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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직-."

이 소리에 모두가 문제의 지점에 시선이 집중이 되었다. 유리창이었다. 다행이 쨍그랑 깨지지는 않았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유리창에 선탠지를 발라놓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산산조각이 나버렸다면 어린이에게 상처를 입혔을 것이 분명하였다. 선탠지 덕분에 유리는 갈라진 채로 남아 있어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괜찮니?"

어린이가 다쳤을까봐 걱정이 앞서 물었다. 놀란 표정이 역력하였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다. 왜 그렇지 않았겠는가. 유리창을 부셔버렸으니, 여러 생각이 겹쳤을 것이다. 우선 깨진 유리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을 것이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을 것이 걱정되었을 것이다. 다행이 어린이는 다친 곳이 없었다.

 

여름 방학 중에 방과 후 교실을 리모델링하였다. 바닥은 부드러운 재료로 새로 깔았고 각종 시설들을 완비하였다. 냉온풍기를 비롯하여 냉장고 등 다양한 시설을 완비하였다. 유리창 옆에는 방과 후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소파도 마련하였다. 편리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암이었다. 그런데 그곳 위에 올라가 뛴 것이다.

 

방과 후 활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리듬 합주를 공부하기 전에 쉬는 시간이었다. 어린이는 넘치는 활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방방 뛰고 있었다. 흥이란 힘을 가지고 있다. 신바람이 한번 일어나면 가속도가 붙는다. 소파의 탄력으로 튕겨지는 힘이 커지니, 신이 난 것이다. 그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발차기를 한 것이다.

 

"얏!"


기합 소리와 함께 발이 유리창을 그대로 가격한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지만 가속도가 붙은 발차기의 힘은 대단하였다. 동시에 유리창이 부서져버린 것이다. 어린이의 눈동자가 동그래졌고, 주변에서 함께 놀고 있던 어린이들의 마음도 조마조마해졌다. 사태를 수습할 수 없게 되니, 선생님에게 하소연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창이 깨졌어요."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굴에는 겁먹은 표정이 역력하였다. 그렇다고 하여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결과이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반성하고 다시는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인 지도 방법이었다.

 

"어쩌다 유리를 깼을까?"
"실수에요."
"소파에 올라가서 뛴 것도, 발차기를 한 것도 실수니?"
"저만 뛴 것이 아니에요, 다른 친구들도 다 뛰었어요."

 

어린이가 잘못한 것은 실내에서 뛰었다는 점과 학교 물건을 파손하였다는 점이다. 쉬는 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라 학습을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핑계를 앞세워 변명하는데 급급하고 있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벌어진 상황에 놀라서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없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실수로 그렇게 되었다고 우기고 있는 어린이를 보면서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수도 결국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네 말대로 실수라고 하자. 그래도 너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야.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 착한 어린이란다."

 

교실에서 뛴 것이 잘못한 일이고 그로 인해 유리창을 깬 것은 분명하니, 그것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나무가 오랜 세월을 지키며 자랄 수 있는 것이 모두가 책임을 다하였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때야 어린이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모두 제 책임입니다."

유리창 깬 것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초록빛을 잃지 않고 자라고 있는 커다란 나무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린이가 바르게 자라서 나라의 동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알게 되면,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태그:#실수, #잘못, #동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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