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던 MB의 공약파기, 네티즌 "사기와 거짓말의 아이콘의 탄생"

"저는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도록 할 것입니다."
"제대로 잘 만들겠다는 약속을 충청도민들에게 확실히 약속을 드립니다."
"제가 한번 이야기해도 약속은 지킵니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 '확실히 약속을 드린다' '한번 이야기해도 약속은 지킨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 번이나 약속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약속은 불과 3년여 만에 깨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제가 관심이 많았다"고 밝힌 뒤, "이것은 국가 백년대계니까 과학자들이 모여서 과학자들 입장에서 하는 것이 맞다"며 충청권 과학 벨트 유치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회에서 통과된 과학벨트 특별법에 따라 오는 4월에 발족하는 추진위원회가 부지를 선정하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2007년 11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말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 대통령은 충남 연기군 행복도시건설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에 자족기능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을 추가한 '이명박표 세종시'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저희 가장 큰 목표는 세종시의 자족 능력 강화를 위해서 세계적인 국제과학기업도시 기능을 더하여 제대로 된 자족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잘 만들겠다는 약속을 충청도민들에게 확실히 약속 드립니다."

이 대통령은 '당선 이후 행정도시가 축소되지 않겠냐'는 우려섞인 기자의 질문에 "일단 말하면 지킨다"고 안심까지 시켰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일단 말하면 지킵니다. 여러번 말을 반복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한번 말해도 약속은 지킵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과학도시의 위치에 대해 대전시와 충남도, 세종시 등과 협의해야 한다면서도 대덕과 세종시와 관련된 지역에 만들어진다고 분명히 못박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앞으로 대전시와 충남도, 세종시 등과 협의해서 해야 합니다. 위치는 정확히 말씀드리지 않는데 대덕과 세종과 관련된 지역에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보다 두 달 전인 2007년 9월 이 대통령은 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청권 국제과학도시 건설이 짧으면 3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며 건설 시기까지 밝혔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착공은 커녕 이 대통령이 말을 바꾸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제가 구상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는 행정도시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길면 5년 짧으면 3년 안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충청권 과학도시 건설은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지 선거를 위한 정치적 공약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나온 "표를 얻으려고 관심이 많았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투자 성과에 비해서 더 많은 효과를 내자는 실용적인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정치적 공약을 만들어 가지고 또 선거에 한번 현혹되게 만들게 하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 대통령의 충청권 과학벨트 백지화 방침이 알려지자 충청권 지자체와 야당은 물론 많은 누리꾼들과 트위터리안들이 이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007년 대선도 없던 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맹비난했고, 자유선진당은 6일 청와대 앞에서 규탄 대회를 열어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요구했습니다. 여권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에는 "충청도민을 가지고 놀고 있다" "사기와 거짓말의 아이콘이 탄생했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고, 트위터에도 "칠 수 있는 사기는 다 칠 정권" "국민들의 신의는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하냐" 등 '대통령의 말 뒤집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각하 말씀을 번역하면 '벨트, 내가 차봐서 아는데, 과학벨트 브랜드로는 '충청'보다 '형님'이 좋다, 어디 핫바지에 벨트가 어울리겠냐"고 꼬집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표 세종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 번이나 약속을 했던 이명박 대통령. 이 대통령은 '약속하면 지킨다'고 외쳤지만, 세종시 논란에 이어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약속까지 내팽개치면서 또 다시 국민을 우롱한 셈이 됐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2.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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