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추락사 아닌 머리 가격 타살"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전체적으로 출혈이 하나도 없는 걸로 봐서는 머리가 먼저 가격을 받고 그 다음에 추락을 했고."

'장준하선생 사인진상조사 공동위원회'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장준하 선생이 머리 가격에 의해 숨졌다는 정밀감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박정희 유신 정권 반대투쟁에 앞장서다 지난 1975년 8월 포천시 약사봉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 선생이 추락 전 타살됐다는 겁니다.

유골 정밀감식을 주도한 법의학 전문가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는 장 선생의 몸에 출혈이 거의 없었다는 검시 기록을 제시하며 장 선생이 머리 가격으로 혈액순환이 멈춘 다음에 추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머리가 충격을 받아 앞으로 밀렸다가 뒤로) 튈 때 목뼈가 부러집니다. 경추 안 연수에 심장 중추, 호흡 중추가 다 여기 들어 있습니다. 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즉사를 하면 혈액순환이 다 없어집니다. 그때 떨어뜨렸다고 하면 출혈이 없습니다. 이미 죽었으니까."

또한 이 교수는 추락할 경우 발생하는 뇌 손상이 장 선생에게 나타나지 않은 점과 어깨뼈가 깨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추락사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함몰 골절이 있는 경우에는 훨씬 더 큰 힘이 작용해서 반드시 (반대쪽 부분도) 깨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장 선생님의 머리는 이렇게 깨졌는데도 (반대편이) 깨끗합니다. 그래서 이게 넘어져서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교수는 검시 사진에는 긁힌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며 장 선생이 약사봉 계곡에서 떨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부딪쳤다면 여기 저기에서 탕탕 치면서 피부에 손상이 일어나야 되는데 그런 증거를 사진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지면에 닿으면서 떨어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는 아버지의 죽음이 살인이었다는 것을 명백히 알게 됐다면서 이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호권 / 장준하 선생 장남] "과학적이고 의학적으로 검시가 끝났고 타살이라는, 죽였다는, 살인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알게 됐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비록 박정희와 연결돼 있기는 하지만, 박근혜가 해결해야 될 것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타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 재조사와 진상 규명 요구에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3.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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