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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끝에 매달린 붉은 열매처럼 단풍이 내장사 한 귀퉁이에 드리워져 있다.
 처마끝에 매달린 붉은 열매처럼 단풍이 내장사 한 귀퉁이에 드리워져 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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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갑니다. 그만큼 산에는 볼거리가 많아집니다. 특히 단풍으로 유명한 산이나 계곡은 더 늦기 전에 단풍을 구경하려는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의 단풍 색깔과 조화를 이루는 옷을 입어주는 센스도 발휘됩니다.

설악산은 벌써 단풍이 지나갔다는데 남쪽은 이제야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내장산 단풍은 그 규모나 모양, 그리고 색깔에서 단연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10월을 보내는 마지막 목요일(30일)에 내장산을 찾았습니다. 마침 입구에는 '국화테마파크'를 꾸며놓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고, 양쪽으로 늘어선 식당들과 기념품가게들이 이곳의 명성을 실감나게 합니다.

주차장 입구부터 내장산까지 약 5킬로미터의 거리에 단풍나무들이 양쪽으로 팔을 벌리고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우화정'이라는 작은 연못입니다. 아침햇살을 받은 물안개와 단풍의 붉은 잎사귀가 매혹적인 조화를 이루고, 이 장관을 놓치지 않으려고 셔터를 누르는 손길도 분주해집니다.

차량을 통제하는 직원들은 무료셔틀버스로 안내하고, 아침인데도 일찍부터 구경나온 관광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정류소에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무료셔틀버스 외에도 순환미니열차도 있고, 내장산 꼭대기까지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도 있어서 부지런하기만 하면 내장산 구석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네요.

무료셔틀버스는 내장산에 있는 내장사 입구에 내려주고 돌아가는데, 내장사 입구에서 108그루의 단풍나무 터널을 따라 들어가면 사찰연못과 넓은 마당, 그리고 스님의 염불소리가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어! 내장산 단풍들이 왜 이래"

아이가 주먹을 쥐고있는 것처럼 말라가는 단풍잎
 아이가 주먹을 쥐고있는 것처럼 말라가는 단풍잎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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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데 함께 동승했던 관광객 중에 아주머니 한 분이 말씀하십니다.

"내장산 단풍이 예년 같지 않네? 벌써 시들어 버리고, 어떤 건 아직 물도 안 들고…."

내장산이 처음인 필자 눈에는 잘 모르지만 해마다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올해 내장산 단풍은 조금 달라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던 케이블카 안내원이 대답을 해 주네요.

"올해 유난히 비가 많이 안 와서 그럴 겁니다."

그랬군요. 심한 가뭄 때문에 낙엽이 빨리 떨어지기도 하고, 아직 덜 핀 것들도 제 빛깔을 내기가 힘들다고 하는군요. 그 말을 듣고 다시 보니 단풍 색깔과 모양이 작년에 갔던 산청의 어느 마을에서 봤던 진붉은 화려한 색깔은 아니더군요. 또 활짝 펴진 잎들 사이사이에 아이가 주먹을 쥐고 있는 것 같이 시들어가는 것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혹시 설악산이나 지리산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도 사계절이 점점 사라져 간다는데, 앞으로 우리 자손들은 제대로 된 단풍의 절경조차 구경하지 못하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는군요.

그래도 아직은 내장산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단풍은 멋이 있습니다. 못 찍은 사진이지만 함께 올려봅니다. 감상하시고, 무엇보다 직접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붉은 단풍이 내장산을 뒤덮고있다. 내장사 입구를 뒤덮은 단풍잎.
 붉은 단풍이 내장산을 뒤덮고있다. 내장사 입구를 뒤덮은 단풍잎.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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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화정'과 주변의 단풍나무들.
 내장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화정'과 주변의 단풍나무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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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정연못은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단풍의 조화가 멋지다. 그러나 한 발 늦었다.
 우화정연못은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단풍의 조화가 멋지다. 그러나 한 발 늦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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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물들지 않은 단풍들이 노란 잎새와 조화를 이루면서 한 폭의 그림이된다.
 아직 물들지 않은 단풍들이 노란 잎새와 조화를 이루면서 한 폭의 그림이된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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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떨어진 밴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노부부의 모습. 이들의 동행을 낙엽들이 함께하고 있고, 이 부부는 낙엽처럼 함께 삶의 종착역을 향해 가겠지.
 낙엽이 떨어진 밴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노부부의 모습. 이들의 동행을 낙엽들이 함께하고 있고, 이 부부는 낙엽처럼 함께 삶의 종착역을 향해 가겠지.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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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입구 저수지에 떨어진 낙엽들은 또하나의 그림이다.
 내장사 입구 저수지에 떨어진 낙엽들은 또하나의 그림이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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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을 따라다니는 사진가들. 이들 덕분에 우리는 더 아름다운 단풍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단풍을 따라다니는 사진가들. 이들 덕분에 우리는 더 아름다운 단풍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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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내장산, #내장사, #단풍, #낙엽, #우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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