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샐러리맨초한지’의 놀라운 사회풍자!

朱雀 2012. 2.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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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샐러리맨초한지>를 보면서 놀라움에 할말을 잃었다. SBS에서 이 정도로 현 대한민국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그것도 드라마에서 보여줄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드라마에서 유방은 부사장 자리를 놓고 항우측과 대결중이었다. 그 일환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천하메디 공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처음 유방은 대기업이 으레 그렇듯, 종업원 50%를 권고사직으로 잘라내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공장장인 오광은 여기에 결사반대한다. 바로 자신의 식구같은 직원들을 져버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처음 유방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대기업회사의 사원이 되기 위해 충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0회에서 그는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유방은 오광과 공장직원들의 사정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읽어냈다. 하여 기꺼이 항우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바짓가랑이를 붙고 늘어지며 시간을 벌었다.

 

유방에게 이미 부사장이나 정직원 같은 문제는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현재 유방의 목표는 오광이 개발하던 의료 신제품을 완성시켜서 공장정상화를 시켜 처하메디의 직원들을 모두 복직시키는 것이다.

 

그 과정은 실로 눈물겨웠다. 유방은 철저하게 가진 것이 없는 약자다. 그리고 함께 뜻을 하는 천하메디 공장 직원들은 자신들의 몸밖에 없다. 항우는 진시황 회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기업 이익을 철저히 숭배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진두지휘해서 용역깡패를 동원해서 공장직원들을 때리고, 공권력을 요청해서 공장직원들을 못살게 군다. 전기와 수도를 끓는 행태, 먹을 물조차 없어 괴로워하는 직원들의 사정을 알고 달려온 가족들의 절규. 너무 익숙한 풍경이 아닌가?

 

바로 얼마전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 위에 올라갔던 한진중공업 사태나 상하이차가 먹튀를 한 쌍용자동차 사태등이 고스란히 재현되는 느낌이었다. 드라마상에서 항우는 파업중인 노동자들의 연대를 깨기 위해 월급날이 되자, 방송을 통해 지금이라도 나온다면 권고사직과 3개월치 월급을 주겠다라는 감언이설로 살살 꾄다.

 

이것 역시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노동자는 힘이 없다. 방송이 와서 취재를 하고 여론을 어느 정도 형성하지만, 공권력마저 기업의 편을 드는 대한민국에서 힘이 되어줄 이는 바로 옆의 직원들 뿐이다.

 

기업가들이 얼마나 영악한가? 그들은 <샐러리맨초한지>에 나오는 항우처럼, 월급 등을 이용해서 그 안에서 분열을 획책한다. 파업을 풀면 월급을 준다. 정직원을 시켜주겠다. 라는 악마의 유혹이 따른다.

 

마음 같아서는 동료와 함께 하고 싶지만, 집에서 굶고 있는 처자식을 생각하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사측에 요구에 넘어가고 만다. 그런 식으로 쌍용자동차 식구들은 예전엔 서로 돕던 사이에서, 원수가 되고 말았다. 누군가는 직원으로 남고, 누군가는 해고되었다. 그리하여 서로를 원수보듯 하게 되어버린다.

 

사실 이런 일의 모든 잘못은 고스란히 기업과 경영진에게 있다.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과 방만한 운영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말단 직원들에게 돌아온다. 그들은 경영정상화라는 이유로 직원들을 잘라내기에 바쁘다.

 

<샐러리맨초한지>에서 말하지만, 월급쟁이는 단 한달이라도 봉급을 받지 못하면 생존에 막대한 지장을 입는다. 아이들 등록금과 과외비, 분유값 등등을 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경영에 대해 모르는 여치는 경영진에게 다함께 먹고 살 수 없는 지 물으면서, 왜 공장은 어려운 데, 경영진의 배당금은 올라가는지묻는다. 이건 천민자본주의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배당금은 10~20배 이상 올라갔는데, 오늘날 경영진은 10년 전 경영진보다 10배 이상 능력이 좋은 건가?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연대와 파업밖에 방법이 없는 그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정부는 경찰력 등을 동원해서 오히려 기업가의 편을 든다. 이거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지 않았는가?

 

국민의 세금으로 산 최루탄과 장비가 국민을 생존을 위협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이 엄연한 대한민국의 엄혹한 현실이다. <샐러리맨초한지>에선 드라마인 탓이 있겠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그런 현실이 상당 부분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용역깡패들이 현장노동자들에게 위협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데도 공권력은 그저 지켜만 보고, 현장의 경찰이 천하그룹의 경영진과 협력하고, 가스와 물마저 끊어버려 가장 기본적인 생존마저 끊으려 하는 잔인한 천민자본주의의 맨얼굴을 그려냈다.

 

다행히 <샐러리맨초한지>는 드라마이고, 현재 오광은 회심의 반격으로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아마 항우측의 비밀요원인 한신은 훔쳐간 설계도를 어떤 식으로든 반납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가 합의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오면서 끝나긴 했지만, 아직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전에 일어났던 쌍용차사태는 많은 이들에게 상처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슈화 되지 않은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파업은 드라마상에서 묘사된 것보다 더한 방법으로 박살이 나고 있다. 그래서 <샐러리맨초한지>를 보면서 슬프고 안타깝고 답답했다.

 

또한 <샐러리맨초한지>에서 이런 대한민국의 엄혹한 현실을 어느 정도 그려내서 공감이 갔다. SBS에서조차 이런 상황을 그려내는데, 공영방송이란 KBS는 무엇을 하는 것인지. 그저 파업중인 MBC 노조에 지지를 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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