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직사 물대포, 경찰청장 사과 없었다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청장님,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인데요. 14일에 (경찰이) 기자들을 향해서도 직사 물대포를 쐈습니다. 언론인들이 거기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제가 생방송 리포팅 도중에 직접 물대포를 맞았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현안 보고 때 다 답변 드렸습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출석한 강신명 경찰청장. 강 청장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기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조준사격하며 취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7일 <오마이뉴스>는 기사를 통해 강 청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고, 그 다음날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는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청장의 즉각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강 청장은 계속된 입장 표명 요구에도 "현안 보고 때 다 답변했다"는 말만 반복했고, 강 청장을 수행하던 직원은 취재진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언론의 취재 활동은 우리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가 있는데요. 이날 경찰의 행태를 보면 취재를 방해한 모습이 있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어디서 오셨죠?"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입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현안 보고 때 말씀 드렸습니다."
[경찰 직원] "미리 취재를 하시려면 말씀을 하셔야죠."
[기자] "취재를 허락 맡고 해요?"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지금 언론의 자유가 있는데 무슨 말씀입니까. 한 말씀 해주시죠. 사과를 요구하는 언론인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현안 보고에서 다 말씀 드렸습니다."

강 청장은 차에 올라 틸 때까지 경찰의 취재 방해 행위 관련 질문에 대해 안행위 현안보고에서 말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현안보고에서 취재 방해 행위에 대한 강 청장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없었습니다.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기자인 걸 식별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쐈습니다. 엄연한 취재 방해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부상 입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현안보고에서 다 말씀 드렸습니다."

한편, 강 청장은 현안보고에서도 경찰 물대포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를 향해 안타깝다고만 했을 뿐 제대로 된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 시점에서 사과해야 생각합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백남기씨는) 뇌사상태의 위기 상황에 있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결과가 중한 것만 가지고 '무엇이 잘못됐다, 잘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강 청장은 콩식용유를 경찰 버스에 바른 것에 대해 차벽 손상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식용유와 실리콘에 대해서는 경찰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얼마나 차벽에 대한 손상에 대한 것들이 다급했으면 식용유와 실리콘까지 사서 준비를 했겠느냐의 측면에서 검토가 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씨에 대해서는 물론 물대포에 피해를 입은 기자들을 향해서도 사과하지 않은 강신명 경찰청장. 강 청장을 비판하는 여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취재:박정호, 촬영:정교진, 편집: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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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1.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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