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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취재/ 이한기 김종철 구영식 황방열 손병관 박수원 홍성식 이병한 공희정 최경준 김영균 이성규 김지은 유창재 권박효원 기자
- 사진/ 권우성 이종호 남소연 기자
- 편집/ 성낙선 김경년 배을선 김시연 김미선 기자
- 지역/ 윤성효 정민규(부산경남) 조호진(전남동부) 이주빈 강성관(광주) 심규상 이기동(대전충남) 이승욱(대구) 기자
- 총괄/ 오연호 정운현 김병기 기자


▲ '당선자 확실' 보도 이후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민주당사에 들어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부인 권양숙씨.
ⓒ 마이너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되기까지 / 강수연 PD

민주당사 앞은 축제중 / 김정훈 PD

대통령 당선 확정 후 연설 / 김정훈 PD

6시 출구조사, 엇갈린 명암 / 곽기환, 김용남 PD

[종합해설] 대한민국 '주류'가 교체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류'가 마침내 교체됐다. 12.19 선거혁명이 이를 이뤄냈다.

20대, 30대, 40대가 주류를 이룬 새로운 세대는 돈과 조직으로 얼룩진 이 땅의 선거문화에서 분명하고도 바람직한 '선거혁명'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들은 '개혁'을 원했다. 분단 50년 냉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21세기의 새로운 시대를 "우리가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이회창 상품'으로 열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이에 걸맞는 심판을 내렸다.

그들은 노무현이 비록 가끔, 아주 가끔 불안하기도 하지만 원칙과 소신을 지키왔으며, 남북통일시대의 평화노선을 지속시킬 수 있고, 심지어 '장사꾼' 정몽준에게 선거 마지막 순간 사기 당하고 문전박대 당해왔지만, 그 '바보'같은 노무현을 새시대의 지도자로 선택했다. (관련기사 <젊은표가 낡은 세대 물리쳤다, '이회창 상품'은 21세기에 안맞았다> 참조)

이번 선거는 정치권력에 이어 언론권력을 교체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그동안 한국언론계의 주류를 자처해온 보수적 종이신문 '조중동'이 독점하고 있던 언론권력을 시민의 품으로 안겨줬다. 즉 전통적 언론권력은 마침내 네티즌과 인터넷 시민기자의 손으로 이양됐다. 조중동은 선거 막바지 한나라당이 폭로한 '도청의혹사건'을 수 개 면에 걸쳐 도배질했지만 유권자들은 이를 외면했다. 민심은 그들을 향해 "니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아직까지 이짓하니?" 하며 되레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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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권력 ' 교체되다 인터넷과 네티즌이 ' 조중동 ' 이겼다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들에게 정치냉소주의를 극복하고 '혁명적 낙관주의'를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대한민국 자산'을 생산해낸 셈이다. 즉 "우리가 나서면 된다"는 자신에 찬 생활낙관주의, "우리는 분단 50년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는 통일낙관주의, "미국이 막판에 북한선박을 나포하든, 북한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중심을 잡고 우리의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외교낙관주의. 그것은 세계로 수출해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도 도저히 생산해낼 수 없는 '대한민국 젊은 세대'가 만들어낸 '세계적 특허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미국 변수로부터 자유로운 노무현 당선자는 돈과 조직이 아닌, 인터넷을 활용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은 어쩌면 김대중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대중 정권의 흔들림없는 햇볕정책이 있었기에 이번 대선전에서 북한-미국 변수는 조중동의 부풀리기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또 김대중 정권이 기반을 닦아놓은 정보화인프라는 노무현 후보의 선거운동에서 최대의 원군이 된 셈이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탄생했음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두 아들 구속을 계기로 추락하고, '김심'(김대중 대통령 마음)과 동교동계의 '오락가락', 그리고 '후단협 일당'의 도전을 받고 후보 직위를 박탈당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네티즌과 젊은세대들의 성원으로 노무현은 다시 기사회생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네티즌과 젊은세대들은 김대중 정권이 만들어낸 햇볕정책 지속과 인터넷 인프라에 의해 역량을 키워온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와 독재정권을 거쳐 이 땅의 실세로 행세해온 '구세대 주류'는 '상고출신 대통령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것이다. 이제 지역과 학력, 계층간의 갈등을 토대로 군림해온 '껍데기 주류'는 사라져야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그에 걸맞는 새로운 주류를 갈망하고 있다. 이제 건강한 상식과 원칙에 기초한, 반듯한 개인과 집단이 '새시대의 주류'로 등장할 것이다.


▲ 노사모 회원들이 "노무현 당선 확실" 자막이 뜨자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19신: 밤 11시 50분>
"아, 노무현 대통령 눈물난다!… 노무현은 행복한 정치인"
축제의 광화문, 시민들이 말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바란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동아일보> 전광판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 확실" 자막이 뜨자 노사모를 비롯한 노무현지지 시민들은 일제히 "노무현! 대통령!"을 외쳤다.

시민들은 "이제 노무현 후보가 아닌 대통령"이라며 노 후보의 당선을 자축했다. 일부 시민들은 "아, 눈물난다!""노, 짱∼!" 등을 외치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역전하는 순간 민주당 행정실 / 공희정 기자

민주당사 앞을 꽉메운 노사모 / 공희정 기자


▲ 김원웅 개혁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돼지저금통으로 만들어준 화환을 걸어주며 축하하고 있다.
ⓒ 마이너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개혁당 당사에서 '잔이 없으면 그냥이라도 마셔야 한다'며 샴페인을 병째 마시고 있다.
ⓒ 마이너

"좋은 대통령 되어 주십시오"
노무현-이회창 전화통화

밤 11시 5분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간에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다음은 대화내용.

이회창"축하드립니다. 좋은 대통령 되어 주십시오."
노무현"제가 먼저 전화해야 할 텐데 전화를 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저는 절반의 대통령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이 후보의 것입니다. 많은 도움 받고 싶습니다."
이회창" 아무리 절반이라고 해도 이제는 전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좋은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잘 해주십시오."
<오마이뉴스>는 광화문 동화 면세점 앞에서 노 후보의 당선에 감격스러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시민들은 "노무현은 정말 행복한 정치인"이라며 "처음처럼 끝까지 국민과 함께 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동화 면세점 앞 광장에서 들어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와 '노 당선자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이다.

◆ 이제균(39·회사원)
- "언론·군대 개혁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
- "끝까지 변치 말고 국민과 함께 하시길 바란다."

◆ 정덕군(43·공무원)
- "영·호남 갈린 것 가슴이 아프다. 지역통합에 헌신해달라. 남북관계 긴장완화도 시급한 문제이다. 평화통일의 초석을 마련해달라. 국민들이 정치인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
-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땅의 힘없고 소외받는 자들과 함께 기쁨 나누고 싶다."

◆ 이영순(42·직장인)
- "지금까지 소신껏 밀고 온 것 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변함없이 길 걸어달라. 우리 국민들이 뜨겁게 지지한 것 임기말까지 잊지 말아달라. 처음처럼 임기말까지 변치 말라."
- "눈물이 나도록 감동적이다. 정말 축하한다."

◆ 박기철(32·직장인)
- "공약 최대한 지켜달라. 그것이면 된다.
- "정말 고생이 많았다. 국민통합으로 정치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달라."

◆ 김동민(45·교사)
- "보수층·기득권으로 횡행으로 산적한 문제 해셜이 시급하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분열하지 않고 평등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몇몇 기득권 언론을 비롯한 사회 분열 세력 개혁해달라."

◆ 안향순(26·직장인)
- "공약 잘 지켜달라. 거짓말 하지 않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실망 시키지 말아달라."
- "고맙다. 그것 밖에 할 말이 없다."

◆ 안진희(26·직장인)
- "뒤끝없는 대통령이 돼 달라."
- "노, 짱이다. 진짜 진짜 축하한다."

◆ 서지영(29·직장인)
-"잘 하실 거라 믿는다. 5년 동안 다 이루진 못하겠지만 다음 세대 위해 기틀을 잘 다져달라."
-"노, 짱! 파이팅!"

◆ 윤수진(29·직장인)
- "젊은 정치·새로운 정치 해달라. 통일 이뤄달라."
- "사랑한다."

◆ 김상일(한신대 철학) 교수
- "노무현 후보의 당선의 의미는 우리 민족혁명이자 서민에 의한 민중혁명, 그리고 젊은이에 의한 청춘혁명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민족·민중·청년'은 결코 어울릴 수 없는 3박자, 즉 엇박자였다. 그러나 노무현 당선자는 이 3가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하나 간곡히 바라는 것은 미국앞에 비굴하지 않는 대통령이 돼 달라. 그런 의미에서 취임식에 넥타이가 아닌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어주길 바란다."

- "정말 그동안 천신만고, 고생 많았다. 그것에 위로의 말을 드린다. 노무현 당선자가 그동안 겪은 어려움은 이 나라 민중이 극우·보수세력으로부터 겪은 고통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그간의 울분을 이렇게 거리에서 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국민에게 한 약속 잊지 말고 지켜주길 바란다. 그래서 역대에 길이길이 남는 대통령이 돼 달라."

