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준비 끝 히어로즈 이현승은 갈수록 노련해지고 있다. 인터뷰를 할 때도 당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선다.

▲ 인터뷰 준비 끝 히어로즈 이현승은 갈수록 노련해지고 있다. 인터뷰를 할 때도 당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선다. ⓒ 이호영


올 시즌 히어로즈의 에이스는 프로 4년째 왼손 투수 이현승(26)이다. 6월 11일 현재 13경기에 출전해 74⅓이닝을 던져 7승4패 평균자책점 3.15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팀 내 최다 이닝, 최다승이다.

이현승의 역투는 지난해 팀의 원투펀치였던 마일영(28), 장원삼(26)의 부진으로 더욱 돋보인다. 마일영은 12경기에 등판해 61⅔이닝 2승6패 평균자책점 6.42로 6월 5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장원삼은 11경기에 등판해 56이닝 2승4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부진을 떨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현승은 "7승을 한 건 운이 좋아서다. 등판할 때마다 득점을 많이 하고 호수비를 펼친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다른 투수들의 부진으로 잠시 돋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이현승은 올 시즌 8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해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했다. 9번 퀄리티스타트를 한 LG 트윈스 봉중근은 승운이 없어 7승4패가 아닌 4승7패를 거두고 있다.

그래도 기량은 확실히 늘었다는 평가다. 정민태 히어로즈 1군 투수 코치는 "(이)현승이가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정면승부에 집착했지만 지금은 노련미가 생겨 피해갈 줄도 안다. 커터가 추가 돼 구종도 다양해졌다"고 칭찬했다.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현승이가 이렇게 잘할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현승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41경기에 나와 120이닝 동안 132안타 53볼넷 78탈삼진 6승8패 평균자책점 4.58의 성적을 냈다.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아직 시즌의 반도 치르지 않았지만 이현승은 지난해 승수를 이미 뛰어넘었고 개인 시즌 최다승을 늘릴 기세다. 당시 현대 유니콘스 스카우트로 이현승을 지명했던 김진철 LG 스카우트팀장은 "기대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누구나 인정하는 팀의 주축 투수가 된 이현승을 6월 10일 목동구장에서 만났다.

- 출발이 좋다. 지난해 6승을 거뒀는데 올 시즌 벌써 7번의 선발승(4패)을 챙겼다.
"몸 상태나 컨디션 모두 시즌 초반부터 좋은 편이지만 많은 승수는 예상치 못했다. 사실 승수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선발 투수의 승리는 동료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내가 등판했을 때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았고 수비도 잘해 자주 이길 수 있었다. 잘 던져서 이긴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다."

-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목표는 어떻게 잡았나.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어렵게 잡은 선발 등판 기회니까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서 선발 등판을 거르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 성적이 잘 나오니 대우가 달라졌겠다. 주변의 반응이 궁금한데.
"말 한마디라도 잘해 주는 게 피부에 와 닿는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이 대놓고 표현은 안 해도 은근히 신경을 써 준다. 김시진 감독이 팀이 연패에 빠지자 '그래도 너밖에 없다'고 덕담을 건넨 기억이 난다. 집에서도 묵묵히 지원해 주고 있다. 여자 친구 부모님께서 홍삼 제품을 사 주셔서 무더위에도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웃음)."

- 프로 선수는 연봉으로 가치가 매겨진다. 지난해 연봉 3700만 원에서 올해 7000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1군에 고정돼 있는 선수와 1,2군을 오가는 선수는 큰 차이가 있다. 1군 선수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매 순간이 위기다. 이점이 연봉에서도 바로 나타난다.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는 선수는 대우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프로는 실력이 우선이니까 좋은 성적을 낸 뒤 그에 맞는 대우를 받고 싶다."

- 지난해 선발 등판으로 19경기에 출전해 98⅓이닝 동안 5승7패 평균자책점 5.22의 성적을 냈다. 만족스러운 내용은 아니었는데.
"전부터 선발 등판은 꼭 해 보고 싶었다. 입단한 해인 2006년과 이듬해 선발로 나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발로 뛴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잘 던졌으면 좋았을 텐데 가능성만 보여 준 게 아쉽다."

- 구원 등판을 포함해 120이닝을 던졌다. 프로에 입단한 뒤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는데.
"처음에는 타자들에게 공을 제대로 던져도 안타를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에 '에이, 되겠어?'라는 생각이 지금은 '어? 되겠는데'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 투수들은 마인드가 중요하다. 스스로 배짱이 있는 편이라고 보나.
"마운드에서 약한 마음을 먹은 적은 없다. 투수는 동료 야수들을 등지고 상대팀의 타자를 상대해야 해서 심리적인 부담이 크다. 그래도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승부를 하면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런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히어로즈 에이스 히어로즈 이현승은 팀에서 가장 많은 7승을 올려 팀 내 최다승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20승이 가능한 투수가 될지도 모른다.

