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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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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오는 19일이면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을 맞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사망자 분석, 타임라인, 다시 만난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진단합니다.[편집자말]
15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죽은 자는 죽음으로 말한다.

2020년 1월 20일 한국에서 첫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나왔다. 세상에 없던 바이러스의 출현에 많은 이들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사망자 75명(16일 오전 0시 기준)'이라는 숫자는 우리의 한계이며 현실이다.

그들은 남은 이들의 나침반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는 코로나19와 어떻게 싸웠고, 무엇이 부족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코로나19 희생자들의 죽음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오마이뉴스>는 그 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한 사망자 75명의 정보를 분석했다.

[메시지 1] 고위험군에 주목하라
 
ⓒ 고정미
 
코로나19 희생자 명단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고령이다. 평균 연령이 74.2세일 정도다. 0.91%에 불과한 전체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60세 이상으로 다시 계산하면 숫자는 3.67%로 치솟는다. 구간을 쪼개어보면 60대 치명률은 1.37%, 70대 5.27%, 80대 9.26%다. 전체 사망자 75명 중에서도 60세 이상은 67명에 달한다. 절대 다수가 노년층인 셈이다.

또 사망자 1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기저질환이 있었다. 몇몇 희생자들은 사망 직후 지병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16일 방대본은 추가 조사 결과 단 한 명만 현재까지 기저질환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74명 가운데 47명은 고혈압, 심근경색 등 순환기계 질환, 35명은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 18명은 천식과 폐렴 등 호흡기계 질환을 앓았다(중복 집계).

첫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도 코로나19 고위험군 성격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중국 연구진은 지난 1월 31일까지 우한시 폐병원과 진인탄 병원 입원환자 중 완치자 137명과 사망자 54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코로나19 사망위험요인을 처음으로 분석한 논문 'Clinical course and risk factors for mortality of adult inpatients with COVID-19 in Wuhan, China : a retrospective cohort study'는 3월 9일 국제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에 따르면 사망자 평균 연령은 69세인 반면, 생존자 평균 연령은 52세, 전체 평균 연령은 56세다. 또 사망자 상당수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26명은 고혈압, 17명은 당뇨병이 있었고, 관상동맥질환(Coronary heart disease) 환자도 13명이나 됐다(중복 집계). 중국 연구진들은 이 결과를 종합해볼 때 나이, 높은 SOFA 점수(Sequential Organ Failure Assessment, 호흡기와 신경계 등 6가지 기준으로 장기기능을 측정하는 지표) 등을 사망위험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메시지 2]  '쏠림' 현상 
 
 
전국의 확진자 87.8%는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 역시 대구·경북이다(69명). 한꺼번에 많은 환자가 동시 발생한 탓에 대구·경북은 충분한 병상을 확보하느라 애먹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대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13번째, 14번째, 20번째, 22번째, 32번째, 49번째 사망자는 검사 후 결과나 입원 기회를 기다리다 숨졌다. 27번째 사망자는 자가 격리 중 호흡곤란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3월 7일 세상을 떠난 49번째 사망자를 빼면 전부 대구 환자였다(순서는 방대본 기준).

대구시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위험군은 집으로 찾아가 코로나19 이동검사를 하는 등 사전에 찾아내겠다"며 "새로 마련한 국군대구병원 300개 병상에는 중증환자부터 우선 입원조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증환자 진료체계를 좀더 정교하게 만드는 것(정은경 방대본 본부장, 16일 정례 브리핑)"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한편 사망장소를 기준으로 볼 때 35명은 공공병원, 38명은 민간병원, 2명은 자택에서 사망했다. 민간병원 중에는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음압병상을 확보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8명)과 영남대병원(6명), 동국대 경주병원(5명) 등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입원 대기 중 증상 악화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거나 다른 병원에서 옮겨져 처치 받던 중 사망했다.

[메시지 3] 전염병은 약한 곳을 덮친다
 
코로나19 희생자들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전염병은 취약한 곳을 덮친다'이다. 사망자 75명 가운데 절반가량(39명)은 집단감염자였다. 이 가운데 10명은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환자다(환자 8명, 간병인 1명, 인근 거주자 1명).

2월 19일 첫 사망자 발생 후 2월 25일까지 대남병원 환자 7명이 연이어 숨지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장기입원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정신질환자의 경우 연령과 상관없이 20%이상까지 치사율(치명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우려했다. 이들의 걱정만큼 치명률이 치솟진 않았지만, 대남병원 관련 사망자는 결국 더 나왔다.

고위험군인 노인들이 공동 생활하는 요양원은 또 다른 주요 집단감염 장소다. 특히 입소자의 절반에 달하는 5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봉화 푸른요양원 환자 중에선 2명이 사망했다. 대구효사랑요양원과 서대구재가복지센터 관련 환자 가운데도 각각 1명이 숨졌다. 약한 곳에서 약한 자들이 스러진다.

정부도 이 약한 고리들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요양병원, 요양원 등 밀집공간의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진단검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전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추가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경북 노인요양시설 종사자 우선 조사도 16~19일 진행한다.
 
관련 확진자가 122명 발생하고, 이 가운데 환자 등 10명이 사망한 청도대남병원(자료사진).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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