◆ 이성은(이화여대 초등교육, 한국열린교육학회장) 교수
- "소외된 사람, 없는 사람 대변하는 교육제도 이뤄주길, 그래서 학벌없는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또한 한국의 순수한 풀뿌리 교육인 열린교육을 실현시켜달라. 여성을 위해 여성이 전문성 펼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

- "진심으로 축하한다. 노 후보의 당선은 개인의 당선일 뿐 아니라 민족·민중·젊은 마음 가진 사람들의 승리다. 그동안 수고 정말 많으셨다. 이를 바탕으로 당당한 대통령이 돼 달라."

한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다녀간 여의도 민주당사 앞은 말 그대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밤 10시부터 모여든 2000여명의 노사모 회원과 개혁국민정당 당원들은 당사 앞마당은 노란색을 물들였다. 이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노무현을 외치대며 자축의 향연을 벌였으며 개혁당과 노사모 깃발을 흔들어대며 축제를 즐겼다.

일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 통단을 박힌 <한겨레> 펼쳐들며 환호성을 질렀으며 일부는 폭죽을 터뜨려 올리며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을 기념했다. 이들은 목이 터져라 '국민통합! 노무현짱!'을 외쳤고 이에 호응하는 듯 폭죽 소리도 계속됐다.

11시15분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떠난 자리에는 노사모 회원들의 '조선폐간!'이 크게 울려퍼졌으며 아리랑목동을 함께 불르며 축제를 즐겼다. 이어 명계남, 문성근씨는 확성기를 꺼내들어 힘있는 민주정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외치자 2000여명의 환호성이 여의도를 떠나보낼 듯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들의 발걸음은 새로운 축제의 장으로 옮겨졌다.

<17신: 밤12시>

"저를 반대하신 분들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 약속"
MBC, '노무현 대통령 당선 확정' 발표


노 당선자 개혁정당 방문, "도덕적 우위 중요"

민주당에서 '당선 인사'를 마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밤 11시20분 여의도 대하빌딩 4층 개혁국민정당을 찾아 당선 사례를 했다.

노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 수고하셨다"는 말로 인사를 시작해 개혁정당과의 연대를 과시했다. 아울러 노 당선자는 "지난 80년 아스팔트 세대들에게 '우리 끊어지지 말자'고 말하며 '우리가 주역이 되면 한국사회가 바뀔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말하며 "이제 6월 항쟁 세대들이 역사에 대한 주도권을 주장하고 나섰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또 "무엇보다 우리가 도덕적 우위를 가져야 한다"며 "성공하기 위해 자신을 가지고 함께 출발해 보자"고 전했다.

김원웅 개혁정당 의원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전에 개혁정당이 (노 당선자를 위한)검투사였으나 이제부터는 감시자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기 전의 노무현과 되고 난 후의 노무현이 일관된지 아닌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인사말을 마친 노 후보는 개혁정당 당원들과 노사모 회원들의 환호속에 11시50분경 당사를 떠났다. / 김영균 기자
밤11시 26분 MBC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확정을 최종 발표했다. 95% 개표를 보인 가운데 노무현 후보는 49%, 이회창 후보는 46.5%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노 후보가 1,150만여표를 얻은 가운데 표차는 57만 3천여표로 나타났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시된 밤 10시28분 민주당 2층 기자실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앞으로 저를 지지한 분들만의 대통령이 아닌, 저를 반대하신 분들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으로서 또 심부름꾼으로서 제 최선을 다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 민주당원, 민주당원 아닌 자신을 위해 애쓴 사람들에게 차례로 감사를 표한 노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저를 반대하신 많은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 당선자의 '대국민 메시지' 전문이다. 이날 회견은 약식 회견으로 일문일답은 없었다.

▲ 이회창후보가 19일 밤 당사 상황실에서 심경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마이너
"국민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의 당선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주신 우리 민주당의 당원 동지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민주당에 당원 동지 여러분외에 많은 분들이 저의 당선을 위해서 땀흘리고 노력해 주셨습니다. 개혁국민정당 당원동지 여러분들. 그리고 노사모 회원. 그밖에 많은 국민여러분. 정말 거듭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당선을 위해서 뛰어주시지 않으셨지만, 혹은 이번 선거에서 저를 반대하신 많은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저를 지지한 분들만의 대통령이 아닌, 저를 반대하신 분들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으로서, 또 심부름꾼으로서 제 최선을 다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을 드립니다.

아울러 저와 맞서서 열심히 노력하시고 애석하게 패배하신 우리 이회창 후보님께 노고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아울러 드립니다.

특히 이제 새로운 진보의 기치를 내걸고 열심히 뛰신 권영길 후보님, 선전하신데 대해 축하드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큰 발전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당을 달리하고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맞서서 치열하게 싸우신 많은 의원님들, 또 정치하시는 분들, 이제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도록 언제든지 대화를 제의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하겠습니다. 마음을 열고 항시 대화하면서 국민을 위해서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노 당선자는 여의도 부근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개표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권양숙 여사와 함께 민주당사를 찾았다. 그의 지위는 이미 '대통령 후보'에서 '대통령 당선자'로 바뀌어 있었다. 당사로 들어서는 그의 주위에는 수십명의 경호원이 배치됐다.

2층에서 회견을 마친 노 당선자는 4층 상황실에 올라가 모여있던 수백명의 당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찜통같은 상황실은 그야말로 함성의 도가니. 노 후보는 "저는 지금 그냥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여러분들과 악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옛날 초능력자라는 유리겔라가 한국에 와서 한 마지막 말이 '전 국민이 마음을 모아 통일을 염원하면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며 "저는 전 당원이 마음을 모아 기원했기 때문에 후보단일화에 이기도 대선에도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통령이 된 만큼 한발 한발 무겁게 옮기며 국민이 표출한 민심을 잘 살펴 가겠다"며 "5년 뒤에 웃으며 오늘 이야기를 잘 하고 다음 대통령에게도 기회도 주고싶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가 "하여튼 참 좋다"며 발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찬 당원들에게 "쉽지는 않겠지만 제가 최선을 다해 한분 한분 악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대철 선대위원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우리가 나가서 하십시다"고 말했고, 노 당선자가 있는 곳으로 의원들이 한명씩 다가가 악수를 했다. 노 후보는 서 있었고 다가가 악수를 한 의원들은 뒤로 돌아 밖으로 빠져나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다녀간 여의도 민주당사 앞은 말 그대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밤 10시부터 모여든 2000여명의 노사모 회원과 개혁국민정당 당원들은 당사 앞마당은 노란색을 물들였다. 이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노무현을 외치대며 자축의 향연을 벌였으며 개혁당과 노사모 깃발을 흔들어대며 축제를 즐겼다.

일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 통단을 박힌 <한겨레> 펼쳐들며 환호성을 질렀으며 일부는 폭죽을 터뜨려 올리며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을 기념했다. 이들은 목이 터져라 '국민통합! 노무현짱!'을 외쳤고 이에 호응하는 듯 폭죽 소리도 계속됐다.

11시15분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떠난 자리에는 노사모 회원들의 '조선폐간!'이 크게 울려퍼졌으며 아리랑목동을 함께 부르며 축제를 즐겼다. 이어 명계남, 문성근씨는 확성기를 꺼내들어 힘있는 민주정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외치자 2000여명의 환호성이 여의도를 떠나보낼 듯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들의 발걸음은 새로운 축제의 장으로 옮겨졌다.

노 당선자는 20일 새벽 6시30분 국립묘지를 참배한 후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 1층 대강당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16신:밤11시>

이회창 "국민 뜻 겸허히 수용하겠다" 밝혀
권영길 "개혁대통령에 걸맞는 대통령 돼달라"


"뼈를 깎는 자성으로 환골 탈태"
'盧 당선'전후 한나라 논평 이렇게 달랐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짤막한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 서 그는 "또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김대중 민주당 정권의 극심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패배한 만큼 뭐라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우리 당은 뼈를 깎는 자성을 바탕으로 환골탈태 거듭날 것이다.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약속드린 공약에 대해선 꼭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 '악전고투 선거전'의 와중에 발표한 논평은 이와 판이하다. 그는 노 후보가 '정몽준과의 공조를 유지하겠다'고 한 데 대해 "국민을 또 속이려 하지만 넘어갈 국민은 아무도 없다. 그런 노 후보이 모습이 구차하고 애처롭다. 노 후보의 신의없고 경박한 처신에 대해 국민들은 표로서 심판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남 대변인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에서 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4.1%의 표 차로 패배했다. 당초 공언과는 달리 자신의 지역구에서 '심판'당한 남 대변인이 앞으로도 예의 독설을 쏟아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 손병관 기자
대선 투표결과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난 10시 55분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선거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저를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모든 것은 제가 부족하고 못난 탓이며 다시한번 죄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또 "앞으로 당원 동지들을 고생시킬 생각을 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하다"며 "이번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동지들의 은혜, 사랑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후보는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나라와 국가를 생각하고 좋은 대통령이 돼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후보는 향후 당의 방향, 진로와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 "내일 기자회견을 톨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10시 55분 현재 90.2%가 개표된 가운데 노무현 후보는 57만표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저녁 10시 20분,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권영길 후보는 9층 기자실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전투에는 졌지만 전쟁에서는 이겼다"고 평가한 뒤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으며, 이 기대가 배반감으로 연결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 노후보 당선 긴급타전

AP, AFP를 비롯한 주요 통신과 외신들은 19일 밤 제16대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서울발 긴급뉴스로 노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세계에 타전했다.

