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방사능 유출 피해놓고 전문가들 격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우리나라까지 피해가 확산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17일) 오후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과연 안전한가?' 토론회에 전문가들이 방사능 피해확산과 향후 원전 대책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였습니다.

핵전문가인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계산한 예상 방사능 수치가 보수적이긴 하지만 다른 조건을 고려 해봐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은철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하늘로 올라갔다 오면 굉장히 거리가 길어지거든요. 사방으로 퍼져서 희석되는 정도도 생각하면.. 그런 것까지 감안한다면 지금 계산이 상당한 보수성을 띠고 있고, 아마 그 숫자는 정부에서 발표한 숫자니까 믿으셔도 될 거 같고요. /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되고요. 지금 상태에서는 여러분 안심하고 마스크도 안 끼셔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방사능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습니다. 그러면서 재난 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창환 /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아주 크게는 (원래 반경 안에 들어갑니다만 풍향 때문에)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어떤 예상치 못한 풍향의 변화, 남동풍의 역할 이런 것들에 의해서 한반도에 피해가 오는 것이 전혀 없다고 얘기하기는 힘든 상황이 아닌가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뭐냐면 우리도 이런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석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획부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앞으로 계속 주시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석호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획부장] "우려하시는 상황은 저희도 공감이 가지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평가한 결과를 봤을 때는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앞으로 저희가 계속 주시해야 될 것이고, 아까 말씀드렸지만 환경방사능검시기를 통해서 차후라도 이상 상태가 발생할 경우엔 거기에 대한 비상대처 방안을 하게 돼있고... ."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 방사능이 유출됐을 때를 대비한 제대로 된 대피요령도 없고 요오드 등의 치료제 또한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하며 지금부터 정부가 대책을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양이원영 /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 "다만 국가 정보재난센터에 관련 대피요령이 있는데 그 내용이라고 하면 ‘장독대를 덮어두자, 가축을 축사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고 사료를 미리 공급해라’ 어떻게 보면 70년대 이후에는 전혀 업데이트 되지 않은 그런 대피요령만 있는 상황이구요. 그리고 만약에 사태에 대비했을 때 국내에 안정화요오드라고 요오드 치료제가 있습니다. 얼마나 있는지 봤더니 12만 5천명 분밖에 없습니다. 프루시안블루라고 하는 세슘에 대한 치료제는 130명분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일본 방사능 유출의 영향이 심각하지 않다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여론의 불안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본의 피해를 거울 삼아 원자력발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03.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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