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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애가 타고있다. 불안에 떨고 있다. 걱정과 근심이 전화와 팩스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6일 자신의 누리집 <김동길 프리덤워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대로는 안 됩니다'라는 편지를 썼다. 김 명예교수 누리집에는 '이명박대통령에게'라는 코너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이 대통령에 대한 애착이 크다. 애착이 큰 만큼 현 시국을 바라보는 김 명예 교수 마음은 애가 타고, 불안하고, 근심과 걱정이 크다.

 

김 교수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밀어 17대 대통령이 되게 한 1천만이 넘는 유권자가 오늘 불안"하다면서 "걱정이 태산 같고 국내에 사는 우리들만이 아니라 해외에 사는 수백만 동포의 심정이 또한 그러합니다. 전화로, 팩스로 그들의 근심과 걱정이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왜 1천만 유권자들과 국외에 사는 동포들이 근심과 걱정을 태산같이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짚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대체 나라가 어딜 향해 가는 겁니까"라고 따져 묻는다. 그가 말한 '도대체'는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조사를 받다가 하도 부끄러워서 투신자살한 전직 대통령이 왜 성자가" 되는 일로, 이는 "언어도단의 현상"이요 "수수방관하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입니까"라고 묻는다. 이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무법천지"라고 했다.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막았다가 다시 개방한 것을 두고 "서울시청 앞 잔디밭에는 군중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면 아무도 못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대한문 앞에 설치된 죽은 노씨 분향소를 경찰이 철거하기로 했으면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광장 개방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철거가 강희락 청장이 의경들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다시 조사한 것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아니 서울광장은 시민들 것인데 차벽으로 가로막는 것이 오히려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요, 노 전 대통령 분향소는 전직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시민들이 설치한 것을경찰들이 보호는 해주지 못할망정 국민장이 끝나자자 강제철거하는 법이 민주공화국에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김 명예교수는 서울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서울대학 교수들이 백이건 이백이건 반기를 들었다면 청와대에 불러다 점심을 먹이고 야단이라도 쳐야 하는 것이 민주국가의 대통령 아닙니까"라고 했다.

 

서울대학 교수들이 반기를 들었다고? 서울대학 교수들 시국선언문을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겠다. 서울대학 교수들 시국선언문은 "지난 수십 년 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져 있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지식인이들이 모였다는 서울대학교수들이 가만히 있다면 직무유기요, 지식인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교수들을 '야단치라'라는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했다. 민주주의를 훼손한 이 대통령에게 왜 민주주의를 훼손시켰는지 따져 묻지는 못할망정 더 그릇된 길로 가라고 인도하는 한 보수 논객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 

 

아래는 김동길 명예 교수 글 전문.

 

이대로는 안 됩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밀어 17대 대통령이 되게 한 1천만이 넘는 유권자가 오늘 불안합니다.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국내에 사는 우리들만이 아니라 해외에 사는 수백만 동포의 심정이 또한 그러합니다. 전화로, 팩스로 그들의 근심과 걱정이 전해집니다.      

 

"도대체 나라가 어딜 향해 가는 겁니까.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조사를 받다가 하도 부끄러워서 투신자살한 전직 대통령이 왜 성자가 돼야 합니까. 그런 언어도단의 현상을 수수방관하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입니까." 무법천지가 돼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민주정치입니까.

 

서울시청 앞 잔디밭에는 군중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면 아무도 못 들어가게 해야죠. 대한문 앞에 설치된 죽은 노 씨 분향소를 경찰이 철거하기로 했으면 철거해야죠. 치안을 위해 일선에 나선 경찰이 두들겨 맞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습니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경찰청장에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하는 나라, 누가 목숨을 걸고 이런 나라를 지키려 하겠습니까.

 

서울대학 교수들이 백이건 이백이건 반기를 들었다면 청와대에 불러다 점심을 먹이고 야단이라도 쳐야 하는 것이 민주국가의 대통령 아닙니까. 한나라당은 오늘의 대통령과 무관한 정치집단입니까. 국회와 그렇게 거리를 멀리 두고 계시면 이 나라정치는 무슨 꼴이 되는 겁니까. 분통이 터지기 직전입니다.


태그:#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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