미국의 AP통신은 이날 밤 10시30분께 `친정부' 후보인 노 후보가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고 1보를 전했다.

AP는 노 후보가 민주당사에서 행한 당선연설을 통해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 여러분게 감사드린다"면서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치열한 접전을 펼친 개표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전하던 프랑스의 AFP통신도 이날 밤 노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노 후보의 당선 소식을 급전으로 전세계에 알렸다.

일본의 교도통신도 노 후보가 한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긴급 타전했다. 교도통신은 인권변호사 출신인 노 후보가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눌렀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권 후보는 또 "창당된 지 3년도 안 된 상태에서 사실상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며 "이 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당선을 축하한다. 국민들에게 개혁적 후보로 인식된 만큼 진정한 개혁에 앞장서 주기 바란다. 노동자와 농민이 파탄상태다. 이들을 살려내기 바란다.

우리 민주노동당은 가장 소중한 표를 얻었다. 희망의 표를 얻었다. 정치개혁과 나라를 바꿔갈 운동력을 확보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지해 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선거과정에서 우리 당은 사실상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의미있는 선거를 만들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정책선거, 정치혁명의 기틀을 만들었다. 국민들이 우리 당을 희망의 세력으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민참여 정치를 이끌어내겠다. 당을 선거체제에서 공식적인 체제로 즉각 전환하겠다. 그래서 국민들을 희망의 대열로 끌어내겠다. 거듭 국민에게 감사한다. 희망의 정치를 기필코 이끌어내겠다."


권 후보는 담담한 얼굴로 "나는 실망한 게 없는데 기자들이 맥빠져하는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면서 기자회견을 이끌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저 개인적으로는 전혀 아쉬움을 갖고 있지 않다. 선거과정에서 국민 절대다수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현재 정치공학상 그 지지가 표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 당은 창당된 지 3년도 안 됐다. 대통령 선거운동을 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활기찬 선거운동을 했다."

"재벌 후보가 노동자 후보에게 해를 입혔다"

- 기대치 보다 득표율이 약간 낮은데.
"정몽준 악재 아니겠나. 개인으로도 정치인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때문에 한국 정치 전체가 큰 상처를 입었다. 여담이지만, 재벌 후보가 결국 노동자 후보에게 해를 입혔다."

- 노무현 후보에게 덕담 한 마디 해달라.
"기대한다. 이 기대가 배반감으로 연결되지 않기를 바란다. 개혁대통령을 표방했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대통령이 돼 달라는 것이다."

권 후보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당직자들은 담담한 표정을 보이면서 "정몽준이 2%정도를 노무현에게 보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주노동당은 최종 95만표 정도 득표를 예상하고 있다. 권 후보는 20일 오전 10시에 중앙당사에서 정식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평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힌다.

<15신:밤10시 10분>

MBC.SBS 출구조사 '1.5% 우세' 쪽집게로 맞췄다
노사모, 여의도로...부산상고 동문 서면 이동 노사모와 합세


밤10시 10분 MBC의 득표율 집계는 노무현 48.7%, 이회창 46.8%로 1.5% 표차(33만표)를 기록했다. 이는 MBC.SBS의 출구조사와 꼭 맞아떨어진 수치다.

광화문에 집결했던 노사모 회원 3천여명은 여의도로 급히 이동했으며, 같은 시각 노후보의 모교인 부산상고 동문 200여명도 노사모와 합세하기 위해 모교에서 부산 서면으로 이동했다.

<14신대체:밤 9시55분>

밤 9시 30분 노무현-이회창 후보간의 표차가 19만표를 기록할 무렵 MBC가 노후보의 '당선 유력'을 예고했다.

이어 10분 뒤인 40분경 노후보는 이후보를 21만표로 따돌리고 격차를 더욱 벌였다. 현재 개표율은 60%선. 노후보의 득표수는 700만표로 기록되고 있다.

이어 45분경 SBS도 당선유력을 발표했으며, KBS 역시 9시 30분경 '당선유력'을 선언했다.

방송사들은 지금 '노무현 후보 당선 확실시' 발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최종적으로 노후보는 22만여 표차로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MBC의 방송보도에 따르면, 9시 55분 현재 노무현 후보의 득표율은 48.5%, 득표수는 796만여표를 기록하고 있다.

▲ 민주당사 앞에서 환호하는 노사모 회원들
ⓒ 마이너

'환희'에서 '나락'으로...
2시간만에 초상집으로 변한 한나라당

19일 개표 초반 '환희'에 들떴던 한나라당 상황실은 저녁 8시40분경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순위 맞바꿈을 하면서 침통한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밤 7시27분경 노 후보와 이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벌이자 당원들은 손에 땀을 쥐며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오후 7시55분 SBS 집계에서 이 후보가 노 후보를 10만표차로 앞서가자 당원들은 기쁨에 들떴다.

"거봐, 출구조사 엉터리야!"
"시골 노인네들은 이회창 찍고도 노무현 찍었다고 거짓 응답했어!"


오후 8시10분경 저녁식사를 마친 이부영, 이원형, 박희태, 하순봉, 김덕룡 등 중진의원들이 속속 입장하며 분위기는 한껏 들떴다. 지역별 득표결과, 경기도 여주에서 이 후보가 노 후보를 9%차로 앞서가자 여주가 지역구인 이규택 총무는 팔을 치켜들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표차가 갈수록 줄어들자 한나라당 중진들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순봉 의원은 아직 개표율이 저조한 서울에서 이 후보가 노 후보에게 6∼7%차이로 밀리자 "서울에서만 50 대 50으로 갔어도…"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후 8시30분 KBS의 당선자 예측시스템 '디시젼 K'가 9만표 차 승부를 점쳤다. 8시40분 개표율 35%를 넘어서며 방송사별로 1, 2위의 순위가 뒤바뀌기 시작했다. KBS, MBC에 이어 8시45분에는 개표 추이를 가장 빠르게 소개해온 SBS 집계에서도 노 후보가 이 후보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오후 8시50분 SBS에서 다시 이회창이 1위를 탈환하자 당원들은 '이회창'을 연호하고 로고송 '대통령 아무나 하나'를 합창했다. 그러나 중진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하순봉 의원은 김덕룡 의원에게 "국회의원, 시장, 군수가 몇 명인데 저렇게 밀리나?"라고 개탄했다. 양정규 의원도 "우리 것(영남지역)은 절반 이상 깠는데, 아직도 저만큼 벌어졌다"고 안절부절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오후 9시3분 이부영 의원이 먼저 자리를 떴다. 이 의원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시 봅시다. 아직 몰라요"라는 말을 남기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오후 9시10분 KBS는 다시 30만표 차이로 노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시20분 하순봉, 김덕룡, 박희태 의원이 자리를 떴고, 당원들만이 상황실을 지켰다. 9시27분 KBS는 다시 35만표 차로 '이회창 패배'를 예측했고, 망연자실한 표정의 당원들은 상황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 손병관 기자

<13신:밤 9시10분>

[민주당 표정] "뒤집힌다! 뒤집혀!" 노무현, 역전의 순간


"정몽준이 우리 완전히 망쳤지, 뭐"
권 후보의 쓴 웃음, 100만표 획득할까

민노당 권 후보는 "정몽준씨가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습니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몽준이 우리 완전히 망쳤지, 뭐"라면서 쓸쓸한 웃음을 내비쳤다. 민노당 관계자들도 "정몽준 000때문에 망쳤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7%는 가뿐히 넘었을 텐데, 다 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개표율이 50%를 넘은 저녁 9시 30분 정도에 3.5%에서 0.4%정도 상승한 결과를 보면서 개표결과를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은 긴장했다. 민노당의 '심리적 목표'로 잡았던 기대치 100만표 획득의 전망이 흐릿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경찰에서 파견된 경호요원들도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득표율이 낮게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당직자들은 개표방송 중에 울산시 북구에서 23.5%가 나오자 "역시 울산 북구"라며 박수를 쳤으며, 민주노동당 조직이 전무한 강원도 횡성에서 7%를 득표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는 "우리 조직도 없는데 농민회에서 애를 많이 쓴 모양"이라며 기뻐했다. / 황방열 기자
한때 5% 차이까지 벌어졌던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표 차이가 저녁 8시 이후부터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던 민주당에서는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8시25분. "0.8!"
8시29분. "0.4!"
8시30분. "0.3!"

