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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화국 대한민국> 겉그림.
 <검찰공화국 대한민국> 겉그림.
ⓒ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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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 책을 검사가 읽는다면, 또는 검찰총장이 읽는다면 아니면 판검사를 바라는 고시생이 읽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한마디로 "까고 있네" 하지 않을까. 책 속에는 여러 좋은 말들이 많지만 한 군데 인용해보자.

법치국가에서 법은 시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상태를 법의 지배가 관철된 법질서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런 민주주의, 법치의 대명제가 훼손되고 있다. 법치주의 훼손의 핵심에 법무부와 검찰이 자리 잡고 있다.

과연 법이란 이처럼 올곧고 순수한 '무엇'이었을까. 아니 아직도 이런 '뜨뜻미지근한' 말을 믿는단 말인가. 학교 때 한문시간에 법(法)이란 한자를 배우면서 물[氵]처럼 흘러가는[去], 말하자면 순리를 좇고 지키는 방편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뒤에 갑골문에서 법(法)이라는 글자가 사람들(피의자)을 물가에 세워두고 뿔 달린 짐승으로 하여금 물에 빠뜨리게 하여 죄인을 정한다는 의미임을 알았다. 지금 생각해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탁월한 해석 아닌가.

일찌감치 살육과 수탈을 일삼으며 제 것을 챙긴 뒤 가진 자들의 힘을 기반으로 만든 제도와 질서가 바로 법이라는 한 켠의 고전적 견해가 아니라 하더라도, 법을 다루는 일이란 날카로운 양면의 칼날과 같아서 자칫 잘못하면 스스로를 해치게 되는 지라 노심초사 항상 살피고 감시 감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위험천만한 도구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어 시민들의 안위를 위한 공평무사한 법제도와 집행 대신에 오로지 정치권력의 해바라기가 되어 스스로를 이익집단화하고 또 이를 통하여 스스로 정치권력화해가는 검찰이라는 괴물의 성장사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조종이나 통제가 어려울만치 공룡화한 검찰권력이 그나마 지금까지 어렵사리 쌓아온 제도적(절차적)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인권마저 유린하며 시민들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지금까지 검찰이라는 괴물의 단편적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역사와 더불어 법(검찰)제도의 문제, 조직의 문제 등을 관계 법규와 기구 조직표를 들어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표현대로 이제 검찰(조직)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임기나 책임권한이 비교적 명확한 정치권력에 비하여 더욱 지속적이고 무제한적인 권력기관화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정치권력화한 검찰을 상대로 법치니 법의 이념이니 하는 입바른 말로 이들의 도덕성이나 자율적 통제를 기대하는 일은 난망하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삼성이 떠오르고, <조선일보>가 겹쳐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검찰이 흔히 말하는 경제정의나 언론자유 또는 법치수호와 같은 원론적이고 도덕적인 수사(修辭)와 거리가 먼,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과 세력 키우기에 골몰하고 갖은 비리와 탈법과 퇴폐의 유착관계를 형성하면서 국회의사당으로 상징되는 '그들만의 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 얼마 전 세상을 엉뚱하게 관음증에 빠져들게 한 '신정아 자서전'과 '장자연 사건'이 있었으며 그보다 앞서 삼성의 불법승계와 탈세와 검찰을 비롯한 전방위 로비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양심선언'이 있었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리하고 부정한 삼성의 재판을 지켜본 뒤 다시 삼성을 폭로하는 책을 내면서 "아이들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권해도 불안하지 않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중략) 나는 삼성 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삼성을 생각한다> 중에서)고 하였다.

참으로 참담한 고백이 아닐 수 없으며 낯부끄런 대한민국 어른들의 현주소임에 틀림없다. 검찰이라는 괴물의 성장사와 무소불위의 권력을 진단한 이 책의 4명의 공동저자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과연 이처럼 공룡화된 권력집단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어쨌든 방법은 한가지밖에 없어 보인다. 건강한 시민사회의 정치적 의식화와 세력화. 그것이 진보든 민주든, 대항세력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이러한 현실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사실의 진술과 진단에서부터 출발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 구실을 하고 있다. 저자들의 노고와 용기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덧붙이는 글 | <검찰공화국 대한민국>(김희수, 서보학, 오창익, 하태훈 씀, 삼인 펴냄, 2011년, 13000원)



검찰공화국, 대한민국

김희수 외 지음, 삼인(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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