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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창남
올 한해 만화계는 웹툰의 인기와 학습만화, 기존 출판 만화를 뷰어를 통해 보는 온라인 만화 시장이 활성화 됐다.

그동안 만화는 학습만화 시장과 일부 웹툰을 제외하면 창작물을 받아주는 창구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단행본 시장은 총판 유통과 불법 스캔만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만화콘텐츠 저작권침해신고센터와 만화계의 단속으로 불법 스캔만화는 예전보다 주춤하고는 있다지만 그 폐해는 여전히 심각하다.

@BRI@인터넷 포털 '다음'이 온라인 전용 만화잡지를 창간했고, 국내 메이저 만화 출판사에서 나오던 종이 잡지도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온라인 전용으로 창간하고 있다. 이제는 시장 주체들 스스로도 온라인을 대안으로 여기는 추세다.

그럼 2006년 만화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크게는 만화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고, 5·18을 다룬 만화, 영화 주간지의 만화잡지 창간, 온라인 창작만화 사이트 '코믹타운' 개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영화화 한 <타짜>는 18세 관람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전국관객 600만 명이 넘는 성공을 거뒀다. 18세 관람가 영화로는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 이어 역대 흥행 2위의 성적이다. 영화 관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작가가 바로 허영만이다. <식객>과 <각시탈>도 영화화가 진행된다니 '허영만의 힘'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는 강풀 원작의 <아파트>, B급달궁 원작의 <다세포 소녀>가 있었지만 흥행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일본 만화가 원작인 <미녀는 괴로워>가 최근 개봉되어 관객동원에 성공하고 있다니 앞으로도 만화 원작 영화화가 계속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스타 만화가인 강풀의 5·18을 배경으로 한 <26년>이 화제였다. 쉽지 않은 주제인데도 강풀만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대단했고, 광주민중항쟁을 다시 관심 받게 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다. 한편 단행본에서 잔뼈가 굵은 박인권의 '대물 시리즈'가 성인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모 스포츠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는 <대물>은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성인 독자의 발걸음을 잡게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기존 작가들이 파이가 커지고 있는 웹툰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을까 예상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만화작가창작활성화 사업으로 국산 만화만을 연재하는 신규 만화잡지를 창간한다고 했는데 선정된 업체가 바로 <씨네21>이다. 편집장은 <윙크>, <영점프> 등의 편집장과 '애니북스' 팀장을 역임했던 전재상씨로 결정됐고, 포맷은 격주간지 성인만화잡지로 가격은 2500원 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영화잡지로 경험이 풍부한 씨네21이 만화잡지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이 만화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2007년을 기대해본다.

코믹타운(http://comictown.co.kr)은 한국만화가협회와 우리만화연대가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공동으로 제작했다. 작가들이 직접 만화 연재와 유통 창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시작한 코믹타운은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창작 공간이 넓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코믹타운은 최근 세 번째 공모전과 다양한 제휴사를 통해 작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씨네21'에서 발행할 만화 잡지도 온라인에 싣게 되며 무가지와의 제휴로 공모전 규모와 오프라인 연재 창구를 늘리기도 했다. 문제라고 한다면 국가 지원 사업으로 재정이 꾸려지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헤쳐 나갈지 나올지 관심이 모여진다.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일본 주간 잡지인 <코믹 번치>의 온라인 제공을 시작했다. 모든 내용이 일본 만화로만 채워진 직수입 만화잡지는 비록 온라인이라고는 하지만 국내 최초다. 일본이 과연 국내에 만화를 직배할지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

반디출판사 김문환 대표가 11월 22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편집자 중 한 명이었던 고인은 20여 년간을 만화편집자로 활동하며 많은 히트작을 기획했다.

일본 최대 신고서점 체인 업체 '북오프(BOOK-OFF)'가 지난 3월 31일 서울역 앞에 1호점을 내며 한국 진출의 신호탄을 올렸고, 랜덤하우스중앙이 '랜덤하우스코리아'로 새롭게 출범했다. 랜덤하우스아시아는 랜덤하우스중앙에서 중앙일보가 갖고 있던 지분 50%를 인수해 독자법인을 출범시켰는데, 랜덤하우스코리아에는 만화를 출판하는 '북박스'가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타계한 호랑이 만화가 고 안수길의 1주기를 맞아 그의 유일한 장편인 <호이>(바다출판사)가 출간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죽은 지금은 이런 그림을 그릴 작가가 없다는 것이다.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전문적인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위한 지원책도 강구해서 그림의 맥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란다.

2006년 만화계는 2005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만화의 강세가 지속됐고, 원로작가와 신진작가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해이기도 했다. 늘 지적되어 온 것이지만 다양한 작품들만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독자의 입맛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2007년엔 만화계가 한껏 풍성해져 '올해만 같아라' 라는 말이 나오는 한해가 되기를.

덧붙이는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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