이낙연 대변인, 김경재 홍보본부장, 송영길 의원 등 의원과 당직자, 기자 30여명은 중앙당사 2층 대변인실에서 함께 방송 4사의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차이가 줄어들 때마다 큰 소리로 수치를 외쳤다.

"0.1!"

8시36분. 드디어 0.1% 차이로 줄었다. 이로부터 3분 후인 8시39분. 한 당직자가 외쳤다.

"저기 노무현이 이기는 것으로 나가!"
"어디어디?"
"저기저기!"
"우아~!"
"으쌰으쌰!"

이 순간, 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에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거의 동시에 건물 전체에 함성이 울렸다.

"야, 다시 뒤집어졌어."
"박수 치치마. 뒤집어지잖아."
"하하"

다시 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주당에는 이미 승기를 잡았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야야, MBC 역전!"
"그렇지! KBS도 역전!"
"41표 차야."
"야! 이럴 수가 있나!"

엎치락 뒤치락. 몇번씩 1∼2위가 바뀌는 손에 땀을 쥐는 상황. 모든 눈과 귀는 TV에 쏠렸다.

밤 8시42분을 고비로 노 후보가 1위에서 2위로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다. 차이는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다.

"굳히기다, 굳히기!"
"MBC도 벌어진다!"
"그래그래, 쭉쭉 벌어져라."

민주당에서는 이제 거꾸로 된 수치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래, 0.3!"
"0.4! 벌어진다, 벌어져!"
"0.5!"

김경재 의원은 이제 여유를 가진듯 "정몽준이 우리에게 이렇게 재미있는 정치를 보여주는 거야"라고 말하자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이기는 상황에서는 하루 전의 '정몽준 폭탄 선언'도 다 잊혀진 상황이다.

<12신:오후 9시>

노무현-이회창 표차 갈수록 벌어져...1%대 넘겨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간의 표차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벌어지고 있다. 밤9시 현재 개표율 41.3%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후보 48.3%, 이회창 후보 47.3%로 1.1% 표차를 기록했다. 표차는 12만표.

<11신:오후 8시 40분>

노무현, 이회창 '역전' 시작...개표 1시간 30분경 지나


KBS의 개표방송을 기준으로 밤8시 38분경 두 후보가 47.8%로 첫 동률을 기록한 이후부터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7시경 본격 개표가 시작된 이후 1시간반 여만에 드디어 상황이 역전됐다.

개표 초기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를 5% 내외로 우세했다. 그러나 유권자수가 많고 노 후보가 우세를 보인 수도권 지역의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노후보가 이후보를 따돌리고 선두로 나서기 시작했다.

8시 40분 현재 개표율 40%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48%, 이회창 47.6%로 노 후보가 0.4%를 앞섰다.

한편 SBS는 8시 55분경부터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제쳤다.

유시민, "아주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유시민
ⓒ오마이뉴스 권우성
18일 밤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 선언이 있은 뒤 "노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며 흔들리지 말 것을 호소한 유시민 개혁국민정당 대표는 19일 출구조사 발표 직후 "아주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 법"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유씨와의 일문일답.

- 현재의 소감을 간단히 말한다면.
"개표 중인 상황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아주 끔찍한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올해는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뻔 했던 적이 3번 있었다. 첫 번째는 이인제씨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단일후보가 정몽준씨가 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 정 대표의 '지지 철회' 선언 이후 "반드시 이긴다"는 글을 쓸 때 심정은.
"당시 노 후보의 지지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운동을 한 것이다. 이번 일은 정 대표의 '자살 폭탄테러'였지만 노 후보는 치명상을 입고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정 대표의 정치생명은 끝났다."

- 노 후보의 승리를 장담한 이유는.
"처음부터 격차가 워낙 컸기 때문에 판세가 뒤집어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또 이 후보가 이기려면 부동표와 정 대표의 표 절반이 이 후보에게 가야 하는데 그런 조건을 한꺼번에 구비할 수는 없는 일이다."

- 문성근씨 등이 권 후보 지지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는데, 효과가 있었나.
"민노당은 약 3∼4%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민노당의 표가 (노 후보 당선에)그리 영향력이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5억원 내고 얻을 것은 다 얻었는데 마지막에 던지지 못했다." / 김영균 기자

창사랑 70여명 호프집에 모여 '가족 한마당'

ⓒ이성규

"오 필승 이회창!∼ 오 필승 이회창!∼"

19일 저녁 7시, 16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팬클럽 창사랑 회원 70여명은 여의도 한나라당사 옆 한 호프집에서 '창사랑 가족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10여개의 TV모니터를 통해 선거 개표 방송을 시청하면서, 노래와 구호를 외치는 등 이 후보를 '열렬히' 응원했다.

유치원생부터 5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이들은 태극기를 머리에 두르고, '창사랑'이라고 쓰인 흰색과 남색 티를 입은 채 형광막대를 흔들며 이회창 후보를 연호했다.

이날 저녁 호프집 전체를 대여한 이들은 현수막, 풍선, 이회창 후보 사진 등으로 실내를 화려하게 장식해 한껏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사회자는 수시로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이 후보가 OO표 앞서고 있다"고 일러줬고, 그 때마다 참석자들은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호프집 벽에 '길이 존경 받으소서'라고 쓰인 '점멸피켓'을 만들어 걸고 있던 이형규(46, 목사)씨는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하야한 뒤 존경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회창 후보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박지수(20,학생)씨는 "이회창 후보는 깨끗하고, 법과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분"이라며 "부산경남에서 70%이상 나왔으니 꼭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부부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길찬(49,회사원)씨는 "이회창 후보가 당연히 이길 것"이라며 "이 후보는 국민을 위해서 정직하고, 살기좋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될 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저녁 8시30분경 청사초롱과 풍선 등을 들고 이회창 후보의 옥인동 자택을 방문해 이 후보를 지지, 격려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행사를 계속하며 개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 최경준/이성규 기자

<10신:오후 8시 20분>

[민노당 표정]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 씨앗이 확실히 뿌려졌다"


▲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권영길 후보의 표정이 다소 어둡다.
ⓒ 마이너
민노당 당직자들은 오후 6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KBS 3.5%, MBC 4.1%, SBS 3.5%로 발표되자 "그래도 선전했다"면서 환호를 지르고 박수를 쳤지만 권영길 후보는 굳은 표정이었다.

이에 권 후보의 박기동 비서는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6.9%의 지지율이 나왔는데 거기에 훨씬 못 미치는 출구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워 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개표가 10%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도 권 후보의 득표율이 출구조사에 못 미치는 3.5%정도를 벗어나지 못하자 민노당 관계자들은 불안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자가 "개표 상황이 출구조사에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라고 질문하자 이상현 미디어 대책위원장은 "그러게 말이에요. 아직 수도권 개표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도 출구조사와 다르네"라며 갑갑한 표정을 지었고, 노회찬 선대본부장도 굳은 얼굴로 "계속 지켜봐야죠"라고 답했다.

신장식 기획위원장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우리 지지율이 낮은 것을 보면 정몽준 대표의 공조철회로 우리 표의 상당수가 노무현 후보쪽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 관계자 및 민주노총 간부들과 취재진은 모두 당에서 준비한 도시락과 돼지 머릿고기와 캔 맥주 등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개표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음은 권 후보가 대변인실을 통해 밝힌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 씨앗이 확실히 뿌려졌다. 이 씨앗을 잘 키워서 대풍을 이루도록 하겠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민심이 거세게 불었지만 정몽준 의원의 공조파기 선언, 마지막 사표방지 심리 등으로 예상보다 득표가 적어 아쉬움이 남는다.

여러 어려움속에서도 의미있는 득표를 한 선거였다고 생각하며, 색깔, 정략, 비방이 아니라 진정한 정책선거를 이끌었다고 자부한다.

어려운 속에서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소중한 씨앗표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민주노동당과 함께 '평등세상, 줏대있는 나라'를 만드는 길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권 후보는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구성된 중앙유세단 해단식이 벌어지고 있는 건국대학교에 들렀다가 다시 당사로 돌아올 계획이다.

<9신: 오후 7시40분>

[한나라당 표정] "출구조사와 투표결과는 5%정도 차이가 난다"


오후 6시55분경 전국에서 개표가 시작되자 박종희 대표비서실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지자들을 향해 "출구조사와 투표결과는 5%정도 차이가 난다"며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이회창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상황실에 다시 돌아온 서청원 선대위원장도 힘찬 목소리로 "예상득표보다 개표결과가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이긴다"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연신 "이회창 대통령", "이겼다, 이겼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특히 비록 초반 개표결과이지만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앞서나가자 당 지도부와 지지자들은 처음의 충격에서 벗어나 잔뜩 고무됐다. 서 위원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엄지손가락으로 어퍼컷을 올리는 몸짓을 해 보이며 연신 지지자들의 환호와 응원을 유도해 냈다.

