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9일 주요 일간지에 실린 한-리비아 수교 30주년 광고. 대우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리비아 진출 한국 기업 18곳이 참여했다.
 29일 주요 일간지에 실린 한-리비아 수교 30주년 광고. 대우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리비아 진출 한국 기업 18곳이 참여했다.
ⓒ 김시연

관련사진보기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큰 결단을 내려주신 리비아국 무아마르 알 카다피 지도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9일 주요 일간지에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리비아 진출 민간기업 18개 사 일동으로 한-리비아 수교 30주년 광고가 실렸다. 

리비아 진출 한국 기업들이 '감사 광고' 실은 사연

이들 업체는 광고에서 "일부 한국인과 업체들이 현지 문화와 관행에 무지한 나머지 잘못된 행위를 한 부분을 인정하며, 그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조치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합리적인 사고와 자세로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또는 양측간 대화의 문호를 개방해 준 리비아 정부와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준 리비아 최고 지도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리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치밀하고도 세심한 지원과 노력을 펼쳐 준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한다"면서 "특히 당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두 번이나 리비아 현지를 직접 방문, 심각했던 양측 현안을 해결해 주신 이상득 의원님과 외교통상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당시 특사로 파견된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인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날 광고를 실은 이유에 대해 대우건설 한 관계자는 "한-리비아 수교일인 12월 29일을 맞아 현지 진출 기업들이 뜻을 모았다"면서 "(한-리비아 외교 갈등으로) 비자 업무가 중단되는 등 현지 기업들이 많이 고전했는데 잘 해결해준 양국 정부에 감사하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왼쪽). 사진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 8일 국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왼쪽). 사진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 8일 국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국정원 직원 추방이 발단... 현지 기업들이 뒷감당

지난 6월 주리비아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던 국가정보원 소속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추방당하면서 시작된 한-리비아 외교 갈등은 현지 선교사와 농장주 등 한국인 2명이 불법 선교 혐의로 억류되면서 '단교' 위기로까지 치달았다.

특히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직원들이 철수하며 비자 발급 등 영사 업무가 한때 중단되며 현지 진출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우리 수출이 많은 나라이자 당시 한국 건설업체 시공 규모만 92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이상득 의원이 7월 초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으나 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를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결국 9월 30일 두 번째 방문 길에 카다피 원수를 만나 사태 해결에 합의하고 한국인들도 석방됐으나 '반대 급부' 의혹과 '형님 외교' 논란을 낳기도 했다.

외교 갈등 와중인 지난 8월 리비아에서 5100억 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건재를 과시한 대우건설은 이상득 의원의 카다피 면담 주선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3년 동안 리비아에서 도로나 공공시설을 짓는 등 많은 일을 해왔기 때문에 최고 지도자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카다피 면담에도)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단교' 직전까지 갔던 한-리비아 외교 갈등은 현 정부의 대미 추종 외교가 낳은 결과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우리 정부가 벌인 일 때문에 뒷감당하기 바빴던 리비아 진출 기업들이 거꾸로 정부에 감사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태그:#리비아, #대우건설, #한리비아 갈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