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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특검 수사관들이 14일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특검 수사관들이 14일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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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웅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팀은 14일 오전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 승지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의 핵심임원인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 7인의 자택과 별장에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성은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자택이었던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논평했다. '사업보국' 이념으로 이름까지도 '승지원'이라 붙인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연실색했다.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삼성 창립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특검은 검찰 특별감찰 수사본부(특본)가 지난해 11월 30일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한 뒤로 45일 만에 첫 번째 압수수색 대상으로 이건희 회장과 그룹 핵심인사들의 개인 거처를 꼽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의 추측이 난무한다. 

특검팀 "압수품목 특별한 내용 말할 수 없다"

 삼성특검 수사관들이 14일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나오고 있다.
 삼성특검 수사관들이 14일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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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특검은 김용철 변호사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리의 핵심고리라고 밝힌 8인의 개인공간을 모두 압수수색했다. 통상 기업수사에서 시작하는 '서류더미 박스떼기' 압수수색과 차원이 달랐다.

특검 소속 검사와 특별수사관들이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핵심 관계자들의 집무실과 자택, 별장에서 들고나온 물품은 간단했다. 노트북과 플라스틱 가방, 서류뭉치 등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아니었다.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은 4시간, 8곳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이 투여됐던 전용배 삼성전자 상무의 자택 압수수색도 6시간 30분이 전부였다.  

삼성비자금 의혹 특검팀 소속 윤정석 특검보는 "14일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됐던 특검의 압수수색은 오후 3시 전용배 삼성전자 상무의 자택을 끝으로 모두 종료됐다"며 "서울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 승지원을 비롯 이학수 부회장의 서울 도곡동 주거지 등 자택과 별장 등 현장에 나갔던 수사진들이 모두 복귀했다"고 밝혔다.    

압수품목에 대해 윤 특검보는 "특별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며 "서류나 컴퓨터 파일이 담긴 CD 등이 압수됐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검찰의 일반적인 기업수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박스'로 서류를 압수하는 진풍경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특검의 압수수색 상황을 지켜보던 현장기자들은 이날 정오를 기해 특검 소속 검사와 특별수사관 6명이 ▲노트북 가방 2개 ▲검은색 플라스틱 가방 1개(일상용품에 해당) ▲서류뭉치 4개 등을 들고 나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선 오전 11시 35분경에는 특검 소속 검사와 특별수사관으로 보이는 7~8명의 남자들이 빈손으로 승지원을 나섰으며, 10분 뒤에는 2명의 수사팀 관계자가 탄 회색 승합차가 한남동을 빠져나갔다고 전달했다.  

사실상 검찰 특본이 삼성증권 압수수색을 통해 영화 3000편 분량의 물량을 압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의 압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특검이 사상 최초로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치긴 했지만, 사실상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오전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오전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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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이건희 집무실 압수수색 상징적... 휴지조각 하나 안 나올 것"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14일 오후 논평을 내고 "조준웅 특검팀도 삼성그룹에 시간을 벌어주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것인가"라고 묻고 "압수수색 이외에도 이건희 회장 일가와 주요 핵심 임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서 이들은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 승지원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검찰이 초동 수사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증거 확보에 나서지 않은 직무유기를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도 "최초로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상징적 의미는 있"으나, "휴지조각 하나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29일 김용철 변호사가 첫 번째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한 지 벌써 75일이 지났는데 '관리의 삼성'인 삼성그룹이 자택이나 집무실에 비자금 관리와 경영권 불법승계, 불법로비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서류나 컴퓨터 CD를 보관하고 있을 리 만무하다고 진단했다.

박승용 방송대 교수도 "핵심자료가 집에 있겠냐"며 "형식적인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까지도 특검이 압수수색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사실상 단서가 되는 물증은 찾지 못했다는 방식으로 면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검찰 특본과 특검이 상징적 의미 대신 '수사의 실리'를 찾는다면 지난해 11월 김용철 변호사가 지적한 대로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7층 재무팀 관재파트 담당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야 한다"며 "비자금 조성과 관계된 회사의 핵심 장소는 수사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남의 집에만 돌아다닌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오전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자 승지원 입구에 한데 몰린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오전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자 승지원 입구에 한데 몰린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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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용 교수 "100군데 압수수색해도 성과 없으면 무용지물"

특검 수사팀이 수사대상 핵심 관계자들의 가정을 직접 압수수색한 것은 사무실 자료를 집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조치이겠지만, 정작 핵심적인 수사대상 장소는 가보지 않은 채 외곽만 다니면서 변죽만 울리는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도리어 묻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박 교수는 "특검이 어디를 압수수색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자료를 찾아냈느냐가 핵심 아니겠냐"며 "100군데를 압수수색해도 성과가 없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삼성 의혹을 제기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14일 특검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삼성 의혹을 제기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14일 특검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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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정반대로 김용철 변호사는 14일 저녁 6시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압수한 물품이 많다고 해서 수사의 단서가 많고 압수물품이 적다고 해서 압수수색의 성과가 없었다고 보는 것은 문제"라며 "압수품목의 많고적음이 압수수색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의 성과는 양으로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어 "종이 한 장만 발견했다해도 수사에 상당한 진척을 이루는 단서가 될 때가 있다"며 "양이 많은 게 꼭 다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특검의 압수수색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이미 삼성그룹에서 조치할 것들은 다 해놨을 텐데 얼마나 압수수색의 큰 성과를 거뒀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출근해 오후 6시 40분이 넘도록 특검의 참고인 조사에 임하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직원은 14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이미 1개월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직원 10여명이 1팀을 이뤄 각 계열사별로 다니면서 모든 문서를 삭제했다"며 "문서를 거의 다 버려 회사에 문서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7층 재무팀 관재파트 담당임원 사무실 내부에 벽으로 위장된 '비밀금고'가 있는데, 이곳에는 현금과 상품권 등 비자금 뿐 아니라 로비명단 등 서류까지 쌓여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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