박희태 최고위원은 이 후보가 계속 선두를 유지하자 "고마 여기서 스톱할 수 없나?"라고 조급해 하기도 했다. 김덕룡 선대위 공동의장도 "예상치보다 대전만 낮고, 다 높게 나온다"며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경기, 연천 등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이부영·최병렬 의원 등도 "이대로만 가면 이긴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하순봉 최고위원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서청원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들 지도부는 오후 7시20분경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상황실을 빠져나왔다.

▲ 당사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본 이회창 후보가 어두운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고 있다.
ⓒ 마이너

<8신 19일 밤 7시30분>

[민주당 표정] "박수를 아무리 쳐도 질리지 않는다"


"국민들이 냉정하게 사람을 골라서 뽑았다"
MJ의 '지지 철회'로 속앓던 추미애 의원

추미애 의원. 그는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노 지지 철회'와 관련해 본의 아니게 가슴앓이를 해야만했다. 정 대표의 지지 철회 속내가 노 후보가 18일 유세 때 밝힌 '차기 대통령론'에 대한 심리적 반발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

노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우리 당에도 훌륭한 인재가 많다며 추미애·정동영 의원을 거론하면서 (정몽준 대표도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

추 의원은 노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도 노 후보의 곁을 지키며, 정 의원과 함께 국민운동참여운동본부장을 맡으며 전국을 누볐던 인물. 그 때문에 추 의원은 신기남·천정배·정동영 의원과 함께 노 후보의 신뢰를 받는 소장개혁파 4인방 가운데 한 명이었다.

"지금은 별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투표일인 19일 오전 정 대표의 '지지 철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날 저녁 6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노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난 뒤 추 의원은 민주당사 2층 기자실에 모습을 나타냈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노 후보가 질 줄 알았다. 어제 정몽준 대표의 '지지 철회' 문제 때문에 실망 투표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참 냉정하더라. 흑색선전이 난무했는데도 냉정하게 사람을 골라 뽑았다."

평소 '입 바른' 소리를 하기로 소문난 추 의원은 1시간 가까이 민주당 출입 기자들에 둘러싸여 그동안 드러내지 못했던 속내를 내보였다. 다소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목소리만은 매우 밝았다. / 이한기 기자
민주당은 각 방송사의 예측조사 직후의 열광이 잠시 가라앉고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형 TV 화면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한 부대변인이 앞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진기자들을 위해 한번만 크게 박수를 더 쳐주십시오."

그는 당직자들에게 일종의 '연출'을 요구했다. '연출'과 '실제상황'은 하나가 달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요구가 떨어지자마자 정대철 선대본부장, 한화갑 대표, 한광옥 최고위원 등을 비롯한 수백명의 의원, 당직자들은 우렁찬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이들은 미소를 한껏 머금은 채 또다시 "노무현! 노무현!"을 외쳤다.

한차례의 '연출'이 끝난 후 약 10분 뒤, 미처 이 '열광의 장면'을 잡지 못한 한 무리의 사진기자들이 "박수 한번 쳐주십쇼"라고 말하자, 이들은 또다시 기쁨의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아무리 계속해도 지루하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화면을 지켜보고 있던 의원들의 핸드폰이 갑자기 쉴새없이 울렸다. 축하 전화였다. "네네,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김원기 의원은 "마지막에 정몽준 의원이 큰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염려했다. 하지만 역시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대하고 현명하다. 감사할 따름이다"이라고 기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또 '투표율이 워낙 낮아 아직 불안한데'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그것이 걱정이다. 하지만 과거 출구조사의 예를 보면 상당히 정확하고 3사가 모두 비슷한 수치가 나왔기 때문에 근접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다음은 각 의원들의 반응이다.

정범구 "물이 끓기 시작하는 변화의 비등점"

"아직 최종확정 될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그동안 하도 왔다갔다해서. 만약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말 우리 사회가 변화를 바라는 비등점까지 왔다는 의미다. 변화해야한다는 불만이 쌓여서 목까지 찬 것이다. 물도 끓으려면 100도가 되어야한다. 그 직전까지는 김만 쉭쉭 날뿐 끓지는 않는다. 노 후보의 당선은 그 비등점이다."

송영길 "나는 분명히 될 줄 알았다. 에너지의 분출이다"

"오늘 아침에 명륜동에서 노 후보와 같이 밥을 먹으면서 내가 '당선소감을 준비하십시오'라고 했다. 노 후보는 모르겠다고 하더라.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당선인데.

선거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졌다. 나는 그 에너지가 어떤 형태로든 뚫고 나올 것으로 봤다. 오히려 공동정부 나눠먹기 깨고 단독정부로 잘 됐다. 노 후보의 당선은 에너지의 분출이다. 신명들림이다."

이미경 "국민의 승리, 멋진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당선과정까지 정말 멋있게, 하지만 가슴 졸이는 드라마같다. 국민의 수준 만큼이 정치 수준이라는데, 우리 국민의 수준이 정말 월등이 높고 성숙한 것 같다. 우리 국민의 승리이다. 2002년은 정말 멋있게 마무리하는 것 같다."

▲ 민주당사 상황실에 모인 당직자들이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 마이너

<제7신 대체:오후 6시 40분>

노무현 후보, 방송사 3사 출구조사서 모두 '박빙 우세'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는 민주당사 표정/ 공희정 기자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는 노사모 회원들/ 공희정 기자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후보는 1% 내외의 근소한 차이로 방송3사 조사 모두에서 우세를 보였다.

우선 SBS-TRN의 공동조사결과에 따르면, 노후보가 48.2%, 이회창 후보가 46.7%로 노후보가 1.5%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MBC-KRC 조사의 경우 부재자표를 감안, 노후보 48.4%, 이회창 46.9%로 노 후보가 1.5%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KBS-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에서도 노 후보 49.1%, 이후보가 46.8%로 2.3% 앞섰다. 그러나 KBS-갤럽 전화조사결과 노후보 46.2%, 이후보 48.5%로 이후보가 2.3%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MBC조사의 경우 지역별 득표현황을 보면, 노무현 후보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울산, 강원에서 이후보에 뒤졌으나 나머지 지역에서는 전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 전북, 광주 등 세 곳에서는 9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지역별 득표율이다.(노무현-이회창 순임)

서울-52.8:43.9 / 부산-28.4:68.4 / 대구-16.9:79.8 / 인천-50.4:44.4 / 광주-95.8:2.8 / 대전-55.1:40.1 / 울산-33.4:54.5 / 경기-51.3:43.8 / 강원-39.0:54.9 / 충북-50.8:43.9 / 충남-50.4:42.3 / 전북-92.7:5.3 / 전남-94.4:4.4 / 경북-19.2:75.7 / 경남-25.4:68.7 / 제주-56.3:39.8

이같은 현상은 KBS가 조사, 발표한 권역별 예상 득표율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서울-49.4:47.2(노무현-이회창 순임), 경인-52.0:42.6, 강원-40.8:53.2, 충청-52.3:42.8, 호남-94.5:4.0, 경북-21.5:73.8, 경남-31.5:62.4, 제주-57.5:38.9로 나타났다.

오후 6시 30분경 김해에서 서울로 올라온 노무현 후보는 서울시내 모처에서 식사중이다. 노 후보는 밤 9시경 당선이 확실시되면 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출구조사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자 당직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건 혁명이야, 혁명...'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 노란목도리를 한 노사모 회원 200여명은 민주당1층 개표상황실에서 오후6시 노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서로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이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아침이슬'을 불렀다. 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민주당 앞마당에 나와서 두손을 들며 '노무현 됐어, 노무현 됐어, 랄랄랄라'하며 환호성을 즐렀다.

태극기와 노랑풍선을 흔들려 이들은 북과 꽹꽈리 소리에 맞춰 민주당 앞에서 길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 앞마당에는 대형 화면이 설치돼 출구조사 결과가 계속 중계되고 있었다.

▲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 YTN


▲ 오후 6시에 각 방송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청원 대표와 남경필 대변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마이너
[한나라당 표정]
"뭐야! 말도안돼!" "이거 뭐야! 심하네" 침울함과 놀라움이 뒤범벅


6시, 3개 방송사의 출구조사결과가 발표되자 한나라당 10층 상황실은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무거운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불과 10분 전만해도 대선승리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지지자 수백명이 몰려들어 상황실에 크고 작은 소란이 일어났지만 출구조사 결과에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곳곳에서 "뭐야!, 말도 안돼!"라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고, 상황실에 있던 서청원 선대위원장등 주요 당직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놀라움과 침울함이 교차되는 가운데 방송에서 민주당이 환호하는 모습을 방영하자 서청원 대표가 나서서 박수를 치며 "우리도 박수를 쳐야지"라고 애써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박수도 잠깐, 다시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가 화면에 나타나자 장내는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한 지지자는 "아무리 출구조사라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의 착잡한 표정이 계속됐다. 그러다 누군가 "부산이다"라고 고함을 치며 박수를 쳤다. 지지자들은 또 대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그러나 이어 광주와 전북의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뭐야 이거! 심하네"라며 당황해했다.

