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무관한 '나철수', 안철수 팔아 총선행?

안철수 서울대 교수 지지자들이 만든 '나철수'가 출범부터 정치적 욕구를 드러내며 '안철수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란 의미를 가진 '나철수'는 오늘 정해훈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 정창덕 고려대 교수, 고종문 전 주택관리공단 사장,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이병두 경제전문가 등 공동대표들과 회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습니다.

'나철수'는 자신들이 안 교수의 팬클럽이라고 밝혔지만, 창립선언문은 정당의 발기선언문을 방불케했습니다.

[이종석 나철수 조직단장] "우리는 정의롭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 성실한 시민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섰습니다."

'나철수' 창립을 주도한 정해훈 공동대표는 실제로 회원 1천여명 중 상당수가 4월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해훈 나철수 공동대표] "(총선에 출마하려는 회원이) 상당수 있어요. (그렇게 실천을 하겠다는 건가요?) 그렇죠."

특히 정 대표는 지난달 안철수 교수를 직접 만나 팬클럽 창립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해훈 나철수 공동대표] "포럼을 하는데 동참합시다, 같이 나갑시다'라고 분명히 얘기를 했고요. 소명을 가져야 한다고. 잘 모르세요. (정치) 초년병이세요. 제가 강력하게 얘기했거든요. (소명을) 아셔야 된다. 저하고 이메일도 두 번 주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안 교수와의 교감을 강조하면서도 팬클럽 창립에 대한 안 교수의 반응이나 만난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정해훈 나철수 공동대표] "(안철수, 박경철 만났다고 했는데 장소는 어디였나요?)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워요. 나중에 때가 되면 밝히겠습니다. (어떤 얘기가 오고갔는지 얘기 안 했지 않습니까.)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고... 너무 한꺼번에 아시려고 하지 말고, 다 적어놨습니다."

과연 안철수 교수는 '나철수'와 교감을 나눴을까. 안 교수의 측근인 강인철 변호사는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나철수'가 안철수 교수는 물론 안철수재단과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강 변호사는 "혹시 이같은 조직에 대한 오해로 선의를 갖고 참여하는 개인들에게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나철수' 창립대회에도 안 교수 측 인사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나철수'는 안철수 교수와 사전 교감을 한 팬클럽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 교수 측은 변종 팬클럽에 대한 경고를 발동한 셈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2.0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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