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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농지와 녹지가 잘 보존되고 있는 강동구 둔촌동의 도시텃밭에서 한바탕 흥겨운 풍악이 울려퍼지고, 풍년을 기원하는 권농제가 열렸다. 지난 7일 이곳에서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의 서울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것.

 

텃밭보급소가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은 서울에서 도시농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청과 구민들의 열정에 의한 결실이기도 하다. 강동구는 작년 11월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20년까지 1만세대가 텃밭농사에 참여하는 '강동 친환경 도시농업 2020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강동구에는 친환경도시텃밭 4곳에서 875세대가 참여하고 있으며 계속 늘려가는 추세다. 선착순 분양이 20여분 만에 종료될 만큼 구민들의 관심이 높았고, 현재도 텃밭에 대한 문의가 계속 온다고 한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해식 구청장과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을 비롯해서 한국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며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과 여러 시민단체에서 많이 참석하였다. 국민의 정부시절 농림부장관으로 구제역 확산을 최단시간에 막아냈던 김성훈 전 장관에게 도시농업의 가치에 대해서 물었다.

 

'도시에서 유기농업은 땅을 살리고 개울도 살린다. 살아난 땅에서 재배한 농산물은 소비자 건강에 대한 투자이며 학교급식을 통해서 학생들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경제적인 기대효과도 크다.'

 

김 전장관은 살고 있는 아파트 옥상에서 상자텃밭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으며 주민들과 함께 채소를 나누면서 농사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FTA로 농업이 무너지게 되면 저장과 유통과정에서 농약이 살포된 수입농산물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면서 도시농업을 선진국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한국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권농제에 이어서 퇴비가 쌓여있는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강동 도시농업 발전 전략 토론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강동구 도시농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필요한 인력보강 등의 행정적인 지원과 도시공해로 인한 농산물의 안전성에 우려가 있다며 검사시스템의 필요성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텃밭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었다.

 

토론에 참석한 강동구청 관계자는 2020종합계획의 성공을 위해 도시농부학교 운영을 통한 전문농부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잉여농산물은 이웃과 나눔을 하거나 체험프로그램을 통한 소비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토양검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텃밭에서 즉시 결과를 알 수 있는 농산물 검사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텃밭인근에는 녹지와 둔촌습지의 생태환경이 잘 보존되고 있어서 강동구가 도시농업으로는 최적의 주변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보금자리주택 개발지역으로 두 곳이나 지정되면서 농지가 없어지는 문제가 생기면 탄력을 받은 도시농업의 확산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강동구는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지정에 대해 취소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어둠이 내리는 저녁무렵에도 정장차림으로 퇴근길에 텃밭을 찾아서 물을 주거나 가족과 함께 저녁거리를 위한 채소를 수확하며 밭을 돌보는 이들의 발길이 계속되었고, 길 건너 아파트단지의 불빛이 저녁노을처럼 텃밭을 비추고 있었다.


태그:#강동구, #도시농업, #텃밭보급소, #둔촌습지,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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