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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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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 원'을두고 시끌벅적합니다. 보수언론과 재계에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에게 시급 1만 원을 주는 고깃집 사장님이 있고, 편의점주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급하는 비용과 카드수수료 등을 줄일 수 있다면 시급 1만 원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와 마주 앉아 시급 1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1만 원은 정말 이상한 일일까요? <오마이뉴스>는 최저임금 1만 원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김상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공동의장이 지난 6월 26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신의 편의점에서 '알바생' 방소령씨와 함께 계산대에 서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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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 인상에 반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말이 아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8년째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상훈씨(42)의 말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공동의장이기도 한 그는 현재 6명의 알바생을 고용한 점주다. 한 달에 520만 원을 알바비로 지불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씨는 "최저임금 1만 원에 부정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알바생들이 자기 삶을 위해서 요구하는 거잖아요. 알바를 떠나서 최저시급을 받는 분들이 1만 원을 요구하는 것은 1만 원을 받아야 자기 생활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니까 요구하는 것이라, 반대할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그는 선뜻 자신의 알바생들에게 1만 원을 주겠다고 말하지 못했다. 지금 같은 수익·지출 구조에서 임금만 만 원으로 오르면, 점주 손에 떨어지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에 따르면, 보통 본사와 점주는 편의점 월 매출액을 35:65의 비율로 나눠 가진다. 점주 몫의 매출액에서 임대료, 편의점 운영비용 등을 빼면, 전체 매출액의 12% 가량 남는다. 이 돈이 점주 본인과 알바생들의 인건비다.

서울 시내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점주의 사정도 비슷하다. 평균 월매출이 5500만 원에서 6000만 원 사이인 이 매장은 본사와 점주가 월매출을 4:6으로 나눠 가진다. 월매출이 6000만 원일 때 본사가 수수료로만 2400만 원을 가져간다. 남은 3600만 원으로 임대료(본사와 4:6으로 나눠 부담), 점포유지보수비, 통신비, 전기세, 신용카드수수료 등을 제하면 720만 원이 남는다. 5명의 알바에게 알바비 500만 원을 줘, 점주 본인은 220만 원을 가져간다.

편의점주가 만 원 주고 싶어도 못 주는 이유는

두 점포 모두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면, 점주가 알바생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 하지만 이는 본사 수수료와 세금, 카드 수수료 등 인건비 이외의 비용이 그대로일 때의 가정이다. 월 매출의 88%에 달하는 이 같은 비용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점주들은 시급 1만 원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다.

하지만 본사 차원에 어떤 대응도 없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CU, GS25 등 어느 편의점 본사도 최저시급 1만 원 대비책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본사가 상생 차원에서 지원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면 점주들은 이를 받아들여서 최저시금 1만 원 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면 되는데 지금은 그런 논의도 없다."

본사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있으니 점주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속으로 끙끙 앓다 점주들이 꺼내드는 건 ▲ 야간 미영업 시간 확대 ▲ 가족 운영 ▲ 주말 휴무 등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폐점이라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의 방법이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시급 1만 원이 돼서 점포를 운영할 수 없다면 폐점을 해야 한다. 문제는 폐점 위약금이 상당하다. 1~2년 운영하다가 폐점하려고 하면 위약금이 1억 원 가까이 나온다. 계약기간 5년을 버티려고 점주들이 야간 미영업 시간 확대, 주말 휴무 등을 이야기하지만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점주가 5년 버텨서 위약금 없이 나가게 하는 방법일 뿐이다. 당장 폐점하려면 부담이니까 버티는 방법도 필요하지만 점주가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제안이 나와야 한다."

야간 미영업 시간 확대나 가족 운영 등이 5년이란 계약기간을 그나마 유지해 위약금 없이 폐점을 선택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상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공동의장이 지난 6월 26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신의 편의점에서 '알바생' 방소령씨와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4500원짜리 담배 하나 팔아 떨어지는 건 100원"

뒷짐만 지고 있는 건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대안으로 카드 수수료 우대 확대를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부터 중소가맹점 기준을 연 매출액 2억~3억 원에서 3억~5억 원으로 확대해, 수수료를 기존 1.94%에서 1.3%로 낮춘다. 연 2억~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소상공인은 80만 원 가량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누린다는 게 금융위의 전망이다. 하지만 점주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현재 알바생을 고용하는 지점들 대부분이 우대 수수료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담배 가격이 4500원으로 오르면서, 편의점 매출 자체가 늘어났다. 예전에 편의점 평균 일매출이 120만 원이었다면 담배 때문에 150만 원으로 올라갔다. 150만 원으로 따지면 연매출이 5억 원을 넘는다"며 "문제는 담배 하나 팔아도 100원 정도 떨어진다는 거다. 실질적으로 수익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수료 우대를 받아도 얼마 안 돼 큰 도움은 안 된다"면서도 "우대 대상이 10억 원으로 확대돼 그거라도 받고 싶다는 게 점주들의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카드 수수료 혜택보다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의 매출세액 공제 확대가 더 도움이 된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사업자가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때 신용카드 매출이나 현금영수증 발행 매출의 1.3%(음식점업, 숙박업 간이과세자는 2.6%)를 연간 500만 원까지 세금을 돌려주고 있다.

김씨는 "메이저 편의점들은 신용카드든 현금이든 자동으로 국세청에 신고가 돼 소득이 투명하게 잡힌다"며 "당초 세금을 돌려주는 공제 금액이 700만 원이었는데 박근혜 정부가 500만 원으로 축소해 부담이다. 이를 확대하면 '최저시급 1만 원 시대'를 버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김상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공동의장이 지난 6월 26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신의 편의점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희훈
"최저임금 인상보다 힘든 건 옆에 들어오는 편의점"

본사 수수료, 카드 수수료, 세금 등의 비용 조정 이상으로 필요한 것이 '옆 집 편의점'을 막는 일이다. 점주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보다 내 가게 옆에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들어오는 게 더 부담이라고 말한다. 현재 동일 브랜드는 250m 거리 안에 점포 개설이 금지돼 있지만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 사이에는 거리 제한이 없다. 세븐일레븐 바로 옆에 CU가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김씨는 "한 편의점이 매출을 많이 내면 그 바로 옆, 앞, 뒤에 편의점이 생긴다"며 "(주변 편의점들이 매출을) 가져가면 겨우 상태를 유지하거나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하루하루가 불안한 상태다"라고 고통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거기에 어떤 대비책도 없이 최저임금마저 오른다니까 점주들이 편의점을 그만 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저시급이 3800원일 때 편의점을 시작한 김씨가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마주하며 바라는 건 정부와 본사의 태도 변화다. 그는 "본사는 점포 출점으로 수익을 얻으려고 하기보다 기존 점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정부는 세금 우대, 다른 브랜드 편의점 사이 거리 제한을 두는 방법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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