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혈질'인 존슨과는 달리 마이카 브랜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않는 선수다

'다혈질'인 존슨과는 달리 마이카 브랜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않는 선수다 ⓒ 전주 KCC

 

'확연한 플레이스타일만큼 뚜렷하게 차이나는 성격?

 

프로농구 전주 KCC의 마이카 브랜드(30·207cm)와 아이반 존슨(25·200.3㎝)은 외모와 경기 스타일뿐 아닌 성격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선수들이다.

 

각각 재계약과 대체용병으로 KCC에서 뛰고있는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물(水)과 불(火)'을 연상케 하는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30줄에 들어선 마이카가 차분하면서도 쉽게 흥분하지 않는 성격으로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면, 존슨은 한창 젊은 선수답게 펄펄 끓는 성격을 고스란히 오픈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로간에 장단점은 있겠지만 일단 코트에서의 안정적인 성격을 따져본다면 마이카 스타일이 낫다고 할 수 있다.

 

KCC뿐 아니라 프로농구 각 구단들은 그동안 다혈질 용병 탓에 무수한 마음 고생을 해야만했고, 이로 인해 상당수 감독들은 외국인선수 선발시 기량뿐 아니라 성격과 동료들과의 융화 문제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상황이다.

 

사실 존슨은 아써 롱, 칼 미첼 등 그동안의 '악동(惡童)'들에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와 달리 현재의 KCC에서는 허재 감독과 좋은 궁합을 보이며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골밑에서의 파워 있는 플레이뿐 아니라 수준급 스피드와 테크닉을 바탕으로 넓은 활동 영역을 오가며 팀 공격을 이끌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카가 상대팀 센터용병을 잘 막아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테렌스 레더(삼성·200.3cm)등 걸출한 골밑 플레이어들도 잘 봉쇄해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활약도만 놓고 본다면 기존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맥 턱(35·197.3cm)의 대체용병으로 들어올때만 해도 마이카의 체력 안배용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현재는 되려 팀 내 제1 용병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잠깐이었지만 마이카를 교체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존슨이 너무 잘해주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마이카가 지난 시즌 기량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마이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무엇보다 존슨은 '시한폭탄'과 같은 성향이 있어 조합면에서 지금의 구성이 제일 좋다는 평가다.

 

비록 현재는 마이카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지난 시즌의 위력을 되찾을 경우 얼마든지 존슨 이상 가는 공격옵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승진 등 동료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성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존슨은 성격이 나쁘다기보다는 열정이 많은 선수다.

하승진 등 동료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성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존슨은 성격이 나쁘다기보다는 열정이 많은 선수다. ⓒ 전주 KCC

 

존슨은 창원 LG시절 강을준 감독에게 수시로 꾸지람을 들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강 감독은 꾸준히 언론을 통해 존슨을 평가절하 했으며 이는 올 시즌 드래프트에서 그가 뽑히지 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무한한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허재 감독 밑에서는 마인드 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모습을 보였던지라 강 감독이 지나쳤던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허재 감독의 배려만큼이나 존슨 역시 코트에서 자신의 성질을 죽이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승진(25·221cm)등 동료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성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성격이 나쁘다기보다는 열정이 많은 선수다.

 

누구보다도 경기에서 이기려 하고 끊임없는 승부욕으로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심어주려 한다. LG시절의 '독불장군'같았던 이미지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피가 뜨거운(?)선수다. 자신이 어떻게 플레이해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따금씩 끓어오르는 피를 참지 못해 불안불안한 상황을 연출하고있는 것. 최근에 있었던 동부-LG전에서 테크니컬파울 2개로 퇴장 당했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다행히 KCC는 존슨이 퇴장 당한 경기에서도 승리를 가져갔다. 존슨으로 인해 흥분되었던 분위기 속에서도 마이카가 차분하게 공백을 메워줬기 때문. 만약 마이카가 존슨처럼 똑같은 '다혈질'이었다면 어떻게됐을지 모를 일이다.

 

마이카는 존슨과는 달리 웬만한 상황에서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기 때문에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차분하게 팀 플레이를 해준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로 인해 KCC는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존슨같은 스타일도 KCC에 필요하기는 하다. KCC의 대부분 선수들은 '순둥이' 성향이 강하며 젊은 선수 위주인지라 상대편의 신경전에 쉽게 흔들리는 약점이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중요한 순간 이러한 약점을 노리고 노골적으로 '기싸움'을 걸어오기도 한다.

 

지난 시즌 6강전에서 전자랜드에게 린치에 가까운 육박전에 시달렸던게 대표적인 예이다. 때로는 존슨같은 '파이터형'선수도 분명히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게 있다면 존슨은 아직은 자신의 뜨거움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싸움'에서 지지 않는 것은 좋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상대의 '신경전'에 말려들고 마는 것.

 

이제부터라도 이를 인식하고 고쳐나가지 않는다면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 등 중요한 순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는 지적이다. 상대팀에서 노골적으로 심리전을 걸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뜨거운' 존슨과 '차분한' 마이카 조합은 KCC에 우승을 안겨줄 수 있을지, 닮은 듯 다른 두 외국인 선수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010.01.03 13:54 ⓒ 2010 OhmyNews
프로농구 전주 KCC 성격 마이카 브랜드 아이반 존슨 허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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