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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구하기 힘들다. 그런데 한번 들어가기도 힘들다는 대기업을 퇴사 후 다시 들어간 사람이 있다. 그것도 사오정으로 불리는 40대 중반에 그랬으니 대단하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박 아무개(45) 씨는 2년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것도 입사를 부러워하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 대기업이었다. "더 늦기 전에 내 사업을 한 번 해봐야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다 올 1월, 다시 대기업의 부름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전례는 없었다고 한다.

 

박 씨가 전례를 깨고 다시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원인은 세 가지였다. "첫째, 이끌어주는 직장 상사. 둘째, 나만이 할 수 있는 주특기. 셋째, 자신의 능력이다"는 거다. 지난 1일, 만나 들었던 박씨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기업 울타리가 크다"

 

- 대기업에서 퇴사한 후 다시 입사한 전례가 있었는가?

"그런 전례는 없었다.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기업은 자기 발로 나간 사람을 다시 오라고 안한다. 왜냐면 대기업은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매우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있던 사람도 자르는 판인데 다시 부르기가 쉽겠는가."

 

- 기업에 다시 들어 갈 때 조건이 있었는가?

"충성도였다. 다시 내 발로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해야 했다. 한 번 퇴사한 사람이라 또 나갈 수 있다는 염려가 컸다. 그래서 면접도 다시 보고, 기업에서 인적 조사도 다시 하고 신입사원과 거의 같은 과정을 거쳤다. 월급도 3년 전 연봉으로 받는 조건이었다. 사업이 잘 됐으면 다시 들어갈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업이란 게 쉽지 않았다."

 

- 직장에 다니다 개인 사업을 해 본 소감은?

"대기업이 그냥 대기업이 아니더라. 대기업에 있을 땐 찾아오는 사람도 많고 할 일도 많았다. 그런데 막상 내 일을 하니 찾는 사람이 줄더라. 내가 잘 나서 그런 게 아니라 대기업 울타리 덕이 컸다는 걸 실감했다."

 

-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집안 분위기도 바뀌었을 것 같은데…

"직장에 다닐 때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이라 평범했다. 그런데 개인 사업을 하고 보니 집 분위기가 달랐다. 어머니도, 아내도, 아이들도 내 눈치를 봤다. 아빠가 기분 좋으면 집안 분위기가 좋고, 아닐 땐 다 아니었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아이들 학원도 끊고 그랬다."

 

"직장 생활 잘하는 조건, 상사ㆍ주특기ㆍ능력"

 

- 직장에 다시 들어가서 달라진 게 있는가?

"전에는 무얼 하든 자신감이 있었고, 승진에 대한 욕심도 많았다. 직장에 다시 들어가니 욕심이 사라지더라. 대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상황을 좀 더 여유 있게 보는 눈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 직장에 다시 들어 갈 수 있었던 비결은 뭐였는가?

"직장생활을 잘하는 조건 3가지는 첫째 자신을 이끌어주는 직장 상사, 둘째 나만이 할 수 있는 주특기, 셋째 자신의 능력인 것 같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인데 내 경우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정도로 통하는 상사가 있었다. 그가 제 인(人) 보증까지 서면서 불렀다."

 

- 아내의 내조도 무시 못 할 것 같은데…

"어렵고 힘들 때 가족과 아내가 버팀목이더라. 옆에서 '힘들어 하지 마라'는 아내의 격려와 위로가 큰 힘이었다. 가족만큼 서로에게 큰 힘인 건 없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직장,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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