오후 6시10분경에는 서청원 선대위원장과 최병렬 선대위 부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보였고, 김덕룡 공동의장과 박희태 의원도 머리를 맞대고 낮은 지지율에 대한 나름대로의 원인분석을 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별다른 말없이 입술을 지긋이 깨문 채 팔짱을 끼고 출고조사 결과 방송을 응시했다. 예상밖의 결과라는 굳은 표정이다.

이회창 후보는 오후 6시24분경 상황실에 도착해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의 연호에 "감사합니다"라며 손을 흔들어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잠시 쉬고싶다"며 30초만에 상황실을 떠났고, 뒤이어 서청원 대표를 비롯해 박명환, 신영균, 박원홍 의원 등도 자리를 떴다.

상황실에 남아있던 박희태 최고위원은 "ARS 조사에서는 우리가 앞섰다. 결국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장내 진행을 맡은 이원형 의원도 "출구조사에서 20%가 응답거부로 나타났다"며 "20%는 대부분 한나라당 지지층이니 우리가 꼭 이길 것이다. 계속 지켜봐달라"고 침울한 지지자들을 달랬다. 이회창 후보는 오후 6시45분께 당사를 떠났으며, 투표 결과가 마무리 될 즈음 다시 상황실에 올 예정이다.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큰 차이로 이길 줄 알았는데, 박빙의 승부 끝에 약간의 차이로 이기려나 보다.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는 "겸허하게 기다리겠다. 출구조사 결과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이 후보와 서청원 대표 등 주요당직자들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은 나란히 자리에 앉아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덕룡 의원은 "방송사 여론조사 결과가 기대에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차범위 이내 결과이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최병렬 의원도 "이 후보가 2% 앞선 것으로 나타난 갤럽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 선거를 여러 번 치러봤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여론조사인 지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를 시작으로 개표가 시작되면서 이 후보가 앞서나가자 탄성을 지르기도. 그러나 일부 당원들은 "이 후보가 우세로 나타난 영남, 강원 지역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고른 개표결과가 나와봐야 안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 권영길 후보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황방열
[민노당 표정]
"100만표 넘었다. 만세!"..."7%까지 기대했는데" 아쉬움도


한편 민노당의 경우 MBC 출구조사에서 4.1%, SBS에서는 4.5%, KBS에서는 3.4%를 기록했다.

민노당 여의도 중앙당사 9층 사무실에서 대형 TV 2개를 설치해놓고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민노당 당직자들은 MBC에서 "4.1%"라고 발표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한 당직자는 "100만표 넘었다. 만세!"라고 외쳤다. 이보다 늦게 입장한 이문옥 부대표는 "7%까지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SBS가 출구조사는 제일 정확하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기대치에는 못미치지만 낮은 투표율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으로 본다.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저녁 10시가 되어야 정확히 알지 않겠는가"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민노당 중앙당사에는 권영길 후보와 부인 강기연 여사,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 노회찬 선대본부장, 이상현 미디어대책위원장과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 등 간부들이 나와 선거 개표방송을 주의깊게 지켜봤다. 현재 민노당사에는 방송 3사를 비롯해 30여 명의 취재진이 취재를 벌이고 있다.

[국민통합 21 표정]
"노 후보 지지 철회가 없었다면 9~10% 정도 차이가 났을 것"


국민통합21은 국민일보 사옥 5층 기자실에서 홍윤오 대변인과 정광철 공보특보 등 대변인실 관계자 몇 명 만이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9층에는 정상용 조직위원장과 몇몇 당직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5층 기자실에는 신문사 기자 몇 명만 자리를 지키며, 국민통합1측의 반응은 체크하고 있다. 한 중앙지 기자는 정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를 두고 “자해정치”라고 꼬집었다. 감정적 문제로 자신의 정치생명을 스스로 단축시켰다는 것.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한 당직자는 노무현 후보의 패배를 우려하며 “노사모가 몰려오면 도망가야지”하며 ‘무서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논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자가 정광철 특보에게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묻자 정 특보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 때문인지 표정은 밝지 않았다. 또다른 당직자는 “정 대표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에 불참한 것 같다”며 “이회창 후보를 찍을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가 없었다면 “9~10% 정도 차이가 났을 것”이라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정몽준 대표는 이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채 자택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신:오후 5시 40분>

한나라, 예상투표율 낮자 싫지 않은 표정들
민주당, 내외신 기자들 갑자기 몰려 북새통
[민주-한나라 양당 상황실 분위기]


투표 종료를 30여분 앞둔 한나라당 10층 상황실은 내외신 기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출입기자들 사이에는 주요방송사 차량들이 한나라당 주변에 더 많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들어 이회창 후보가 승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KBS, MBC, SBS, YTN 등 주요방송들을 모니터하는 TV들이 켜져 있는 가운데 일반 당원들이 뒷자리를 지키고 있고, 주요 당직자들이 앉을 맨앞줄은 비어있다. 대변인실에서 배포한 일정표에 따르면, 이 후보와 서청원 대표, 김영일 사무총장 등은 모두 6시10분에야 상황실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어느 정도 뜬 것을 확인한 다음에 여유있게 등장한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은 80%에 못 미치는 예상투표율이 못내 싫지 않은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오후5시 현재 울산, 대전, 충남지역 투표율이 낮은 것을 들어 "젊은 유권자들이 정몽준 대표의 지지철회 선언 이후 정치에 염증을 느껴 대거 기권한 결과 아니겠냐?"며 조심스럽게 이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신문기자들은 이 후보의 가계도와 정치역정, 비전 등을 담은 신상자료집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리드로 나오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대변인실은 "걱정마라. (투표율이 낮을수록) 창이 이긴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한편 오후 5시40분 현재 민주당 4층 종합상황실은 밀려오는 당직자들과 내외신 취재기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광옥 최고위원, 김옥두 의원, 김태랑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사이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추미애 의원, 이미경 의원 등도 들어와 민주당은 다시 1층에 새로운 상황실을 마련, 지구당 위원장들을 제외한 나머지 당직자들을 내보냈다.

상황실 내부에는 100여명의 취재진과 20여대의 ENG 카메라가 빽빽하게 둘러서 있지만, 기자들은 계속 민주당으로 몰려오고 있는 형편이다.

오후 내내 얼굴이 굳어져 있던 민주당 당직자들은 비교적 밝은 얼굴로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일부 당직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고 있다.

▲ 투표 독려 차원에서 19일 오전 노무현 후보 선대위 본부장단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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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오후 5시10분>

한나라-민주 상황실, 긴장된 분위기 속 내외신 기자 몰려


출구조사발표 1시간 앞둔 민주당 종합상황실 / 공희정 기자

여의도 중앙당사 10층에 마련된 한나라당 종합상황실은 투표 마감을 1시간여 앞둔 4시30분 현재 사진·촬영기자들이 취재장비 설치와 자리잡기 경쟁으로 뜨겁다. 이미 내외신을 합쳐 100명에 이르는 기자들이 10층 상황실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일부 당직자들은 일찌감치 상황실을 찾아 한 가운데에 마련된 좌석에서 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당지도부 인사들은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부 인사들은 대체로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이다. 상황실에 들렀던 한나라당의 몇몇 관계자는 "외신기자가 민주당보다는 많은 것같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등 긴장 속의 여유를 찾아가는 분위기이다. 상황실의 한 관계자도 "결과는 투표함을 뜯어봐야 알겠지만 자체조사로는 상당한 차이로 이기고 있다"며 승리를 낙관했다.

현재 상황실로 걸려오는 전화는 오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편이며, 일부 당직자는 숨을 돌리며 오늘 선거결과를 놓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한편, 남경필 한나라당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쪽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라며 내놓는 자료는 "패배가 확실해 지니까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마타도어"라며 "치졸한 흑색선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강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후 4시20분 현재 민주당 4층에 마련된 '개표 종합상황실'에는 한광옥 최고위원, 이재정, 임종석 의원을 비롯한 50여명의 당직자들이 상황실을 가득 메운채 긴장된 표정으로 정면에 배치된 4개의 대형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4대의 대형 TV는 각각 KBS와 MBC, SBS 등의 채널에 맞춰져 있고 나머지 하나는 시시각각 올라오는 중앙선관위의 각 지역별 투표율을 알려주고 있다. 당직자들은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옆 사람과 대화하거나 새로 오는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는 중이다. 각 언론사 취재진들도 속속 자리를 잡기 시작해 벌써부터 열띤 취재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4신:오후 4시30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엎치락 뒤치락'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사실상의 러닝메이트였던 정몽준 통합21 대표가 공식선거 종료 1시간 30분 전에 '지지 철회'를 선언한 전대미문의 '비정치적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은 듯이 보였다.

