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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8·15 사면에 비리를 저지른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자, 비판이 거세다.

 

경제계는 대기업 총수 등의 사면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8일 오후 청와대와 법무부에 '경제인 대사면 건의안'을 제출했다. 사면 요청 대상에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는 "명단을 공개할 수 없지만 모두가 예상하는 분들을 포함해 106명에 대한 사면을 청원했다"며 "이번 8·15는 건국 60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고, 최근 경제가 어려우니 기업인을 사면해서 고용창출·투자유치 등의 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이어 "기업인들이 저지른 분식회계·비자금 조성 등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그 당시에는 사회 수준이나 관행상 어쩔 수 없었다, 기업인들만 잘못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면을 통해 기업인들이 굴레를 벗고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분식회계·비자금 조성, 관행상 어쩔 수 없었다"

 

청와대는 이미 8·15 사면에 경제인들을 대거 포함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6·4 사면 당시, 경제인들이 포함되지 않은 터라 이번 8·15사면엔 많은 경제인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면 대상자 명단은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쳐 12~13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사면은 사면 때마다 반복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을 또 다시 낳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는 "항상 국민통합의 이름으로 사면을 하지만, 사실 경제인·정치인 사면은 '기득권층은 언제든지 죄가 없어질 수 있다'고 인식돼 국민 갈등과 위화감 조성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는 형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인이 8·15 사면 대상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자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면 대상자에는 SK글로벌의 1조5천억원대 분식회계 파문을 일으킨 뒤 지난 5월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손길승 전 회장 그리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 지난 6월 집행유예가 확정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기업인들이 처벌받은 범죄의 종류를 보면 결코 특별 사면 대상에 포함돼선 안 된다"며 "특히 형이 확정된 지 1년이 안 된 사람은 더욱 안 된다, 징벌적인 처벌의 효과와 범죄에 대한 예방 효과가 사실상 상실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면심사위원회는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번 8·15 사면은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투명성·공정성 논란으로 불거진 전망이다. 사면심사위는 대통령의 무분별한 사면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사면법을 50여년만에 개정해 설치됐다.

 

하지만 ▲사면심사위 위원장이 법무부장관인 점 ▲9명의 위원 중 5명이 법무부·대검찰청 소속인 점 ▲민간 위원의 신분이 비공개인 점 등의 이유로 그 공정성과 투명성을 끊임없이 의심받아왔다.

 

민생 사범을 대상으로 한 지난 6·4 사면 때는 공정성·투명성 논란을 비켜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8·15 사면에는 논란이 큰 경제인과 정치인이 포함될 것으로 보여 사면 대상자 범위에 따라 사면심사위에 대한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7일 서울행정법원에 법무부를 상대로 사면심사위 위원의 명단과 약력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3일 법무부는 "위원의 생명·신체·재산 보호에 지장을 초래하고, 사생활 침해·공정한 업무 수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소장에서 "사면법 개정 취지를 실현하고, 사면심사위원의 책임성 강화와 밀실 심사 방지를 위해서는 사면심사위 구성 및 임명절차의 투명성 확보가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사면, #특별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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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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