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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 뜻은 ?
▲ 달마대사께서 오신 뜻은 ?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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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첫여행인가. 발걸음은 무의식적으로 어느새 기장군 장안사 가는 길로 접어 들고 있었다. '장안사'는 내게는 남다른 기억이 있다. 너무 늦게 시집간 사촌 누이가 불임으로 고생하던 차에, 이곳에 와서 잉태의 소원을 빌고 그 뜻을 이룬 곳이다. 

수십 년 전에 회사동료들과 함께 왔던 장안사 가는 길은, 상전벽해처럼 비포장도로에서 잘 정비된 보도로 바뀌어 있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날 반겨주었다.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손흔드는 오솔길은 황금빛 낙엽이 깔려 마치 황금숲처럼 2월의 청아한 햇살 속에 반짝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문화유산
▲ 대웅전 아름다운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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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는다 ?
▲ 포화대상, 배만 만져도 아기 낳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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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 들어서니 울긋불긋 원색의 연등이 꽃등처럼 화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소원등 하나를 마음으로 밝히고 경내를 구경하였다.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겨울빛으로 완연한데, 가만히 보니 새싹이 움터 있었다. 차지도 덥지도 않는 봄바람에 펄럭이는 오색 소원등을 바라보니, 내 간절한 소원이 벌써 이루워진듯 마음이 환해 왔다.

장안사는 신라 문무왕 13년 (67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한때 쌍계사라 불리웠다고 한다. 이후 애장왕 (800~809) 이 다녀간후 '장안사' 라 개칭 하였다고 한다.고려시대의 역사는 분명치 않으며, 1592년(선조25) 임진왜란으로 불탄 것을 1638년 (인조16) 대의대사가 중건 하였다고한다. 효종 5년(1654) 원정, 학능, 충묵스님이 대웅전을 중건하였고, 장안사 경내에는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 37호 지정된 대웅전 외 명부전, 응진전, 산신각 등이 있다. 특히 극락암은 그 탱화가 숨겨진 비경처럼 아름다웠다. 

내 기도를 들어주세요.
▲ 새해 내 기도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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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대사는 뭔가 다르네?
▲ 이곳에 달마대사는 뭔가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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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는 여느 절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달마대사의 입상과 좌상이 있다. 달마대사는 불교의 초석인 된 인물이 아닌가. 그런 탓에 장안사는 일반 절과 다른 선적 분위기. 이곳의 스님들은 오직 수도를 업으로 삼는, 도량의 절로 알려져 있다.

나그네는 달마대사의 재미나는 설화를 기억해 내며, 달마대사가 서쪽으로 간 이유를 찾는 듯 돌고 돌지만, 달마대사가 이곳에 온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공(空) 하나로 그려놓고 돌속에서 미소하는 달마대사의 화두가 있을 뿐이다. 어쩜 공(空)처럼 가득한 저 미소가 나그네에게 던지는 달마대사의 화두이고, 내 마음에 지니고 빌고 빌어 이루워야 할 소원의 등인지 모르겠다.

비경, 극락전
▲ 장안사의 비경, 극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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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은 부산시 문화재 37호 보물이다. 그러나 극락전의 탱화를 구경하고 있으면 이곳의 보물은 극락전의 탱화가 아닐까 생각든다. 대웅전에 들면 중앙에는 본존불인 석가여래, 오른쪽에는 아미타여래 왼쪽에는 약사여래가 봉안되어 있으며 후불탱화와 신중태회가 모셔져 있다. 정말 소문처럼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면 반드시 한가지 소원은 이루어 진다하여, 많은 전국의 불자들이 찾는다.

명부전에는 지장보살님과 10대 대왕이 모셔져 있어 여가기도와 건강기도를 통해 많은 신도들이 영험을 얻는다고 한다. 나한전 은 부처님의 16제자가 모셔져 있으며 사업성취,대학입시 기도 등의 가리를 받는다. 극락전에는 부처님의 열반상이 모셔져 있으며, 천불지장 보살이 장엄을 이룬다. 그리고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내생의 업장 소멸과 부처님의 평안을 느낀다고 한다.

사천왕상은 특이하게 청동의 부조 형식을 빌리고 있다.
▲ 장안사 사천왕상은 특이하게 청동의 부조 형식을 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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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도 경내의 3층석탑 은 부처님의 진신사리 7과가 모셔져 있으며, 가을철에는 청단풍과 홍단풍이 생과사의 경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 계단을 내려가다보면 '포대화상' 이 놓여 있는데 아이를 못낳는 사람들이 배를 만지면 다산한다하여 많은 관광객이 만져 배가 까맣게 손때가 묻어 있다.

나도 사촌누이처럼 절실한 새해 소원 하나 두 손을 모아 빌어본다. "건강과 평안을 주십시오."라고... 일주문을 나와 앞산을 올려다 본다. 장안사를 품은 불광산은 산문 앞에서 올려다 보면, 그 산의 끝자락의 바위의 형상이 삼존불을 연상케 한다. 곧 봄이 오면 이곳의 사찰입구의 벗꽃가로수는 정말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장관일 것이다.

축원
▲ 새해 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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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은 이산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가족들과 만나 함께 벚꽃이 만발한 이 길을 소원처럼 걸어보리라 다짐한다. 작지만 행복한 한해의 건강을 빌면서… .정말 장안사는 봄만 아니라 사계절이 금강산 구경처럼 아름답다. 주위의 계곡은 봄은 봄대로 좋고 가을은 가을이라서 겨울은 겨울이라서 좋다. 그러나 사계 중 가을 단풍은 금강산 단풍처럼 화려하지 않는 은은해서 불타는 듯이 아름다운 단풍이다. 어쩜 달마대사가 이곳에 온 이유는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구경보다 은은한 노을바다 같은 단풍 때문도 아닌, 파도소리 같이 부서지는 겨울에도 다정한 속삭임처럼 댓잎 사근거리는 소리 때문은 아닐까 싶다.


태그:#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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