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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 직원이라고 밝힌 여직원이 쓰나미로 발전소가 파괴되는 순간을 회상하고 직원들을 옹호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는 이번 지진으로 크게 파괴된 제1발전소에서 남쪽으로 11.5km 떨어져 있으며, 지진이 난 지난 11일 4기의 원자로가 자동적으로 가동 중단됐다가 복구작업으로 냉각기능을 회복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다.

 

"안전한 곳으로 가란 말에 울면서 발전소 떠나"

 

그녀는 지난 13일 일본의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믹시'에 올린 글에서 "오늘 아침에 발전소에서 대피해 가족과 만났다"며 "(회사에서) 안전한 곳으로 가라는 말을 듣고 울면서 발전소를 떠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거대 쓰나미 경보가 울린 새벽 3시, 발밑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죽을 각오로 복구작업을 했다"며 "냉각기능을 복구하지 못했으면 (제2발전소도) 제1발전소처럼 폭발했을 것"이라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사고가 난 뒤 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시민들로부터 집중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발전소 직원들은) 도망치지 않고 사명을 대해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부디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또 자신의 남자친구는 지금도 발전소에서 철야근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하고 "가장 무서운 것은 발전소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업원들일 것"이라며 "지금은 그저 작업원 전원의 안전을 기도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끝으로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고 함께 복구작업에 해당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어서 발전소로 돌아가 복구작업을 돕고 싶다"는 심경을 피력했다.

 

누리꾼 "목숨 건 지원들 존경" - "지금의 노력이 면죄부 될 수 없다"

 

그녀의 글은 곧바로 인터넷에서 퍼져갔고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사고현장에서 복구작업을 하는 직원들은 욕하지 않지만, 안이한 대응으로 최악의 사고를 초래한 도쿄전력 경영진과 정부에 대해서는 매서운 비난 일색이었다.

 

'파이인더스카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앞으로 비난할 시간이 많이 있는 만큼 지금은 현장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들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이디 '原子力の町'도 "현장에서 필사적으로 작업하는 관계자분들을 존경한다"면서도 "나중에 사실관계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이디 '노노'는 "공개된 정보를 보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며 "지금의 노력을 면죄부로 이제까지의 태만함을 용서해 달라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목숨 걸고 작업하는 현장 작업원에게 책임을 추궁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쓰나미 영향을 받는 지역에 냉각설비를 설치하고,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거나, 하청이나 자위대에게 위험한 작업을 떠넘기는 등 사고 그 자체에 대한 책임은 도쿄전력과 정부 그리고 전기를 사용하는 국민 전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오오쓰키 미치코씨의 글 전문이다.

 

오늘 아침 발전소에서 대피해 후쿠시마에 있는 친척 집에서 가족과 합류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무사합니다.

 

너는 안전한 곳으로 가라… 그 말을 듣고 울면서 회사 차를 타고 발전소를 떠났습니다.
 
도쿄전력은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사명을 다해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도쿄전력입니다. 부디 비난하지 말아 주세요.

 

저도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2원발 사원이고 어제 있었던 현장대응에도 참가했습니다. 거대 쓰나미 경보가 울린 새벽 3시, 발 밑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바다를 눈 앞에 두고 죽을 각오로 한 복구 작업….

 

냉각기능이 있는 기계는 바다 쪽에 있었기에 쓰나미로 받은 피해를 복구하려고 모두 필사적입니다.

 

모두 피로와 공복과 싸우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냉각기능을 복구하지 못하면 제2원발도 제1원발처럼 폭발이 일어났을 겁니다. 이를 막고자 전 호기를 냉온정지 시킨 것도 도쿄전력입니다. 발전소를 버리고 도망갔다면 이 정도로 그치지 않았을 겁니다.

 

도망치지 않고 맞서고 있습니다.

 

쓰나미의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지진만 일어났더라면 제1원발 폭발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모두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정지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문은 무성하지만, 피난권고지역 외에 있으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방사능을 쬘 가능성은 적습니다.

 

건강에 영향이 있을 정도의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발전소에서 일하는 작업원들입니다. 소문에 좌우되지 마시고 피난권고지역 밖으로 대피해서 가급적 바깥 공기와 접촉을 피하세요.

남자친구는 지금도 발전소에서 철야 근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작업원 전원의 안전을 기도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발전소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업원들입니다.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도 도쿄전력과 관계사 사원들입니다.

가족과의 연락이 닿지 않는 분도 많이 있지만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어요.

 

이것만은 잊지 말아 주세요.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요.
퍼가실 때에는 악용방지를 위해 원문 출처를 밝혀 주세요.

 

발전소의 작업원들은 지금도 도망치지 않고 싸우고 있습니다.
주민 여러분을 불안에 떨게 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비난받을 각오를 하고 이름을 남깁니다.
여러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맞바꿔 지금도 작업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함께 복구작업에 해당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제가 도쿄전력 사원이라는 것, 후쿠시마 제2원발 사원이라는 것에 자긍심을 느낍니다.

 

어서 발전소로 돌아가 복구작업을 돕고 싶습니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2원자력 발전소
전기기기 그룹
오오쓰키 미치코


태그:#일본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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