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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돌의 중대석에 나한의 안면을 새긴 독특한 석불좌상. 그런데 이 받침돌의 석재가 제 짝들인지는 정확하지가 않다. 만일 이 받침돌이 제 것들이라면 이런 독특한 석불좌상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만 같다.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이 석조여래좌상은 현재 경남 거창군 거창읍 김천리에 소재한 거창박물관 경내 야외에 자리하고 있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311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송림사지 석조여래좌상'. 이 여래좌상은 마리면 말흘리 송림마을의 절터에서 발굴되었다. 처음에는 마리중학교에 보관되어 있다가, 박물관을 개관할 당시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석조여래좌상은 민머리인 소발에 머리 위에는 무엇인가 두건 같은 것을 쓰고 있는 듯하며, 얼굴에 자비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훼손이 심한 통일신라시대의 석불

 

이 석불좌상은 얼굴도 심하게 훼손되어 제 모습을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러나 귀가 어깨에 닿을 듯 길게 표현이 되었으며, 눈은 가늘고 옆으로 길게 표현을 해 눈초리가 약간 위로 치켜져 있다. 코와 입은 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이 되어 있다. 법의는 양어깨에 통견으로 걸쳐 길게 늘어트렸으며, 여러 가닥의 주름으로 표현을 하였다.

 

소매 부분에는 여러 갈래의 좁은 주름을 만들었으나 훼손이 심하다. 손은 가슴께로 끌어올려 두 손을 마주 합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길게 늘어진 소매 끝으로 나온 팔의 모습이나 손의 형태는 심하게 훼손이 되어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두 손을 가슴 위로 끌어올려 손바닥을 마주한 것처럼 보인다.

 

 

중대석에 나한을 새긴 독특한 기법

 

이 석불좌상은 연꽃받침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형태로 조형이 되었다. 그러나 두 다리는 앞면이 떨어져 나가 제대로 된 형태를 알기보기가 힘들다. 다만 가슴에 모은 손 밑이나 무릎 위에 보이는 법의의 형태로 볼 때 속옷을 입고 매듭을 묶은 듯하다. 이런 형태의 조형미를 보이고 있다면, 상당히 섬세하게 표현을 한 아름다운 석불좌상이었을 것이다. 

 

이 석조여래좌상의 불상받침인 연화대는 송림마을에 있던 불상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짜 맞춘 것이라고 한다. 하기에 이 세 부분으로 나눠진 연화대가 제 것인지 확실치가 않다. 현재 연화대는 상, 중, 하 세 부분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하대석의 경우에는 훼손이 심하여 제 모습을 알아보기가 힘든 상태이다.

 

상대석은 넓게 원형으로 조성을 하였는데, 위가 넓고 아래로 비스듬히 좁아지게 하였다. 위 받침돌에는 위를 향한 앙련을 큼지막하게 조각하였다. 하대석의 경우 심하게 훼손이 되어 재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만일 이것이 제 짝이라고 한다면, 그 주변을 앙련의 꽃잎이 아래로 향하게 새겨 넣었을 것이다.

 

 

볼수록 마음이 아파지는 석불좌상

 

이 석조여래좌상의 특징은 바로 가운데 돌인 중대석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중대석에는 사람의 얼굴모양을 돋을새김 하였는데, 이 안면상은 나한상을 조각한 것이다. 이렇게 중대석에 나한상의 안면을 조각한 예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 나한상을 조각한 중대석으로 인해, 이 석조여래좌상의 조형미가 한층 뛰어나 보인다.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송림사지 석조여래좌상. 전체적으로 훼손이 심하여 자세한 모습을 찾을 수는 없으나, 그 모습 하나하나에서 뛰어난 신라의 석조미술을 알아내기에는 그리 어렵지가 않다. 다만 천년이 넘는 세월을 비바람에 씻긴 채 방치가 되어있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심하게 훼손이 된 모습으로 두 손을 마주하고 있는 석불좌상. 아마도 우리 후손들의 무지를 용서해 달라고 비는 것은 아니었을까? 6월 10일 거창군의 답사에서 만나본 많은 문화재 중, 가장 마음 아픈 사연을 지닌 석불좌상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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