실제로 '지지철회' 선언이 있기 전만 해도 이해찬 민주당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당내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또 다른 전략기획통인 임채정 의원과 '100만표 차이'의 승리에 내기 돈을 걸 만큼 낙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했다. 민주당내 선거전문가들의 예상 평균치는 대체로 50~100만표 차이 승리였다.

그러나 '지지철회' 선언을 고비로 투표 당일 민주당내 평균 예상치는 5만~10만표 차이로 무려 그 격차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어쩌면 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반대로 한나라당 종합상황실의 일부 당직자들은 '표정 관리'를 해야 할 만큼 희희낙락이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대세였다. 오전 텔레비전 방송3사의 출구조사결과는 2 대 1로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근소하게 이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출구조사 결과는 그야 말로 박빙을 유지한 가운데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방송3사의 출구조사결과는 판세는 여전히 2 대 1로 변화가 없지만 노무현 후보가 열세인 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의 격차가 점차 들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판세의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는 중장년층이 투표소를 많이 찾은 반면에 오후 들어서는 투표소를 찾는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1% 이내면 방송3사의 부재자투표 출구조사결과에서 우세인 노무현 후보가 박빙의 승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결국 이번 선거의 최종결과는 투표종료 1시간 30분을 남긴 가운데 젊은 층의 투표참여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한편 민노당은 풍문처럼 들려오는 출구조사 내용과 여론조사결과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영길 후보는 서울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인 강남성모병원 노조원들을 격려 방문한 뒤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권 후보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오후 5시 50분 경에 당사에서 방송을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본다.

여의도 민노당 중앙당사에 모여있는 당 관계자들은 "정몽준 대표가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한 유탄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것 아니냐"며 긴장된 모습이다. 애초 5%이상의 득표를 기대했던 민노당은 목표달성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지자들의 이탈이 감지된다는 보고가 올라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정 합의파기'로 보수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제3당인 민주노동당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3신 대체: 오후 4시>

정 대표 강세지역 투표율 저조...3시 현재 54.3%
강원, 울산, 대전, 충북 등지서

16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19일 오전 6시, 전국 1만347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오후 3시 현재 총 유권자 3499만1529명 가운데 1900만2760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가, 54.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97년 15대 선거 때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 62.3%보다 8% 포인트 낮은 수치다.

무엇보다 오후 3시의 투표율을 분석해 보면, 정몽준 국민통합21의 지지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울산, 강원, 충북 등지의 투표율이 지난 대선때 보다 크게 낮은 점이 주목할 점이다. 이는 지난 밤 정 대표의 '노후보지지 철회'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3시 현재 투표율에 따르면, 울산이 51.8%로 지난 15대 같은시간대 61.2%보다 9.4%포인트 낮았고, 강원은 지난 15대보다 9.9%, 인천은 12.6%, 대전 11.7%, 경기 11.3% 포인트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3시 투표율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61.1%로 가장 높았고, 이어 광주 59.8%, 전북 59.6%, 경남 56.4% 순이며, 대전이 50.9%로 가장 낮았다.

다음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지역별 투표현황.(괄호 안의 같은시간대 15대 투표율)

△서울-52.3%(58.4) △부산-55.5%(61.2) △대구-55.5%(62.1) △인천-50.9%(63.5) △광주-59.8%(64.2) △대전-50.9%(62.6) △울산-51.8%(61.2) △경기-52.5%(63.8) △강원-56.2%(66.1) △충북-54.5%(66.3) △충남-53.7%(59.8) △전북-59.6%(65.5) △전남-61.1%(67.4) △경북-56.6%(62.2) △경남-56.4%(63.8) △제주-54.3%(61.3)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대선의 투표율을 지난 15대 대선 때 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지난 15대 대선 전체 투표율은 80.7%, 14대때는 81.9%를 기록했다.
/ 김종철 기자


초박빙 판세…한나라-민주 '승리 장담' 속 전력 총 투입


18일 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대선 결과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승부로 접어들었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민주당은 각기 자기 후보에 유리한 전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 대표의 '노 지지 철회'가 호재이긴 하지만, 투표 전 날 밤에 발표가 돼 아직까지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정 대표의 '노 지지 철회'가 악재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전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도 각 지역 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보고됐으며, 다만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을 경우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오후 내내 '투표 참여 독려'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서석재, 이철 등 국민통합21 당직자 54명 '공조 파기 항의' 탈당

국민통합21 서석재 상임고문과 이철(서울 성북갑), 진영호(성북을), 이영남(성동) 등 지구당 위원장 13명과 김선호 조직국장, 정동선 부대변인 등 54명은 19일 오후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에 동참할 수 없다"며 탈당했다.

이들은 "정몽준 대표와 노무현 후보의 후보단일화 합의는 후보 개인간의 약속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에 대한 약속"이라며 "작은 이유를 들어 국민과의 커다란 약속을 저버리는 정당, 다수의 의견이 배제되는 정당과 더 이상 함께 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음을 밝히지 않은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주요 당직자, 지구당 위원장들의 뜻을 모아 정몽준 대표에게 공조 파기 선언에 대한 번의를 간곡히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국민통합21 창당의 주역으로서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통탄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석 전의원(영등포을)은 탈당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기자회견 직후 김 의원측에서 통합21 대변인실에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다.

"정몽준 '지지철회' 반작용도 있을 것이다"
노무현 후보 19일 오후 김해 선영 방문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선영을 방문하기 위해 김해를 찾은 노무현 후보는 오후 2시40분경 김해공항에 도착해 5분 정도의 짤막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신상우(전 국회부의장), 한이헌(전 부산시장 후보), 김재천(전 국회의원), 문재인(부산선대위 본부장) 김두관(경남선대위 본부장)씨 등 민주당 당직자들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공항에는 민주당 부산선대위 관계자들과 국민통합21 부산시지부 당원 200여명이 찾아와 '노무현 필승'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노 후보를 환영했다. 국민통합21 부산시지부 상임고문 최문락씨 등은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단독 결정'이라며 정몽준 대표의 '노 지지 철회'를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아래는 노 후보와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 지금 심경은.
"매번 선거 때마다 결과를 기다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새벽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의 지지 철회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는데.
"짐작은 해보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 정 대표가 정책공조 과정에서 요구한 것이 뭐냐.
"여러 가지 요구가 있었지만, 들어주지 못했다. 욕심의 문제라기보다 원칙의 문제였다."

- 정 대표가 구체적으로 뭘 요구했는지.
"다음에 이야기하자."

- 이길 것 같은가.
"매번 선거 때마다 같은 심정이다."

- 선영 참배의 의미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했고, 담담하게 기다리며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온 것이다."

- 정 대표의 지지 철회가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나쁜 영향도 있지만 반작용도 있을 것이다."

- 유권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그것도 선거운동 금지에 걸리는 것 같다. 특별한 자산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에 가려고 하니 장벽이 있는 것 같다."

한편, 민주당 부산선대위와 국민통합 21 부산시지부는 19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정몽준 대표의 지지철회는 대국민 약속위반인 동시에 희망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라고 질타했다.

국민통합21 부산시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정 대표의 지지철회 결정은 공식적인 당직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일부 직계들의 일방적 결정이므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부산시지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위한 지지와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선대위 역시 '노무현-정몽준 양자의 단일화 합의는 대국민 약속사항으로 어느 일방이 파기하거나 철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부산 유권자들은 한밤에 들려온 정 대표의 일방적인 선언에 관계없이 투표에 참여해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 윤성효 기자


<2신: 낮 12시>

민주당 상황실 밤새 5000여 통 전화…대부분 격려
민노당, '노 지지철회'에 따른 표심 향방에 촉각


오전 10시40분. 민주당 10층에 마련된 '노무현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은 각 지역에서 걸려 올라오는 전화로 북새통이다. 쉴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로 인해 상황실에 마련된 5대의 안내용 전화기를 받는 아르바이트 학생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임태진씨는 "대부분 지난 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의 진위를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격려전화"라면서 "2시간 여 동안 한 순간도 쉬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상황실 한 관계자는 밤새 5000여 통 이상의 전화가 걸려와 상황실은 이미 넉다운이 됐다고 전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상황실에는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자원봉사자가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

상황실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는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선거에 대한 제보 전화도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성동구 구이동 제2투표소 근방에서는 각 일간지에 게재된 '정몽준 노후보 지지 철회' 기사의 헤드라인만 복사한 유인물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실의 김봉기 부실장은 "밤새 전국 각 지역에서 이렇게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어떤 지역에는 아파트 단지에 <조선일보>가 몇 뭉치씩 놓여있는 것을 수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부실장은 "오전 9시 현재 투표율을 보면 지난 대선 때보다 0.8% 정도 빠진 것으로 나왔는데 그 수치는 이미 예상했던 것"이라면서 "'정몽준의 지지 철회' 변수는 노 후보 당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낮 12시는 지나야 전체적인 판세 분석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사 10층 종합상황실 한 관계자는 "정몽준 대표가 노무현 후보의 지지를 철회했으면 방송에서 공지를 해야 하는데 왜 안하느냐는 항의성 전화가 많았다"며 "게다가 자막처리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이 쏟아졌다"고 상황실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그는 "장세동 후보가 사퇴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공지문이 투표 현장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투표장에서 투표한 노인들이 돋보기가 없어서 불편해한다, 여론은 호의적이다라는 격려성 전화도 많다"고 말했다.

