김치가 될 것이다. 아무려면,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맛난 세상되면 좋겠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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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떠난 동네는 쓸쓸했다.

골목길을 걷는 사이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미행하며 뒤쫓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 번이나 마주친 것도 모자라, 멀찌감치 앉아 그가 나를 먼저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우연이 아니라면, 내가 그를 좇은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미행한 것이 맞다.

그날, 최근 재개발지구로 확정이 되었다는 축하 현수막이 붙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재개발지구와 인접한 마천동 골목길도 들렀다. 이런 추세 혹은 이런 개발양상이라면 이곳도 머지않아 몽땅 때려부수고 성냥갑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지구가 되지 않을까?

그래도 그 쓸쓸함 가운데에도 사람의 흔적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도 사람, 사람이 늘 그리운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푸근한 것이다.

그래, 쓸쓸하고 외롭고 때론 아픈 모든 것들이 양념이 되어 저려진 배추에 들어가는 속이 되어 김장이 되고, 풋풋한 맛을 넘어 묵은지 맛을 내기까지 살아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사진을 담고 보니 길거리에 많은 글씨들이 있다. 길바닥엔 자동차에 적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 단어와 상관없이 걷는다. 재미있다. 우리의 현실을 풍자하는 듯하여서.

덧붙이는 글 | 위의 사진들은 캐논 eos 1000qd 필름카메라도 담은 것입니다. 수원시 고등동 재개발지구와 서울 송파구 거여동 재개밸지구 근처인 마천동 근처의 11월 거리풍경들입니다.



태그:#재개발지구, #폐지수집, #길고양이, #필름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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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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