▲ 히어로즈 에이스 히어로즈 이현승은 팀에서 가장 많은 7승을 올려 팀 내 최다승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20승이 가능한 투수가 될지도 모른다. ⓒ 히어로즈

- 프로 4년째를 맞고 있다. 첫 시즌과 비교해 발전한 점을 꼽는다면.
"과거엔 타자를 힘으로만 누르려했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빠른 승부를 했다. 그러나 프로 1군엔 잘 치는 타자가 많아 빠른 승부 때 공략당하기 일쑤였다. '투수는 맞으면서 배운다'고 하던데 그 말이 딱 맞다. 지금은 경기를 치르면서 타자를 맞춰 잡는 요령을 익히고 있다. 아직 위기 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표정 관리가 잘 안 되는데 경기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 나쁜 점은 빨리 고치려고 한다."

- 올해는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 훈련과 전지훈련 동안 어떤 훈련을 주로 했나.
"제구력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정민태 투수 코치가 직구는 괜찮으니 변화구 구사와 제구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종 별로 30~40개씩 몸쪽이나 바깥쪽 코스를 정해 스트라이크존에서 공을 반 개나 한 개 가량 넣어 보고 빼 보기도 했다. 체력 훈련은 꾸준히 했다."

- 정민태 코치가 싱커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싱커가 손에 익숙해지기 시작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2007년 1,2군을 오가며 조금 힘든 시기에 외국인 투수 미키 캘러웨이가 싱커를 던지는 걸 보고 그립과 던지는 요령을 물어 봤다. 던지는 요령은 금방 배웠는데 내 손에 잘 맞지 않았다. 그립을 바꿔가며 연습을 거듭하다 정 코치의 체인지업 던지는 요령에서 힌트를 얻어 내 손에 맞는 그립과 던지는 법을 겨우 찾아 냈다. 올해는 실전에서 결정구로 쓸 만큼 완성도가 높아졌다."

- 슬라이더도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우연찮게 발전시킬 기회가 왔다. 불펜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데 송신영 선배가 '이렇게 던져보라'며 슬라이더 그립을 바꿔 줬다. 커터였다. 시속 130km대 커터와 110km대 슬라이더를 던지다 보니 두 구종만으로도 완급 조절이 가능해졌다."

- 슬라이더는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구종이다. 프로 입단 당시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있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큰 문제가 없나.
"왼쪽 팔꿈치 통증은 첫해를 보낸 뒤 사라졌다. 트레이너들의 관리를 꾸준히 받아서 보강 운동을 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확실히 프로는 선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생각이 든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더라도 선수 개인의 몸에 딱 맞춰 프로그램을 짜 준다. 입단 당시만 해도 팔꿈치가 아파 공을 던지질 못했는데 지금은 다 옛날 얘기가 됐다. 이지풍 수석 트레이너의 배려에 특히 감사하다."

-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코칭스태프가 바뀌었다. 선수로서 피부로 느낄 만큼 다른 점이 있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현대 시절부터 있던 코칭스태프가 아닌가. 서로를 오래 봤기 때문에 성향을 잘 알고 있다는 면에서 장점이 훨씬 많다고 본다. 선수들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선수단 분위기도 조금 나아진 것 같다."

- 올해 히어로즈는 아직까지 메인 스폰서를 잡지 못했다. 구단의 불투명한 앞날이 운동하는 데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팀의 일이니 걱정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사실 우리 팀 선수들이 가장 불쌍하다. 실력은 있는데 팬은 많지 않고 미래가 불안하다. 일단 성적이 나야 팀 운영에 도움이 되니까 선수 로서는 그저 열심히 운동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아직까지 급여가 안 나온 적은 없다. 앞으로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

- 히어로즈 내야진이 올해 새로 재편됐다. 2루수 김민우, 유격수 강정호, 3루수 황재균으로 거의 고정됐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더 편해졌다. 야수진이 나이도 어리고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가 돋보인다. (강)정호와 (황)재균이는 강한 송구를 하는 내야수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정호는 지난해부터 뛰다 보니 이제 베테랑이라고 불러도 되겠더라(웃음)."

- 투수는 내야 수비를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가 큰 차이를 가져온다. 땅볼 유도는 적극적으로 하는 편인가.
"빗맞으면 땅볼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래서 싱커와 커터, 슬라이더를 모두 땅볼 유도에 활용한다. 변화구 제구가 향상되면서 땅볼 타구가 많아졌다."

