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세종시에 자책감, 용산에 보람"

[정운찬 국무총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무총리직을 사임하고자 합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번 사의를 표명했던 정 총리는 오늘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정치 일정들이 일단락되면서 지금이 사임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운찬 국무총리] "여러 번에 걸친 사의표명 이후에도 국무총리 직을 지킨 이유는, 6.2 지방선거부터 7.28 재보궐 선거에 이르는 일련의 정치일정 속에서 자칫 동요할 수도 있는 정부의 근무 기강을 확립하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7.28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 된 지금, 주요 정치 일정들이 일단락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지금이 국가의 책임 있는 공복으로서 사임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습니다. "

지난해 9월 취임했던 정 총리는 10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았고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정 총리는 결국 국회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을 언급하며 국력의 낭비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힌 뒤, 용산 참사 문제 해결을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습니다.

[정운찬 국무총리] "무엇보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의 차원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용산문제 해결은 가장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아쉬움과 자책감을 뒤로 한 채, 모든 책임과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이제 국무총리 자리를 떠나고자 합니다."

정 총리는 정치지형이 험난했다며 마지막까지 세종시 논란에 대한 책임을 정치권에 돌렸지만, 지난 10개월 동안 '세종시 전도사'로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07.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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