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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한글[윤디자인]

찌아찌아족과 한글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나

by 이세진 2013. 3. 7.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K-pop, 드라마, 한식 등등. 이젠 그 범위도 매우 넓어졌습니다. 우리들끼리만 사용한다고 여겨왔던 ‘한글’도 예외는 아닙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열풍이 불기시작하면서, 관련학과나 시험제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기억하십니까? 몇 년 전 들려온 ‘찌아찌아족’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감동했던 일을.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쓰는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는 이야기였는데요. 한국어를 기록하는 언어인줄만 알았던 ’한글‘이 소수민족들의 언어를 기록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작년 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찌아찌아족이 있는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한국어 교육기관과 한국인 교사가 모두 철수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과 문화적 갈등이 그 원인이었는데요. 특히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에서도 다소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소수민족들을 아우르는 통일된 문자체계를 구축하길 원했을 테니까요.

 

그러던 중, 지난 1월 다시금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올 9월부터 세종학당이 재개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진=EBS 다큐프라임] 찌아찌아족의 한글도입

 


찌아찌아족이 원하는 한글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한글’이라는 것과 ‘한국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한글이 곧 한국어인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구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요. 하지만 찌아찌아족에게 전해줄 ‘한글’이라는 것은 ‘기록하는 문자’로서의 의미가 강합니다. 한국어와는 분명 다른 개념입니다. 찌아찌아족은 ‘한국어’를 배운다기 보다는, 찌아찌아어를 기록하기 위한 ‘기록문자’로서 한글을 배우는 것이니까요. (물론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한글 교육프로그램이나 교육기관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는 있으나, 우리가 ‘한글’을 넘어서 ‘한국어’를 강요한다거나 하는 것은 자칫 문화침략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우려했던 것이 바로 이런 측면일 것입니다.

 

‘한글 보급’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왜 그들이 한글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한글 보급을 하는 길은 어떠한 것일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글쓴이 : 윤디자인연구소/타이포그래피서울 기자단 이세진 http://sejin9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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