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에서 이과수 폭포를 거쳐 브라질 제 1의 도시이자 남미 최대의 도시, 상파울로에 도착했다. 도착 당일은 5월 10일 일요일. 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 이였지만 전날 이동 중 접질린 발목이 퉁퉁 부어올라 외출은 무리인 듯 해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택했다.

 

 브라질 축구잡지 'PLACAR' 특별판 표지

브라질 축구잡지 'PLACAR' 특별판 표지 ⓒ 장호광

근처 슈퍼마켓에서 약간의 식재료를 구입하고 계산을 위해 대기하던 그 때, 계산대 옆의 녹색 잡지한권이 보인다. 축구잡지인 'PLACAR'에서 발간한 '브라질 리그 2009시즌 가이드 (Guia 2009 Brasileirao)'라는 제목의 특집판 잡지였다. 10헤알(약 6,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에 숙소에서 딱히 할 것도 없을 것 같아 눈길이 멈춘 그 잡지를 함께 계산대에 올렸다.

 

 

누구나 브라질하면 축구를 떠올리지만 정작 브라질 리그에 대해선 나 역시도 약간의 팀 이름 정도만 들어봤을 뿐 이렇다 할 지식이 없었기에 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 리그를 조금이나마 알고자 하는 마음에 구입한 잡지를 한 장 한 장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물론, 포르투갈어를 전혀 할 줄 모르기에 잡지에 적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었지만 축구잡지가 다루는 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기에, 이번 편에서는 잡지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내용을 좀 더 추가해 내가 알게 된 브라질 1부 리그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브라질만의 독특한 리그운영방식

 

브라질 1부 리그의 공식 명칭은 '캄페오나토 브라질레이로 세리에 A (Campeonato Brasileiro Serie A)'로 총 20 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9시즌은 5월부터 11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팀 당 38경기를 통해 리그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리그 경기는 주말에 펼쳐지며 주중인 수요일에는 컵 대회인 '코파 두 브라질 (Copa do Brasil)'과 남미의 챔피언스리그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Copa Libertadores)' 등의 대회가 진행 된다.

 

하위 리그는 세리에 B(2부리그 20개팀), 세리에 C(3부리그 20개팀), 세리에 D (4부리그 40개팀)로 이루어져 있다.  브라질이 유럽이나 다른 남미국가와 리그 진행시기가 다른 이유는 세리에 A가 개막하기 전인 1월부터 5월까지 각 주별 리그가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광대한 영토와 수많은 축구팀 그리고 역사적인 배경까지 더해져 주별 단위의 리그만이 진행되던 브라질은 1971년이 되어서야 지금의 전국 규모 리그가 실시되었다고 한다.

 

브라질 리그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들

 

 잡지의 시작은 역대 리그 우승팀과 그 동안의 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한 클럽 랭킹을 담고 있어 한눈에 브라질의 대표 명문구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1971년 시작해 지난 해 2008년까지 38년의 리그 역사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클럽은 상파울로 FC로 총 6회의 우승을 달성했으며 특히, '06, '07, '08년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현 리그 최강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상파울로의 뒤를 이어 과거 '가린샤, 지코, 호마리우, 베베토' 등 브라질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거쳤던 리그 최고 인기구단 플라멩고가 5회 그리고 상파울로 연고의 팔메이라스, 코린티안스 그리고 리오 데 자네이로의 바스코 다 가마가 각 각 네 번의 우승 트로피를 지금까지 들어 올리며 명문 클럽의 위치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어서 통산 승점을 바탕으로 한 클럽의 순위는 1위 상파울로 (1441점), 2위 인테르나시오날 (1387점), 3위 크루제이로 (1337점), 4위 산토스 (1327점), 5위 바스코 다 가마 (1306점) 순이다.

 

 1부 클럽 소개면에 실린 코린티안스의 호나우도

1부 클럽 소개면에 실린 코린티안스의 호나우도 ⓒ 장호광

 

브라질 리그엔 누가 누가 뛰고 있나?

 

 잡지는 이어서 2009 시즌 세리에 A에 참가하는 20개 클럽의 간략한 프로필과 리그 일정 그리고 팀별 주요 선수 20명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브라질 리그의 주요 선수와 소속팀을 정리해 보면,  2008년 잦은 부상과 자기관리 실패로 AC 밀란에서 자국으로 복귀해 부활을 준비 중인 코린티안스의 축구황제 호나우도, '03-'05시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플라멩고의 클레베르손,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에서 활약한 바 있는 프레드는 플루미넨세, 긴 머리가 인상적인 아르헨티나 대표 윙백 파블로 소린은 크루제이로, 지난 시즌부터 인터르나시오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니우마르와 달렉산드로, 지난 9년간 유럽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린 마르셀링뇨는 코리티바, 2002 월드컵의 우승주역인 브라질 대표 수미수 에드미우손은 이번 시즌부터 팔메이라스에서 활약하게 된다.

 

여기에 덧붙여 과거 K리그에서 활약했던 친숙한 얼굴들도 눈에 띄는데, 지난 시즌까지 부산에서 뛰었던 핑구(아바이), 2007시즌 포항 우승의 주역 따바레즈(인테르나시오날), 지난 시즌 포항이 영입했던 공격수 알도(산토 안드레), 2년간 전남에서 활약한 시몬(보타포고), 1년간의 J리그 생활을 마감하고 고국으로 복귀한 '나드골' 나드손(비토리아) 등이 이번 시즌 브라질 1부 리그의 그라운드를 누빈다.

