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남 광양공설운동장에서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준결승전이 열렸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열띤 응원 속에 11시에 첫 경기로 열린 대륜고와 원주공고의 경기는 2대1로 대륜고가 원주공고를 물리치고 결승전에 진출했고, 12시30분에 시작된 부산정보고 대 강릉제일고의 경기는 3대2로 부산정보고가 승리하며 대륜고와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대륜고 대 원주공고의 경기 장면

▲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대륜고 대 원주공고의 경기 장면 ⓒ 이종득


원주공고 vs. 대륜고

대륜고와 원주공고는 전날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부경고와 과천고를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부경고와 과천고는 근래들어 매년 전국대회를 우승하는 강팀이었다. 양 팀 선수들은 하루 전에 경기를 치른 탓인지 몸이 무거워 보였다.

먼저 기선을 잡은 것은 대륜고였다. 최수현의 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날카롭게 전개되었고, 안재성의 우측면 돌파가 위협적으로 이어지면서 원주공고 골문을 공격했다. 김종혁의 중앙돌파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첫 골은 코너킥에서 시작되었다. 전반 26분이었다.  좌측 코너에서 킥한 공이 원주공고 문전을 향해 날아갔고, 대륜고 안세현이 공을 향해 떠올라 헤딩슛으로 연결하여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러고도 대륜고의 공격은 위협적으로 이어졌다. 안재성의 강력한 슛을 원주공고 김창현 골키퍼가 선방했다. 김종혁과의 일대일 상황에서도 김창현의 선방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전반전은 대룬고가 1대0으로 리드한 채 끝났고, 후반전에 들어서도 대륜고의 공격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그리고 추가골은 터진 것은 후반 22분경이었다. 우측면에서 원주공고 문전으로 길게 넘겨준 볼을 최수현이 볼을 터치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슛을 날렸다. 원주공고 골키퍼가 쳐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볼은 다시 최수현의 발에 떨어지며, 결국 골을 허용한 것이다.

원주공고의 만회골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나왔다. 이병훈이 대륜고 페널티박스 아크지점에서 문전으로 전진하는 서세영에게 연결하여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러나 동점골을 넣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원주공고 선수들은 전날 경기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듯 몸이 무거워보였다.

결국 원주공고는 전국대회 4강 진출에 만족하며 공동 3위의 성적과 장학금 100만 원을 받았다.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원주공고 대 대륜고의 경기 장면

▲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원주공고 대 대륜고의 경기 장면 ⓒ 이종득


강릉제일고 vs. 부산정보고

준결승전 두 번째 경기로 열린 강릉제일고 대 부산정보고의 경기는 축구팬들의 예상을 처음부터 빗나가게 했다. 공격력과 수비력이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받은 강릉제일고의 승리를 많은 사람이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부산정보고가 경기 시작 1분이 채 안 된 시간에 첫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부산정보고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강릉제일고 진영으로 볼을 전진시킨 부산정보고 선수들은 미드필드 진영에서 두세 차례 볼을 더 돌리다가 문전으로 길게 넘겨주었다. 볼은 강릉제일고 페널티박스 중앙에 떨어지면서 바운드되었다. 강릉제일고 골키퍼가 전진을 순간적으로 망설이는 사이 최종수비수는 상대 공격수를 방어했다. 그 사이 부산정보고의 또 다른 공격수 최공수가 볼을 향해 날렵하게 달려들었다. 뒤늦게 볼을 향해 전진한 강릉제일고 골키퍼와 경합이 이루어졌지만 골키퍼는 공격수와 부딪히며 넘어졌고, 볼은 골문을 향해 굴러 들어갔다. 경기 시작 일 분이 지난 시간이었다.

부산정보고 선수들은 환호했다. 허망하게 골을 내준 강릉제일고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다시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동점골이 나온 것은 전반 5분경이었다.

강릉제일고 김재민이 우측면 돌파하여 수비수를 따돌리고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크로스 한 볼을 부산정보고 수비수가 걷어내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넣은 것이었다. 그러고도 강릉제일고의 파상적인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포스트 플레이가 좋고 슛 타이밍이 빠른 최찬희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고, 곽동혁의 강력한 중거리 슛은 밀집되어 있는 부산정보고 수비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강릉제일고 대 부산정보고의 경기 장면

▲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강릉제일고 대 부산정보고의 경기 장면 ⓒ 이종득


그러나 부산정보고의 역습은 날카로웠다. 볼을 점유하고 공격하는 시간은 강릉제일고가 많았지만 부산정보고의 윤영준과 진성언의 빠른 역습에 강릉제일고는 다시 추가골을 내주고 말았다. 예선전부터 중앙수비를 책임지던 최찬희를 최종공격에 가담시키며 공격적인 축구로 준결승전에 나선 강릉제일고의 전술이 부산정보고의 밀집 수비벽에 가로막히며 도리어 수비에 허점이 노출된 것이다. 부산정보고의 추가골 역시 경험이 부족한 강릉제일고 1학년 골키퍼가 감당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전반 17분이었다. 부산정보고의 빠른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길게 넘어온 볼을 강릉제일고 골키퍼 심재복이 쳐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리바운드 볼은 부산정보고 박상인이 차지했고, 부산정보고 선수는 빈 골대에 볼을 차 넣으면서 추가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전반전을 2대1로 부산정보고의 리드 상황에서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강릉제일고의 공격이 쉼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부산정보고 선수들은 부산정보고 페널티박스 지역에 밀집되어 있었다. 좀처럼 결정적인 슛 찬스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시 부산정보고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14분이었다. 부산정보고 수비진영에서 공격 작업을 하던 볼을 차단한 부산정보고 윤영준은 중앙선 우측 라인 쪽으로 길게 연결했다. 부산정보고 선수는 측면 라인을 타고 돌파한 후 크로스에 성공했다. 강릉제일고 선수들은 공격을 하다가 수비 진영으로 빠르게 복귀하고 있었지만 강릉제일고 문전에는 텅 비어 있었다. 결국 부산정보고 배지훈에게 헤딩슛에 이은 골을 허용했다.

제일고 선수들은 총 반격에 나섰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다시 최종수비수로 내려갔던 최찬희마저 다시 최종 공격수로 나선 것이다. 곽동혁과 박요한의 슛은 여전히 부산정보고 선수들의 육탄 방어에 저지당했고, 최찬희가 페널티박스 아크지점에서 강력하게 때린 슛 역시 부산정보고 선수의 몸에 맞고 튀어나왔다.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부산정보고 대 강릉제일고 경기 장면

▲ 제 13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부산정보고 대 강릉제일고 경기 장면 ⓒ 이종득


제일고의 추가골이 터진 것은 후반 35분경이었다. 김재민이 우측 라인에서 아크지점으로 올려준 볼을 고경현이 수비수와 경합에서 볼을 소유하였고,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슛을 날려 골을 성공시켰다.

스코어가 3-2로 변하자 양팀 응원석은 더욱 열띤 응원을 보내줬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부산정보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심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소리가 올리자 승리를 한 부산정보고 선수들도 패배를 한 강릉제일고 선수들도 운동장에 하나 둘씩 풀썩 주저앉았다.

축구 꿈나무 고등학교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도, 패배의 아픔도 그렇게 푸른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경험하고 있었다. 제2의 박지성을, 이청용을 꿈꾸는 아이들은 오늘도 그렇게 운동장에서 쓰러졌다 일어나면서 성장하고 있었다. 승자와 패자가 있는 축구 경기장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감동이 기자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고등학교 축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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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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