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를 일으킨 안양서포터즈의 홈페이지 화면
안양LG 축구단의 서포터스인 안양레드치타스가 대구FC 프로축구팀을 '불전동차'로 묘사해 물의를 빚으며 대구 시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대구 비하 발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가 최종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대구 서포터즈연합 홈페이지(www.daegufcsupporters.co.kr)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경 대구 서포터즈 산하 각 클럽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책위는 오는 20일까지 온·오프라인 상의 공개 사과(운영진 및 관련자 전원 분향소 참배, 공개 사과문 발표)를 대구시민이 아닌 전 국민을 상대로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안양서포터즈 운영진을 비롯 홈페이지 관리자와 인터넷상에 비하하는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관련자의 전원 사퇴 및 영구 제명도 함께 요구했다. 이와함께 서포터즈의 단위 클럽인 대전·충청모임인 '화랑도'가 별도 요구사항으로 오는 8월 10일 대구에서 열리는 안양과의 경기시 경기장에서 공개 사과, 경기장 사과방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20일까지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시 향후 대책으로 대구 서포터즈의 단위 클럽들이 개별행동에 나선다고 말하고 서울·경기모임인 'THE FEIM'의 경우 8월 10일 대구와 안양과의 경기시 경기장에서 실력행사를 벌인다고 말했다. 또한 '추진회'는 2차 항의 서한 재발송 및 요구조건 불이행에 따른 서명운동,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창단클럽'은 법적 대응, '일레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전단지 배포와 LG 상품에 대한 불매 서명운동 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책위원회 회의에는 대구FC의 각 단위 클럽들인 서울·경기 모임 'THE FEIM', '일레븐', '추진회', '창단클럽'뿐 아니라 프로야구인 삼성 라이온즈 팬클럽 '블루 블러드' 대구지부장까지 참여했다. 이밖에 단위 클럽들인 대구FC 써포터즈, 구미·김천 모임, 부산 모임, 대전·충청 모임 '화랑도' 등은 위임하였으며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측은 추후 인터넷상의 전동차 재협박에 관한 내용으로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원회는 이와같은 결정을 11일 오전 중 항의서한으로 안양LG 축구팀, 써포터스, 안양시청 및 각 언론 매체로 통보를 할 것이며 전단지를 12일에 대구 동성로와 축구장에서 배포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안양LG팀 서포터스인 안양 레드 치타스가 지난 6일 열린 안양LG와 대구FC의 경기를 예고하며 지하철 참사 때 불에 타던 전동차를 연상시키는 'vs 불전동차'라는 홈경기 공고문을 4일부터 3일간 홈페이지(www.anyangfc.com)에 띄우며 발생했다. 이에 네티즌의 항의가 폭주하며 안양 레드치타스 홈페이지가 마비되자 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와 대구·안양시청 홈페이지, 안양LG 축구 치타스홈페이지 등 인터넷 게시판까지 항의와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9일 안양운동장에 부착한 사죄 플래카드
ⓒ 대구서포터즈

물의가 일자 안양 레드 서포터즈(회장 김정현)는 '불전동차' 표현에 대해 "대구참사의 유가족들에게 정중히 사과 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인터넷을 통해 발표하고 지난 9일 안양운동장에서 열린 축구경기시 사과 플래카드를 부착한 바 있다. 그러나 대구FC 서포터즈인 '울트라스'측은 192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의 아픔을 '대구 불전동차'로 비꼬고 희화한 것은 양심 이하의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온라인 사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공개사과와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뿐 아니라 그동안 서포터즈들의 지나친 '자아 사랑'은 서포터즈간의 대결과 감정을 넘어 결국 국민적 정서를 건드리는 수준까지 도달하면서, 한 때 프로축구 발전을 위한 버팀목으로 대접받던 서포터즈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하는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 이제는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그러한 정신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와 함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에 올린 안양LG 서포터즈의 사과문]

안녕하십니까? 안양 RED Supporters Club의 회장 김정현입니다.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소수의 회원이 실수를 했다는 구차한 변명보다는 회장인 저와 운영진 그리고 실수와 경솔을 인지하지 못한 저희들의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특히나 대구의 유가족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점과 대구시민들의 분노를 일으킨 점에 대해선 머리숙여 정중한 사죄를 드립니다. 그리고 수요일 경기때 자숙하는 모습으로 분노한 모든 여러분들께 사죄의 뜻을 전하려 합니다. 아울러 사죄의 걸게도 함께 내걸어 저희들의 잘못을 인정하려합니다.

모든 잘못은 저희에게 있습니다.
오히려 저희들의 경솔한 행동으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안양시민 여러분들과 시장님과 시정 관계자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죄의 말씀도 올립니다.

앞으로 서포터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 안양을 비롯한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보다 성숙한 서포터로의 분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넓은 아량으로 저희들의 경솔한 행동을 용서해 주시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을 지켜봐 주십시오.

다시한번 저희들의 경솔하고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올리며, 삼가 고인 영령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안양 RED Supporters Club 회장 김정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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