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제정하라" 서울광장 노란 물결, 유가족 만난 교황은 노란 리본

[현장음] "특별법을 제정하라! 제정하라!"

세월호 참사 122일째인 오늘(15일) 유가족들과 시민 3만여 명이 서울광장에 모여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 "끊임없이 참사가 반복되어 왔지만, 너무 쉽게 잊어 왔던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잉태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특별법 제정의 약속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3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단원고 희생학생 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무대에 올라 유가족들과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목숨 걸고 끝까지 단식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영오 / 안산 단원고 고 김유민 양 아버지] "무능한 나라 때문에 딸을 잃고 한 달을 넘게 굶고 있는 아비가 대통령에게 편지가 잘 전해졌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 것조차 묵살하는 이 정부와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교황님에게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까. 참 위선자 같습니다. 이렇게 위선적이고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에 맞서 저는 끝까지 (단식)하겠습니다."

시민 발언 시간에 마이크를 잡은 한 고등학생은 수사권 없는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던 여야 정치인들을 맹비판했고, 단식 중인 가수 김장훈씨와 노란 리본 목걸이를 한 가수 이승환씨는 노래를 부르며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최준호 / 고등학생, 강원 원주] "그 정치인들은 우리를 깔보고 무시하고 이제는 심지어 우리의 생명조차 관심없어 하고 있습니다."

[김장훈 가수] "이건 지구전입니다. 꾸준하지 않으면 지는 겁니다. 어쩌면 이렇게 해서 지리멸렬하게 사람들이 지치는 것을 누군가는 바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집회를 마친 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향한 시민들과 이를 막아선 경찰이 종로에서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경찰에 밀려 쓰러지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한편, 대전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선물한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삼종기도를 통해 유가족들을 위로했고, 유가족들이 도보순례 때 들었던 '세월호 십자가'도 로마로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세월호 참사 추모를 의미하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도 유가족들의 호소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송규호 기자 /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2014.08.1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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