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계사 찾았지만.. '항의, 냉랭'

현 정부의 기독교 편향문제로 조계종과 갈등을 빚어왔던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의 출입을 금지했던 조계사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정우식 / 대한불교청년회 회장] "불자 앞에, 스님들 앞에, 부처님 앞에 당당하게 오십시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참회문 발표하고.."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 "누가 부처님 앞에 오는데 가로막고 그래?"

[도법스님 /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오늘 번지수를 잘 못 짚은 셈이죠.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 번지수를 제대로 짚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19일)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불자회 의원 20여명은 조계사에서 열린 '전통문화 수호 및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과 화해 다짐 법회'에 참석해 도법스님의 인도로 법명상 100배를 하고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하지만 법회에 앞서 정우식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진정한 참회도 없이 슬그머니 넘어가려 한다며 한나라당의 조계사 방문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했습니다.

[정우식 / 대한불교청년회 회장] "선후가 맞지 않습니다. 오늘 이렇게 법당에 와서 슬그머니 법회하면서 108배 참회 이런 걸로 얼렁뚱땅 슬그머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넘어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이날 법문을 통해 정부.여당과 조계종이 불교정신과 헌법정신을 져버리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서로 불편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도법스님 /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간단하게 정리해서 서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나아가서 정부.여당은 정부.여당대로 조계종은 조계종대로 자기가 가야할 길들은 제대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이런 불편한 현실을 낳게 됐다고.."

그러면서 정부.여당과 조계종단이 자성과 쇄신을 통해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법스님 /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부처님 정신과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맺어진 부적절한 관계. 이것을 우리가 자성해야죠. 붓다, 헌법, 시대정신에 충실해서 국민 앞에 진심으로 무릎 꿇고 국민들의 이익과 안락과 행복을 위해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쇄신이지 않겠습니까. "

한나라당 불자회 총무인 조문환 의원은 결의문을 통해 한나라당 불자의원들이 불교계와 정부.여당의 가교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불교 관련 법제 정비와 조계종의 5대 결사의 원만성시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조문환 / 한나라당 의원] "우리 한나라당 불자 회원들은 불제자로서의 본분을 항상 잊지 않고 정부여당과 불교계의 상생화합과 소통을 위한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오니 지혜와 용기를 북돋아 주십시오."

조계종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 과정에서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 등이 삭감되면서 정부.여당과 대화를 거부하고 관계자들의 사찰 출입을 막아왔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조계사 법회로 사실상 출입이 허용되고 화해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해석에 조계종은 신행차원의 법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04.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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