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부터 검찰 관계자 사이 흘러나왔던 빅뱅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대마초 흡연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여름 MBC <무한도전> 출연 당시의 모습.

지난 여름부터 검찰 관계자 사이 흘러나왔던 빅뱅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대마초 흡연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여름 MBC <무한도전> 출연 당시의 모습. ⓒ MBC


빅뱅 지드래곤(이하 GD)의 대마초 흡연 파문이 일본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니, GD가 일본 콘서트 도중 일본인 팬이 건넨 대마초를 2~3모금 마셨다고 한 것을 두고 일본 언론에서 '왜 일본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느냐?'며 발끈한 태도를 나타냈습니다. GD와 탑의 유닛 GD&TOP 데뷔 싱글이 11월 초 일본에서 발매될 예정이었는데요. 발매 중지 결정이 났으니 YG엔터테인먼트는 이래저래 GD 때문에 큰 타격을 입게 생겼습니다. 더 큰 문제는 GD의 어설픈 해명이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겁니다.

일본 언론은 왜 GD에게 발끈했을까요? GD의 진술 때문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나왔듯이 GD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일본의 한 클럽에서 이름을 모르는 현지인이 준 담배 한 대를 피웠다. 냄새가 일반 담배와 달라 대마초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조금 피웠다'고 진술했습니다. GD가 일본 팬에게 화살을 돌린 겁니다. 안 그래도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아니꼽게 보이던 일본 언론은 GD의 해명에 '잘 걸렸다'는 식으로 물고 늘어진 겁니다.

일본 언론은 "대마초와 담배는 냄새부터 다른데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 태어나서 딱 1차례 2~3모금 정도 흡연한 사람이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느냐"며 강한 의심을 했다고 합니다. 이는 KBS 2TV <연예계중계>에서 방송된 마약감사단 전경수 단장의 인터뷰를 두고 한 말 같은데요. 전 단장은 GD가 한두 모금이 아니라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웠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반한 감정을 드러내며 반한류 시위까지 벌어졌다.

최근 일본에서는 반한 감정을 드러내며 반한류 시위까지 벌어졌다. ⓒ MBC


그러나 전 단장과는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MBC <기분좋은 날>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원은 "모발에는 잔류기간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기에 상황에 따라 두세 모금 흡입한 양으로도 모발 검출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즉 GD의 주장대로 적은 양의 대마초 흡입만으로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일본 언론은 GD에게 불리한 내용만 가지고 '양성 반응' 운운하면서 보도하고 있는 겁니다.

검찰 조사 결과를 보면 GD가 극미량을 흡연했기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입장에선 제대로 건수를 잡은 셈이죠. 극미량이라도 대마초를 흡연한 건 불미스런 일인데, 이를 두고 일본 팬 핑계를 댔으니 발끈할 수밖에 없지요. 안 그래도 최근 일본 방송은 한국 연예인에 대해 반한 정서가 강한데, GD가 빌미를 제공하며 시범타로 딱 걸린 겁니다. 만약 일본 연예인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팬이 준 대마초를 몇 모금 피운 게 문제가 됐다고 하면 우리 언론 역시 난리가 났을 겁니다.

YG 입장에선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GD의 대마초 흡연 위기를 어떻게든 넘기려고 일본 팬 언급을 했다가 일본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생겼습니다. 문제는 GD 때문에 카라,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국내 아이돌 그룹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는 점이죠. 혐한류로 발전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SM,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의 일본 활동에도 불똥이 튀게 된 겁니다.

일본의 지드래곤 비판 방송 GD가 일본 콘서트 도중 일본인 팬이 건넨 대마초를 2~3모금 마셨다고 한 것을 두고 일본 언론에서 '왜 일본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느냐?'며 발끈했다.

▲ 일본의 지드래곤 비판 방송 GD가 일본 콘서트 도중 일본인 팬이 건넨 대마초를 2~3모금 마셨다고 한 것을 두고 일본 언론에서 '왜 일본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느냐?'며 발끈했다. ⓒ 일본방송


GD의 망신살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뻗쳤습니다. YG의 주장대로 GD가 대마초를 핀 사실이 없기 때문에 당당히 검찰 조사에 임했고, 극미량의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은 일본에서 받아 피운 담배 때문이었다 해도 일본 팬 핑계를 댄 것은 생각 없이 한 해명입니다. 이 말 한마디로 YG는 코스닥 상장과 빅뱅의 일본 활동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셈입니다. 모르고 피웠다고 하면 될 것인데, 일본 발언을 해서 한국 망신까지 시키고 있는 겁니다.

GD 때문에 일본 내 반한 감정이 심화되고 있다면 YG와 GD가 일본 팬들에게 하루빨리 사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빅뱅, 2NE1뿐만 아니라 소녀시대, 카라 등 일본에서 활동 중인 국내 아이돌 그룹에게도 영향이 미칠지 모릅니다. 어설픈 해명 때문에 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을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걸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갔다고 하던가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빨리 일본에 사과해야 빅뱅 외에 다른 한국 가수들까지 피해가 가지 않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반한 감정을 드러내는 반한류 시위까지 벌어졌습니다. 지난 8월, 반한류 시위자들은 한류에 대해 주로 방송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후지TV 앞에서 일장기와 욱일승천기 등을 든 채 "한국 드라마를 보고 싶지 않다"는 구호를 외치며 데모까지 했습니다. 일본의 좋지 않은 정치적 상황을 반한류로 몰아가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 아이돌이 자국 방송에 나오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겠지요. 이런 마당에 GD가 대마초를 흡연한 게 일본 팬 때문이라고 하니, 기름을 부은 격이지요. GD의 대마초 흡연은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어 일본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동시에 송고된 글입니다.
빅뱅 지드래곤 한류열풍 대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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