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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4일 오후 1시 15분 부원여중 1학년 5반에서 임미자 교사가 학생들과 NIE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문쓰기를 진행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12월 24일 오후 1시 15분 부원여중 1학년 5반에서 임미자 교사가 학생들과 NIE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문쓰기를 진행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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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오후 1시 15분, 인천 부평의 부원여자중학교(교장 이광석) 1학년 5반의 5교시 수업 시간.

<부평신문>과 NIE(=신문활용수업) 협약을 맺고 1년 동안 수업을 진행해온 임미자 교사는 학생들에게 <부평신문> 319호를 나눠줬다. 신문을 나눠준 임 교사는 학생들에게 신문에 실린 '인천 중·고교 60% 교복에 고정형 이름표' 기사를 읽게 했다.

'교복 고정형 이름표'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니

"여러분은 교복에 고정형 이름표를 붙이게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정형 이름표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고정형 이름표를 붙이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 있나요? 인권침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요? 자신의 입장과 그 입장의 근거를 이야기해 봅시다"

임 교사가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고정형 이름표를 찬성하는 의견은 아무도 없었다. 인권침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교복에 고정형 이름표를 하고 다니면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기 싫어도 이름을 공개하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사생활이 보호가 안 되는 등 인권침해라고 생각합니다"

"교복 분실의 우려가 있어서 이름표를 달아야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교복을 누가 훔쳐 가면 당연히 이름표를 뜯어버리기 때문에 이는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기관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4명이 한 조가 돼서 고정형 이름표 이외에 학생인권침해라고 생각하는 사항을 토론해 봅시다. 그리고 '내가 만약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이라면'이라고 가정하고, 인권침해 사항을 시정하는 권고문을 작성해봅시다"


임 교사의 말이 떨어지자, 학생들은 인권침해 사항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내가 만약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이라면?

부원여중 1학년 5반 학생들이 자신들이 쓴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부원여중 1학년 5반 학생들이 자신들이 쓴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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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규제', '교복착용', '학교 내 핸드폰 강제 압수', '학생증', '체육시간에 체육복만 입게 하는 행위', '피어싱이나 귀걸이 자국이 있을 때 처벌' 등의 사항이 인권침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교복착용'이 인권침해라고 주장한 학생들은 "교복은 우리 민족이 자유를 박탈당하고 억압당하던 일제 강점기에 우리 나라로 전래된 것이므로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을 위해 상징적으로도 규제돼야 한다. 또한 몇백명의 학생들이 같은 옷을 착용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무시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개인의 개성을 무시하고 일제 강점기의 영향을 받아 지금까지 행해지는 교복 착용은 의무가 아니라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권고문을 썼다.

'학생증'이 인권침해라는 학생들은 "학생증에는 사진과 이름, 주민번호가 쓰여 있어 이를 잃어버릴 시 이를 도용할 수 있다. 해킹도 당할 수 있고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학생증에 주민번호와 사진까지 넣는 것은 인권침해이기에 이름과 학번 정도만 넣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육시간에 체육복만 입게 하는 행위'가 인권침해라는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 체육복만 입게 하고 야외에서 수업하는 것은 인권침해다. 체육복 안에 교복을 제외한 편한 옷을 입게 하거나 겨울용 체육복을 더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피어싱이나 귀걸이 자국이 있을 때 처벌'하는 것이 인권침해라고 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피어싱이나 귀걸이를 착용하지 않음에도 자국이 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인권침해이다. 학교에서 직접 착용했을 때만 처벌을 가하는 쪽으로 규정을 바꿔야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학생들이 가장 공감한 인권침해요소는 '학생증'

각 조별 발표가 끝나고 임 교사가 "어떤 사항이 인권침해라는 의견에 가장 크게 공감이 가냐"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학생증이 인권침해'라는 의견에 가장 많은 공감의 의견을 보냈다.

정새미 학생은 "그동안은 학생인권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친구들의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인권침해 사항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강혜원 학생은 "지역신문을 보면서 지역의 일들을 알 수 있어 좋았고, 신문수업은 기사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즐거운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임미자 교사는 "학생들이 토론할 수 있는 주제가 신문에 많이 나오지 않아 토론을 많이 못해 아쉽기는 했지만 SSM(슈퍼수퍼마켓)에 대해 토론하면서 무척 좋아했다"며 "학생들이 신문으로 수업하는 것을 좋아했고 신문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학생인권, #NIE, #국가인권위원회, #부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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