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로 향한 휠체어 한 대, 그가 노역 택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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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실패할 게 뻔하지만 일단은 해본다. 오른팔을 일자로 뻗는다. 왼팔을 그 밑에 내려놓는다. 화장실까지 가려면 일단 윗몸을 일으켜야 한다. 혼자서는 힘들어 몇 년 전, 작은 탁자를 개조해 리프트를 설치했다. 리모컨을 누르면 탁자가 어깨까지 올라온다. 일단 탁자까지만 가면 된다.

온 힘을 집중하기 위해 숨을 세 번 고른다. 하나둘 셋. 탁자에 얼굴을 뭉갠다. 짓이겨진 얼굴을 탁자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왼손 두 번째 손가락으로 탁자 위에 놓인 리모컨을 누른다. 힘을 준다고 주는데, 움직일 기미가 없다.

"여기, 여기요."

결국 방에 있던 활동보조인을 부른다. 거실에 펴 놓은 이부자리에서 화장실까지. 혼자 기어가는 5m는 오늘도 실패다.

활동보조인의 도움으로 화장실로 향한 이경호씨는 뿌연 소변을 눈다. 몸의 근육을 이루는 단백질은 속절없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이제 남은 근육도 얼마 없는지, 뿌연 소변마저 그 양이 줄어들고 있다. 70kg였던 몸무게는 어느새 52kg이 됐다.

근육도 기력도 갈수록 줄어들어 웬만하면 멀리 나가지 않는다. 요즘 같은 뙤약볕은 더 위험하다. 의정부 집에서 서울로 나가는 건 근 몇 달 만이다. 그만큼 중요한 일정이기도 하다. 구치소에 가기 전,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영상 취재·제작 : 안정호 · 안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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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7.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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