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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모네에서 피카소까지>라는 미술 전시회에 다녀왔다. 휴일에 가서 인지 매표소 앞에 대기하는 사람들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쪽을 보니 역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 줄 앞을 보니 작품을 해설하는 오디오를 빌려준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미술 큐레이터가 설명하는 작품의 해설 오디오를 빌리려고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시장 안에는 많은 커플들이 있었고 남자들은 여자친구에게 인터넷에서 필기해온 작품 해설을 설명 하느라 분주했다. 옆에 있던 초·중·고 학생들은 작품 감상은 뒤로 한 채 그림 이름과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해설을 받아적느라 분주했다.

전시회 풍경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예술 하는 것은 전문가 집단의 작품 해설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를 따지는 것이었다. 결국 예술은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쉬는 것이 아니라 그들(전문가집단)만의 리그에 동참하기 위해 소비되고 있는 것이었다.

구경은 됐다, 신나는 나만의 예술하기! <호모 아르텍스>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채운, 그린비출판사>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채운, 그린비출판사>
ⓒ 그린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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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채운 저, 그린비 펴냄)의 저자 채운씨는 예술은 전문가, 천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위대한 예술가는 그들이 남긴 작품 때문이 아니라 그 작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때문에 위대하다.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실패하고 절망하지만,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그 순간에 그들이 어떻게 삶을 긍정하는지, 어떻게 장애물을 뛰어 넘는지를 배우자.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느끼고, 어떻게 세상에게 말을 건네는지를 배우자. 허무한 천재 예찬 대신 우리 스스로 천재를 배우고, 천재가 되자!"

저자는 천재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은 예술에 대한 오해라고 지적하며 예술의 달인으로 향하는 길에 대해 말한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예술에 대한 우리들의 오해, 2부 예술, 우리들의 크고 단단한 웃음, 3부 예술-하기 아직 오지 않은 우리들의 예술로 나뉜 책은 예술을 새롭게 얘기하고 있다.

1부에서 작가는 예술이 천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어 2~3부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예술의 기능과 가능성에 대해 얘기한다.

특히 예술을 사랑에 비유하는 장면은 인상 깊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을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소유욕이 생겨난다. 하지만 소유욕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해 관계를 그르친다. 사랑은 내가 원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행위인 것이다. 

"예술을 한다는 건 단지 무언가를 표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세상과 다른 방식으로 만나고 삶을 변화시키는 행위다. 즐거운 예술은 세계를 담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병을 치유하고, 지긋지긋한 삶에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사랑이 소유가 아니라 다른 존재와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그런 '예술-하기' 보다 더 지독한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저자는 책에서 장 뒤뷔페 얘기를 하며 예술하는 것은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회복제로서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장 뒤뷔페는 박물관 작품보다 아마추어 미술에 열렬히 옹호했다. 유명 작품을 보기 위해 박물관에 모여드는 우리네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얘기이다. 장 뒤뷔페가 아마추어 미술를 옹호한 이유는 예술이라는 것이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말하고 걷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자기 자신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자신을 치유하는 예술이야 말로 예술이라고
장 뒤뷔페는 말했다.

그리고 저자는 예술이 단지 삶과 사회를 반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라며 1987년 6월 항쟁 당시 <한열이를 살려내라> 라는 걸개 그림을 그린 최병수씨의 예술에 주목한다.

"삶을 추방하는 정치와 삶을 회복하기 위해 싸우는 예술, 예술은 단지 삶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삶을 억압하는 것들에 분노하고, 살기 위해 싸운다. 삶, 그 한가운데의 예술."

꿈을 꾸고 함께할 친구를 찾자

<예술의 달인 호모아르텍스>를 통해 예술이라는 것은 정해진 무언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 나와 타인과 사회를 이어주고, 부당한 권력에 투쟁하기도 하고, 나 자신를 치유하기도 하는 것 등 예술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위치 속에 변화를 일을 킬 수 있는 꿈을 꾸고 친구를 찾아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하기에 도전하자고 제안한다.

"이제 예술을 다 잊어도 좋다. 중요한 건 지금까지 만난 예술가와 예술 작품이 우리에게 건네주었던 지혜와 메시지들이다. 그들이 어떻게 세상과 싸우고, 삶을 긍정하고, 기쁨을 만들어내고, 슬픔을 피할 수 있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장애물 앞에서 절망하지 않고 넘어가는 방법을 탐구했는지,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몸짓으로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과 함께 행복을 만들었는지, 그것만 남기고 모두 잊자. 그리고 잊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자.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무기를 들고, 각자의 예술을 꿈꾸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 구경은 됐다, 신나는 나만의 예술하기!

채운 지음, 그린비(2007)


태그:#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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