상계동의 한 주민으로부터는 오늘자 신문이 오지 않아 옆집에 물어봤더니 그 이웃집도 신문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전화도 있었다고.

민노당, 정몽준의 '노 후보 지지 철회'에 민감

권영길 민노당 후보는 창원에서 투표한 뒤 곧바로 비행기를 이용해 귀경했다. 오전 11시30분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도착한 권 후보는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격려했다. 당직자들은 노회찬 선거대책 본부장을 비롯해 절반 정도 출근한 상태다.

"고의성(?) 정전사태" vs "천천히 보도하길"
한나라-민주 '언론 보도' 놓고 신경전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 파문으로 한나라-민주당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언론사의 속보성 보도를 두고 양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원형 한나라당 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19일 오전 열린 선거전략회의에서 "오늘 아침 투표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 정전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했다"며 "특히 일산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 이것은 TV를 시청 못하게 하려는 고의적인 사태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부실장은 또 "일부 지역에서는 심지어 배달된 신문을 걷어가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하는 것으로 보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그런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장전형 민주당 선대위 부대변인도 이날 일부 방송사에 대한 협조 요청을 부탁하면서 "평소때처럼 선거방송을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해주시면 좋겠다"며 "지금처럼 매 시간 (정몽준 지지철회 관련) 보도가 나가면 우리에게 너무 좋지 않다,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이성규 기자
민노당은 여의도 두레빌딩 9층 당사 중앙에 대형 TV 두 대를 설치해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 등을 비롯해 선거 상황을 알리는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

정 대표의 지지철회가 민노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보수정치에 대한 염증을 확산시켜 지지도가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돼 5%이상의 예상득표율 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투표율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예상보다 득표율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노·정 공조파기 소식이 전해진 18일 밤에는 민노당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밤 12시에 사태추이를 궁금해하는 당원들과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글들이 폭주한 것.

당직자들은 "보수 정치판에서 자기들끼리 벌어진 일을 갖고 왜 진보정당을 하겠다는 우리에게 난리냐"며 "새 정치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새로울 게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노당은 18일 밤부터 노·정 공조파기 소식을 전하면서 흔들림없이 투표하고 주변사람들을 독려하라는 긴급지침을 당 사이트와 핸드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했다.

<1신: 오전 9시30분>대선후보들, '정몽준의 노 지지 철회' 엇갈린 반응

통합21 정몽준 대표가 18일 밤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력 대통령 후보인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노 후보는 각각 종로구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권영길 민노당 후보도 경남 창원에서 투표했다.

오전 일찍 투표를 마친 각 후보들은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 문제와 관련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와관련 이 후보는 "굉장히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나라의 올바른 방향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추켜세웠다.

반면 노 후보는 "표면상의 일은 언론에 보도된 대로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면서 "그 이면의 일은 (지금) 선 자리에서 얘기하기가 그렇다. 상세한 얘기를 드리고 싶지만 여기 선 채로는 얘기 하기가 그렇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였다.

권영길 후보는 경남 창원 상남동 제1투표소(웅남중학교)에서 투표한 뒤 정 후보의 지지철회와 관련 "이른바 정몽준 미스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고 이번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시작, 과정, 끝이 모두 음모적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한편의 코미디가 되었고 국민들에게 정치혐오를 양산시켰다.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두 사람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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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 "이번 선거는 새로운 희망을 여는 의미"

▲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19일 오전 옥인동 투표소에서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이회창 후보는 당초 예정보다 다소 늦은 19일 오전 7시10분께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한 옥인제일교회 투표소를 찾아 한인옥 여사와 함께 투표에 참여했다. 이회창 후보는 아침 일찍 이 후보를 맞기 위해 찾아온 20여명의 당원 및 인근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는 말을 건넸다. 이에 대해 이들은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이에 앞서 이회창 후보는 오전 6시40분께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약 5분간 긴 묵념을 올린 후 분향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나라당쪽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 나경원 특보 등이 오전 6시40분께 이회창 후보를 마중하기 위해 옥인제일교회 투표소에 나왔으며 이들은 인근 지역주민들 및 당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내외신 기자 30여명도 아침 일찍부터 옥인제일교회에 나와 이회창 후보의 투표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부산을 떠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 7시20분께 투표를 마친 이회창 후보는 옥인제일교회 입구에서 기자들의 간단한 인터뷰에 응했다. 이회창 후보는 20여일간의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을 찾기 힘들었으며 한인옥 여사도 비교적 밝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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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회창 후보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이다.

- 소감을 말해 달라.
"어느덧 투표일이 왔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 이번 선거가 정권의 국정에 대한 심판의 의미와 새로운 시대, 즉 혼란과 불안의 시대에 맞서 안정과 희망의 새로운 변화시대를 여는 그러한 선거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런 만큼 겸손한 마음으로 선택을 기다리고자 한다."

- 정몽준 대표가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굉장히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나라의 올바른 방향을 위한 결단이었다."

- 현재 기분은 어떤가.
"아침 일찍 현충원을 다녀왔다. 중대한 역사의 전환기에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겠다."

이회창 후보는 기자들과의 인터뷰가 끝난 후 "언론인 여러분들의 취재활동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한인옥 여사와 함께 충남 예산 선영으로 향했다.

노무현 후보 "후회없이 최선을 다 했다. 국민 심판을 기다리겠다"

▲ 19일 오전 노무현 후보와 부인 권양숙씨가 종로구 혜화동 구민생활관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19일 오전 7시20분경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종로구민생활관 제2투표소에 나와 부인 권양숙씨와 함께 투표에 참여했다.

노 후보는 지난 밤 정몽준 대표의 '지지 철회' 선언이 있었음에도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투표장에 나왔다. 노 후보는 "잠을 잘 주무셨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잠을) 자는데 깨우더라"고 응답하며 곧장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투표를 마친 노 후보는 투표소 바깥에서 사진과 카메라 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했다. 이 자리에서 노 후보는 "저로서는 그 동안 최선을 다 했다"며 "이제는 국민들의 심판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마친 노 후보는 곧장 차를 타고 오전 7시30분경 투표소를 떠났다. 노 후보는 애초 이날 새벽 투표를 마친 뒤 선영이 있는 김해로 갈 예정이었으나 정 대표의 '지지철회'라는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해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 밤 유세를 마친 직후부터 당사와 정 대표의 집이 있는 평창동을 오가는 등 강행군을 한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집에서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혜화동 투표소에 나온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를 두고 "빠진 만큼 반발표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해 이번 사태로 인한 득표율의 하락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노 후보의 일문일답.

- 오늘(19일) 정 대표와 만날 예정이 있나.
"여건이 돼야 만날 수 있지 않나."

- 투표 소감을 간단하게 말해 달라.
"저로서는 그 동안 최선을 다 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또 후회 없이 최선을 다 했다. 이제 국민들의 심판을 기다리겠다."

- 지난 밤 늦게 갑자기 정 대표가 '지지 철회'를 선언해 국민들이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언론에 표면상의 일은 언론에 보도된 대로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다. 그 이면의 일은 (지금) 선 자리에서 얘기하기가 그렇다. 상세한 얘기를 드리고 싶지만 여기 선 채로는 얘기 하기가 그렇다."

- 당선된다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
"지금까지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그 동안 한 인간으로서 할 일을 최선을 다 해 왔다."

권영길 후보 "정 후보의 노후보지지 철회는 코미디"

▲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와 부인 강지연씨가 19일 오전 경남 창원시 상남동 제1투표소에서 밝은 표정으로 함께 투표하고 있다.
ⓒ 민주노동당 박지호
권영길 후보는 19일 오전 6시 30분 부인 강지연 여사와 함께 경남 창원 상남동 제1투표소(웅남중학교)에서 투표했으며, 정몽준 대표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에 대해 "이번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한 편의 코미디"라는 입장을 밝혔다.

- 이번 선거에 대한 소감은.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느꼈다. 당락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의 정치, 새로운 정치가 필요함을 느꼈다. 그러나 민주당, 한나라당이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은 매우 유감이다."

- 투표에 대한 소감이 있다면.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는 선거라고 생각했다. 이 씨앗이 터져 일하는 사람의 정치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투표했다."

- 민주노동당의 선전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
"국민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우리 당에 집중되었고, 그것이 표현된 것이다."

또 권 후보는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에 대해 "이른바 정몽준 미스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고 이번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시작, 과정, 끝이 모두 음모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한편의 코미디가 되었고 국민들에게 정치혐오를 양산시켰다.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두 사람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몽준 대표는 오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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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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