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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때 대한민국 국민의 선택은 어리석었다. 한 번의 실수가 이렇게 큰 일로 번지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지금 국민은 그 어리석음과 실수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음 섞인 웃음 소리. 그 웃음 소리를 생각하면 괴로움에 몸이 절로 비틀어진다.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이 나라 국토를 몇 년 째 순례하고 있는 도법 스님 일행이 내건 슬로건이다. 미친소 먹고 죽으라는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저항은 평화였고, 스스로 평화가 되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촛불이었고, 촛불은 평화로운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았다.

 

전국 곳곳에 평화의 촛불이 가득하지만 불행하게도 지금의 대한민국은 전혀 평화롭지 못하다. 이명박 정부는 평화의 촛불을 끄기 위해 공권력을 행사했다. 간 밤에도 수많은 촛불이 경찰의 폭력에 의해 넘어지고 쓰러졌다. 물대포를 맞아 눈이 멀고 실신을 했다.

 

물대포는 살상무기와 다름 없다. 정면으로 맞으면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라도 허리가 꺾일 정도로 가공할 힘을 가졌다. 그런 물대포가 곱기만한 여학생의 얼굴로 날아 들었다. 살의가 없으면 행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폭력 정권'을 넘어 '살인 정권'이 된 것이다.

 

물대포 뿐인가. 경찰은 촛불을 향해 방패를 날렸고, 촛불 든 국민을 향해 곤봉을 휘둘렀다.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촛불들은 피를 흘리며 경찰에게 끌려갔다. 진압 현장에서 경찰은 당당했으며, 국토를 강제 점령한 정복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한 간밤의 진압 작전. 그 현장은 1980년 5월 광주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태러나 요인 납치 등의 중대한 사태가 생길 때나 투입할 수 있는 경찰특공대. 그들은 평화를 요구하는 대한민국 촛불을 테러 집단으로 보고 마음껏 폭력을 행사했다.

 

입만 열면 '국민 섬긴다'던 대통령, 그 말 또한 '사기'에 불과해

 

입만 열면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대통령. 그는 국민을 섬긴다는 일에 있어 또 사기를 쳤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그는 어느 한 순간도 국민을 섬기지 않았다. 섬기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을 섬기기 보다는 숱한 일로 국민을 괴롭혔고, 어느 순간부터는 정복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러했다. 지난 100여일 동안 그는 대통령이 아니라 정복자처럼 국민 위에 군림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종합해보면 그는 박정희보다, 전두환보다 악랄했다. 적어도 그들은 인권을 탄압했지만 국민에게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 적어도 그들은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았다. 그렇기에 국민의 입을 막았고, 바른 소리 하는 국민을 잡아들이고, 죽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두려워 하거나 무서워 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권력을 악용한 사례를 보면 이승만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4·19혁명을 부른 이승만. 미국을 등에 업고 독재를 일삼은 이승만. 역시 대한민국 국민보다 미국과 미국의 축산업자를 섬기는 이명박 대통령도 이승만과 결코 다르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변덕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은 미덥지만 '잘 살게 해주겠다'는 그 거짓말을 믿었을 뿐이다. 순수한 국민을 속인 것은 대통령이다. 이런 국민을 향해 속은 사람들이 '죄인'이라 하지 마라. 설령 그 죄가 있더라도 국민들은 지난 100여일 동안 충분히 당했으니 더 이상의 죄 값을 요구하지 마라.

 

잘 크는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고 했다. 지난 100여일 동안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떡잎을 순수한 모습으로 지켜보았다. 그러나 그 떡잎은 실망스러운 것이었고, 국민의 눈살만 지푸리게 만들었다. 참다 못한 국민들이 그 떡잎을 꺾기 위해 나섰다. 더 지켜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는 용단 내려라

 

지난 한 달간 국민들은 더 이상 어리석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먹고 살게 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한 표 던진 일을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리하여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끌어 내려야 겠다며 거리로 나섰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 이명박 정부의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그런 정도로 분노한 민심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 민심을 폭발 시킨 사람이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결자해지라 했다.

 

대한민국의 피돌기를 멈추게 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게 선물한 선물 보따리이다. 그 보따리를 만든 사람이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엉뚱한 사람들의 목을 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추진하는 정책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일만이 이승만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그나마 박수 받으며 청와대를 무탈하게 걸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대통령이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고 국민에게 사기친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지금의 이명박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보호 받을 가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간 밤 국민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그것을 대변한다.

 

경찰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편에 서야 무너진 신뢰 찾는다

 

그런 이명박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은 이쯤에서 자신이 설 자리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과연 진정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쪽이 국민인지 대통령인지 판단하여야 한다.

 

경찰 또한 국민이기에 경찰은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 그러함에도 경찰은 대통령의 편에 서서 평화를 바라는 국민에게 살인 무기를 들이댔다. 경찰 스스로 국민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다면, 후일의 역사는 2008년의 경찰을 '이명박을 위한 충견'으로 기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말, 명심하라. 

 


태그:#이명박독재, #대통령하야,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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