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조시 해밀턴은 올 시즌 64경기에 출장해 .279의 타율과 14홈런, 30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신시네티 레즈의 외야수다.

눈에 띄게 특출난 성적을 거둔 것도 아닐 뿐더러 현재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지만 해밀턴은 올 시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선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현재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열정으로 방황을 이겨낸 조시 해밀턴
ⓒ 신시내티 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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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를 한 신인이지만 사실 해밀턴은 199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에 전체 1순위로 지명을 받고 입단을 했던 야구 천재였다.

하지만 2000년 루키리그(프린스턴)에서 56게임 동안 무려 82개의 안타와 10개의 홈런, 1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던 해밀턴이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까지는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젊은 천재의 발목을 붙잡은 건 도박과 알코올 그리고 마약이었다.

해밀턴은 사랑했던 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젊은 날에 이룬 성공은 그의 자제력을 무너뜨렸다. 해밀턴은 도박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고 마약까지 손을 데면서 급격하게 무너져 내렸다. 신이 내린 그의 야구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 한 채로….

결국 해밀턴은 2003년, '마약 상습 복용' 혐의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을 당했다. 더 이상 해밀턴은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야구계에서 추방을 당했지만 해밀턴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야구였다. 해밀턴은 야구를 하지 못하는 괴로움이 마약으로 얻는 쾌락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해밀턴은 방탕한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미칠 듯이 훈련에 열중했다. 그렇게 4년의 세월이 지났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에 대한 열의를 보이는 해밀턴에게 복권의 기회를 줬고, 그는 다시 꿈에 그리던 야구 판으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그리고 2007년 '룰5 드래프트(계약 후 5년 안에 메이저리그 45인 로스터에 못 올라간 선수를 다른 팀이 지명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템파베이에서 시카고 컵스로, 다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된 해밀턴은 스프링 캠프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당당히 개막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것이다.

지난 4년간 그 어떤 공식경기도 뛰지 못한 해밀턴이 올 시즌 거두고 있는 .279의 타율과 14홈런, 30타점 성적은 기적과도 같은 것이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해밀턴이 쏘아올린 14개의 홈런이 아니다.

다시 야구 판으로 돌아오기 위해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해밀턴이 이겨냈기 때문이다. 마약이라는 악마의 유혹을 이겨낸 것이 해밀턴이 가지고 있는 야구를 향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해밀턴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김진우, 열정을 가지고 돌아와라

 무단 이탈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진우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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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KIA 타이거즈의 투수 김진우가 무단이탈을 하고 잠적을 했다는 보도가 야구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제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단을 한 김진우가 복잡한 사생활과 술로 인해 결국 부상 이후 재활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겨우 만 24살의 나이에 야구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는 소식은 안타깝기만 하다.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고 무너진 것은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가 가진 재능이 너무나 아깝기에 사람들은 김진우가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87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팔과 다리의 뼈가 산산 조각나버려 선수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정상인의 삶을 살기도 버거웠던 투수 김건우가 방망이를 들고서라도 기어코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든 것은 열정이었다. 지연규를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공을 던지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젊고 싱싱한 어깨를 가진 김진우는 이들에 비해 얼마나 행복한 선수인가. 김진우가 방황을 접고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열정을 가지고 마운드에 서기를 바란다.

김진우 조시 해밀턴 김건우 지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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