 

 한글로 사인을 한 비토리아의 나드손

한글로 사인을 한 비토리아의 나드손 ⓒ 장호광

J리그, 가장 많은 선수들이 경험한 해외리그

 

 1부 리그 20개 클럽 당 20명의 선수들, 총 400명의 프로필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선수들 경력 난에 유난히도 J리그 클럽의 이름이 자주 발견된다. 호기심에 그 숫자를 하나하나 헤아려보니 그 동안 J리그에서 뛰어본 선수들의 숫자는 총 39명. 전체 400명의 약 10%에 해당되는 수치였다. 다음으로 많은 선수들이 진출했던 리그는 포르투갈 리그로 24명의 선수가 활약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는 브라질 선수들이 유럽 빅 리그를 제외한 기타 해외리그 중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이 지급되는 J리그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냄과 동시에 J리그 각 클럽들 역시도 브라질 내에서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영입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용품후원금액 평균 약 40억, 메인스폰서 평균 후원금액 약 42억

 

 팀의 프로필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올 시즌 각 팀의 용품후원사와 후원금액 그리고 유니폼의 가운데를 장식하는 메인스폰서와 그 후원액수가 공개되어 있는 것 이였다. 용품후원금액은 총 14개 팀, 메인스폰서는 총 13개 팀이 공개되어 있었으며 그 평균금액은 용품후원은 약 40억, 메인스폰서는 약 42억 상당으로 나타났다.

 

물론 팀의 인기와 성적에 따라 후원 금액도 큰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많은 금액을 받는 팀은 호나우도의 소속팀 코린티안스로 나이키로부터 연간 약 99억, '바타보(BATAVO)'와 약 108억원 규모의 후원계약을 맺었다. 그 다음은 우리나라의 삼성과 LG가 메인스폰서로 후원중인 팔메이라스와 상 파울로가 두 기업으로부터 연간 약 90억원 상당의 금액을 후원하고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가장 적은 액수의 후원을 받고 있는 클럽은 코리티바로 용품후원으로 약 2억 7천만원 상당, 메인스폰서는 약 2억 1천만원 정도로 빅 클럽과 중소클럽의 금액차이가 확연히 들어 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브라질 리그의 현재를 보여주는 2008시즌의 몇 가지 기록들

 

 지난 2008시즌 세리에 A에선 총 380경기에서 1035골이 나와 경기당 평균 2.72골이 들어갔으며, 총 관중은 6,439,854명으로 경기당 평균 16,992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평균 관중이 가장 많은 구단은 플라멩고로 40,694명이며, 지난 시즌 최다 관중 경기 역시 플라멩고와 아틀레티코 MG의 경기로 77,38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골을 득점한 팀 역시 플라멩고로 총 67골을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리그 MVP와 그리고 재미있는 분석하나

 

 잡지의 마지막은 역대 최우수선수상 수상자와 베스트 일레븐 명단이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으며, 최우수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볼 (Bola de Ouro)' 최대 수상자는 '하얀펠레' 지코를 포함한 총 5명의 선수로 총 2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베스트 11과 최우수선수가 정리된 페이지

역대 베스트 11과 최우수선수가 정리된 페이지 ⓒ 장호광

다음은 최근 10년간 '골든볼' 수상자 명단이다.

 

2008년 호제리오 세니 Rogerio Ceni (상파울로)

2007년 티아고 네베스 Thiago Neves (플루미넨세)

2006년 루카스 Lucas (그레미오)

2005년 테베스 Tevez (코린티안스)

2004년 호비뉴 Robinho (산토스)

2003년 알렉스 Alex (크루제이로)

2002년 카카 Kaka (상파울로)

2001년 알렉스 미네이로 Alex Mineiro (아틀레티코PR)

2000년 호마리우 Romario (바스코 다가마)

1999년 마르셀리뇨 Marcelinho (코린티안스)

 

 그리고 잡지에 소개된 내용 중 우리나라 축구매체에서 접하기 힘든 흥미로운 기록이 정리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이번 시즌 참가하는 심판들의 통산 기록을 정리해 놓은 것 이였다. 이는 각 심판들의 역대 시즌 별 주심을 본 시합횟수, 경고와 퇴장 횟수, 가장 많이 나온 경기 스코어 그리고 홈팀과 원정팀의 득점 비율 등을 표로 정리하여, 이를 통해 각 심판의 성향을 간접적으로 비교·분석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2009시즌 참가 심판의 통산 기록이 정리된 페이지

2009시즌 참가 심판의 통산 기록이 정리된 페이지 ⓒ 장호광

 월드컵 5회 우승의 축구강국 브라질. 그들이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리그를 달랑 잡지 한권으로 파악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비록 겉핥기식의 간략한 소개에 불과한 이 글이 브라질 1부 리그에 대해 알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2009.05.24 15:21 ⓒ 2009 OhmyNews
브라질 프로축구 브라질 1부리그 2009시즌 호나우도 나드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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