- 올 시즌 강귀태가 마스크를 자주 쓴다. 김동수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나.
"(김)동수 선배는 관록이 있어서인지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가는 요령이 있다. (강)귀태 형은 공격적인 리드를 선호한다. 늘 공격적인 건 아니다. 지난 번 귀태 형이 마스크를 썼을 때 LG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상대로 유인구인 슬라이더 사인이 났다. 나는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땅볼로 잡아 냈다. 그 뒤로 포수의 안목을 무시해선 안 되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포수의 투수 리드에 따라 투구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나는 누가 앉든 관계없는 것 같다. 어떤 포수가 마스크를 쓰더라도 투수와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귀태 형과 경기 전,후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다. 특히 경기 전 공의 상태를 점검하고 볼 배합에 대해 상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지난해 각각 12승과 11승을 거둔 장원삼과 마일영이 부진하다.
"(마)일영이 형과 (장)원삼이가 컨디션 난조로 나란히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내가 돋보인다. 덕분에 '에이스는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말도 들어 봤다. 일영이 형과 원삼이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난 그냥 선발진을 지키는 한 명의 투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두 선수가 살아 나야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곧 자신들의 진면목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 왼손 투수들의 부진을 엄격한 스트라이크존에서 찾기도 한다. 실제로 왼손 투수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끔은 바깥쪽 공을 안 잡아 준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의외로 내 공은 더 잘 잡아 주고 있어서 그런 느낌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투수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투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목동구장에서 홈런이 유독 많이 나와서 투수들이 부진하다는 말도 있다.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선발 투수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지난해는 특별히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올해 유별나다. 가끔 타자들이 툭 밀어치는 데 그게 담장을 넘어간다. 이러면 투수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잠실구장에서 경기할 때 선수들끼리 플라이볼을 두고 '목동이면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나도 손해를 본 홈런이 몇 개 있을지 모르겠다. 공의 반발력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그럴수록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면 된다고 본다."

- 다른 선발 투수인 김수경, 김성현, 강윤구 등도 별로 좋지 않다. 잘 던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법 하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어차피 프로는 잘하면 칭찬, 못하면 질책이 뒤따르는 곳이다. 잘하면 인정받고 그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최고의 투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의 기대를 받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 4월에 5번의 선발 등판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76으로 매우 좋았다. 하지만 5월엔 5번 선발 등판 2승2패 평균자책점 3.62로, 6월엔 2번 선발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 5.56으로 주춤하다. 시즌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린 건 아닌가.
"(잠깐 생각하더니)글쎄, 지난해와 크게 다를 건 없다. 원래 내가 몸을 금방 만드는 체질이다. 쉬다가도 바짝 훈련하면 실전에서 뛸 수 있게 된다. 그보다는 투구 패턴의 변화가 영향을 줬다고 봐야 한다."

왼손 투수 히어로즈 이현승은 시속 147km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를 갖고 있다. 올해는 변화구까지 늘어 더욱 강력한 투수가 됐다.

▲ 왼손 투수 히어로즈 이현승은 시속 147km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를 갖고 있다. 올해는 변화구까지 늘어 더욱 강력한 투수가 됐다. ⓒ 히어로즈


-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나.
"지난해 빠른 직구와 밋밋한 슬라이더로 승부했다면 올해는 바깥쪽으로 흐르는 싱커와 예리하게 꺾이는 커터가 추가됐다. 4월에는 직구, 싱커에 의존하는 투구를 해 효과를 봤다. 하지만 프로가 어떤 곳인가. 투구 패턴이 노출이 돼 타자들이 바깥쪽을 노리니 그대로 당했다. 5월 17일 LG와의 홈경기에서 5⅓이닝 7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부진해 패전 투수가 됐는데 분석이 된 결과다. 경기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와 나름대로 고민을 하다가 다음 등판에서부터 슬라이더와 커터를 빼 들었다. 구종이 늘고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다 보니 효과가 나고 있다."

- 달라진 투구 패턴의 효과를 언제 실감했는지 궁금하다.
"6월 7일 LG와의 홈경기였다. 전에 한번 부진했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잘 치는 왼손 타자들만 잡으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는 박용택과 페타지니를 신중히 상대했다. 위기는 여러 번 왔다. 그래도 몸쪽 직구나 바깥쪽 슬라이더를 적절히 구사해 잘 막았다. 박용택, 이진영은 각각 4타수, 3타수 무안타로 페타지니는 타점 없이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막았다. 그 경기에서 8이닝 5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 팀 성적이 24승1무30패로 5위에 머물러 있다. 개인 성적과 엇박자가 나는데.
"타자들이 그럭저럭 제 몫을 했는데 투수들의 부진이 영향을 준 것 같다. 항상 잘할 수는 없으니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투수와 타자 모두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서는 게 중요해 보인다. 최하위에 처져 있을 때도 선수단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다. 최근 성적이 회복세에 있어 집중하고 경기에 나서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 올해 팀의 기둥이 되면서 달라진 점을 꼽자면.
"내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경기에 나가기 급급했다. 정확히 말하면 선발 등판이 처음이어서 정신이 없었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헤맸다. 하지만 올해는 지든 이기든 등판한 경기의 비디오 자료를 꼭 챙겨 보면서 연구한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를 살펴 보고 타자들의 타격 성향도 파악한다. 부족한 운동은 찾아서 더 하게 된다. 분석과 노력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

-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막연하지만 팀 동료 원삼이를 비롯해 류현진, 김광현과 같은 정상급 왼손 투수가 되고 싶다. 현진이나 광현이는 나이는 어려도 정말 배울 점이 많은 투수들이다. 올해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신뢰를 하고 있어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되면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최고의 무대에서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된다면 야구 선수로 더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기록 제공=스탯티즈

이현승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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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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